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현동 특혜 알선 혐의… 5억원 상당 '함바' 사업권도 수수이재명 당시 성남시장이 윗선, 최종 인허가권자… 수사 불가피
  • ▲ 백현동 개발사업 비리 의혹과 관련해 핵심 로비스트로 지목된 김인섭 전 한국하우징기술 대표가 지난달 14일 오전 서울 서초구 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정상윤 기자
    ▲ 백현동 개발사업 비리 의혹과 관련해 핵심 로비스트로 지목된 김인섭 전 한국하우징기술 대표가 지난달 14일 오전 서울 서초구 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정상윤 기자
    '백현동 개발비리 의혹'의 핵심 인물로 알려진 김인섭 전 한국하우징기술 대표가 2일 구속 기소됐다. 김 전 대표는 수십억원 등을 받고 이재명 당시 성남시장 측에 부지 용도변경을 청탁했다는 의혹을 받는다.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1부(부장검사 엄희준)는 이날 김 전 대표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혐의로 재판에 넘겼다. 

    김 전 대표는 2015년 9월부터 2023년 3월 사이 성남시 공무원이 취급하는 사무인 백현동 개발사업 관련 인·허가를 청탁 또는 알선하는 명목으로 정바울 아시아디벨로퍼 대표로부터 77억원과 5억원 상당의 '함바(가설식당)' 사업권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다.

    백현동 의혹은 한국식품연구원이 이전하고 남은 땅에 아파트를 세우기 위해 비리가 동원됐다는 의혹이다. 

    정 대표는 2014년 1월 한국식품연구원과 매각합의서를 작성하고 본격적인 개발사업에 나섰다. 그러나 성남시에서 2단계 부지 용도 상향을 거부해 개발이 막혔다.

    그러나 정 대표가 2015년 1월 김 전 대표를 영입했고, 그해 9월 성남시는 갑작스레 해당 부지를 대상으로 4단계 용도 상향(자연녹지→준주거지)을 승인했다. 또 민간임대 비율이 100%에서 10%로 줄고, 분양 가능 주택 비율이 90%로 늘면서 아시아디벨로퍼가 약 3000억원의 분양수익을 본 것으로 파악됐다.

    이와 관련, 김 전 대표는 백현동 관련 성남시의 인·허가가 이뤄졌을 당시 구속 상태(2015년 4월~2016년 4월)이기 때문에 로비를 할 수 없었고, 정 대표와 동업 지분을 정리하면서 77억원을 수수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또 김 전 대표는 2006년 당시 성남시장후보 선거대책본부 공동 위원장을 지낸 바 있으나, 2010년 이후 관계가 멀어져 특별한 교류가 없었다는 주장이다.

    검찰은 그러나 김 전 대표가 부동산 개발 관련 경력이 없고, 측근들과 면회 및 서신을 통해 '옥중로비'를 한 정황을 파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김 전 대표가 외부로 보낸 서신 기록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측근인 정진상 당시 성남시 정책실장과 면회한 사실을 발견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조사 단계에서도 2014~15년 김 전 대표와 정 전 실장이 110여 차례 통화한 기록이 나오기도 했다.

    한편 검찰은 지난달 14일 김 전 대표 구속영장을 발부받아 그의 신병을 확보, 소환해 조사하면서 관련 수사를 이어오고 있다. 

    김 전 대표가 재판에 넘겨지면서 향후 검찰 수사는 당시 성남시 '윗선'이자 최종 인허가권자였던 이 대표를 향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