18일(현지시간) 워싱턴DC 호텔→캠프 데이비드 입구 1시간35분 이동여권 대조, 소지품 수색, 차량 밑까지 확인… 캠프 데이비드서만 3번 검문美, 대통령실 이도운 대변인·강인선 비서관 등도 예외 없이 수색 벌여한·미·일 공동 기자회견 끝나자마자 귀국행 비행기… 1박4일 숨가쁜 일정
  • ▲ 캠프 데이비드에서 미국 측 요원들이 한국 기자단이 탑승한 차량을 검문하고 있다. ⓒ전성무 기자
    ▲ 캠프 데이비드에서 미국 측 요원들이 한국 기자단이 탑승한 차량을 검문하고 있다. ⓒ전성무 기자
    세계 외교사의 한 획을 그은 것으로 평가될 만한 지난 18일(현지시간) 미국 캠프 데이비드 한·미·일 정상회의. 그 현장에 가기까지는 수차례에 걸친 미국 측의 철통같은 보안과 검색을 뚫어야 됐다.

    미국 대통령이 휴가 때 머무르는 전용 별장인 캠프 데이비드는 워싱턴D.C에서 북서쪽으로 100km가량 떨어진 메릴랜드주 프레데릭카운티의 캐탁틴(Catoctin)산에 약 50만6000m²(15만3000평) 넓이로 조성돼 있다. 백악관에서는 헬기로 약 30분 거리, 차량으로는 1시간30분가량 소요된다.

    역사적인 한·미·일 정상회의가 열리는 만큼 전 세계 언론의 관심이 집중됐고, 한국 대통령실 출입기자단으로 순방에 동행한 펜 기자 44명 가운데 10명의 기자에게만 현장 취재가 허용됐다.

    한·미·일 정상회의 당일인 18일(현지시간) 현장 풀러로 선정된 4명의 펜기자가 오전 5시쯤 워싱턴D.C 콘래드호텔에서 캠프 데이비드로 향하는 버스에 1차로 탑승했다. 이어 본지 기자를 포함한 공동 기자회견 참석 기자들은 오전 10시쯤 2차로 캠프 데이비드행 버스에 올랐다. 방송기자들은 이보다 앞선 새벽 3시쯤 캠프 데이비드로 이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 ▲ 캠프 데이비드 간이 검문소에서 미국 비밀경호국 요원들이 한국 기자단 소짐품과 차량을 수색하고 있다. ⓒ전성무 기자
    ▲ 캠프 데이비드 간이 검문소에서 미국 비밀경호국 요원들이 한국 기자단 소짐품과 차량을 수색하고 있다. ⓒ전성무 기자
    호텔 앞에 정차한 전세버스에 탑승하기 전 미 국무부 직원이 기자들의 여권과 신원을 일일이 대조하면서 1차 검문을 벌였다.

    기자들을 태운 버스는 캠프 데이비드로 진입하는 길목에 위치한 소도시 서몬트(Thurmont)를 지나 출발한 지 약 1시간35분 뒤인 오전 11시38분쯤 캠프 데이비드 입구의 한 농장(Caboose Farm)에 도착했다. 푸른 하늘 아래 말끔하게 정돈된 잔디가 인공호수와 대지를 둘러싸고 있었다. '그림 같은 풍경'이라는 말은 이럴 때 쓰는 말 같았다. 

    기자들은 농장 내 한 2층짜리 목조주택에 마련된 한국기자단의 임시 프레스센터에서 약 15분간 머물렀다. 샌드위치를 곁들인 간단한 점심식사가 제공됐지만, 촉박한 일정 때문에 점심을 먹을 수 있는 기자는 별로 없었다.

    이때부터 기자들은 미국 대통령 경호조직인 비밀경호국(USSS) 요원들의 삼엄한 통제에 따라야 했다. 기자들은 USSS 요원들에 의해 또다시 여권 대조를 비롯한 신원 확인 절차를 마친 뒤 미리 준비된 검은색 밴 두 대에 나눠 타고 캠프 데이비드 내부로 진입했다.
  • ▲ 캠프 데이비드 입구에 마련된 대한민국 기자단 프레스센터. ⓒ전성무 기자
    ▲ 캠프 데이비드 입구에 마련된 대한민국 기자단 프레스센터. ⓒ전성무 기자
    구불구불한 산길을 7분가량 따라 올라가 오후 12시10분쯤 천막으로 둘러싸인 간이 검문소에 도착했다. 이동하는 동안 밴 내부에서 사진 촬영을 한 일부 기자에게 총기와 탄창, 방탄조끼로 무장한 미국 측 요원이 다가와 차량을 멈춰세운 뒤 "지워 달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간이 검문소에서도 USSS 명찰을 단 요원들의 2차 검문이 진행됐다.

    USSS 요원들은 이도운 대통령실 대변인, 강인선 해외홍보비서관을 비롯한 대통령실 관계자들도 예외 없이 검문했다. 이들은 기자들과 대통령실 관계자들에게 배낭과 소지품, 취재장비 등을 모두 아스팔트 도로 위에 놓아 달라고 요청했고, 이를 모두 일일이 뒤져가며 수색했다.

    기자단이 타고 온 밴을 대상으로도 탐지견을 동원해 내부는 물론 바닥까지 샅샅이 훑었다. 수색은 약 7분 동안 이뤄졌고, 이후 기자단은 다시 밴을 타고 산길을 따라 이동했다. 그리고 한 차례 더 차량 검문을 거친 뒤 오후 12시30분쯤 한·미·일 3국 기자단이 대기할 수 있는 캠프 데이비드 프레스센터에 도착했다. 프레스센터는 해크베리 격납고에 마련됐다. 
  • ▲ 캠프 데이비드 내부. ⓒ전성무 기자
    ▲ 캠프 데이비드 내부. ⓒ전성무 기자
    기자단은 오후 1시50분까지 1시간20분가량 프레스센터에서 대기한 뒤 미국 측에서 마련해준 골프 카트를 타고 한·미·일 정상회의 공동 기자회견장 입구까지 이동했다. 

    그리고 다시 카트에서 내려 걸어서 이동한 뒤에야 캠프 데이비드 한·미·일 정상회의 공동 기자회견장에 도착했다.

    윤석열 대통령,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이날 오후 3시15분 공동 기자회견을 통해 한·미·일 3국 협력을 강화하고 제도화하는 '캠프 데이비드 정신' '캠프 데이비드 원칙'  '한·미·일 간 협의에 대한 공약' 등 3개의 합의문서를 발표했다.
  • ▲ 캠프 데이비드에 도착한 한국 기자단이 한미일 공동기자회견이 열리는 장소로 이동하고 있다. ⓒ전성무 기자
    ▲ 캠프 데이비드에 도착한 한국 기자단이 한미일 공동기자회견이 열리는 장소로 이동하고 있다. ⓒ전성무 기자
    한국 기자들은 약 1시간 동안 진행된 공동 기자회견이 끝나고 15분쯤 뒤인 오후 4시30분쯤 기사를 마감할 새도 없이 곧바로 캠프 데이비드에서 철수해야 했다. 프레스센터를 떠나기 직전 "기자회견장에 가면 다시 프레스센터로 돌아올 수 없다"는 공지가 기자들에게 전달되기도 했다.

    기자들은 전세버스를 타고 약 1시간35분 동안 이동해 캠프 데이비드에서 남쪽 직선거리로 70km가량 떨어진 워싱턴 덜레스국제공항에 도착했고, 공군 1호기에 탑승해 오후 8시2분 귀국길에 올랐다. 지난 17일 오후 성남공항에서 출국해 20일 새벽 돌아오는 1박4일간의 캠프 데이비드 한·미·일 정상회의 취재는 이렇게 마무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