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현동 개발사업 추진 당시 장소변경 접견검찰, '옥중편지' 등 직접개입 정황 파악
  • ▲ 정진상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실 정무조정실장. ⓒ뉴데일리DB
    ▲ 정진상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실 정무조정실장. ⓒ뉴데일리DB
    '백현동 개발사업 로비스트'로 불리는 김인섭 전 한국하우징기술 대표가 다른 사건으로 수감돼 있던 2015~16년, 정진상 당시 성남시 정책실장(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실 정무조정실장)을 두 차례 '특별면회'한 것으로 알려졌다.

    20일 조선일보에 따르면, 김 전 대표는 '성남 빗물저류조 공시비리사건'으로 2015년 4월 구속됐다 이듬해 4월 출소했는데, 이 기간 정 전 실장이 두 차례 수감시설을 찾아 '장소변경 접견' 형식으로 김 전 대표를 면회했다. 장소변경 접견은 면회시간이 30분으로 일반 접견(10분 내외)보다 길고, 대화 내용도 녹음되지 않는다.

    김 전 대표는 2015년 9월부터 지난달까지 백현동 개발사업 인·허가 알선 등의 대가로 아시아디벨로퍼 대표 정모 씨로부터 77억원 및 현장 가설식당 사업권을 수수한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등으로 지난 14일 검찰에 구속됐다.

    정 전 실장이 김 전 대표를 특별면회하던 시기, 성남시는 백현동 개발사업을 중점적으로 추진 중이었다. 

    백현동 개발사업은 성남시 분당구 백현동 옛 한국식품연구원 부지에 아파트를 건립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성남시는 2015년 9월 자연녹지였던 해당 부지의 용도를 준주거지역으로 4단계 상향 조정했다.

    당초 성남시는 자연녹지였던 해당 부지에 아파트를 건립하기 위해 일반주거지로 2단계 상향해 달라는 시행사 아시아디벨로퍼의 요청을 두 차례 거절했다.

    그러나 아시아디벨로퍼가 김 전 대표를 영입한 이후 성남시는 갑자기 자연녹지였던 사업 대상지 용도를 한꺼번에 4단계나 상향했다. 김 전 대표는 2006년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성남시장선거 당시 선대본부장을 지낸 인물이다.

    검찰은 이 대표의 측근인 김 전 대표가 지자체와 사업체 사이에서 '로비스트' 역할을 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이에 김 전 대표는 "용도변경이 이뤄질 당시 구속돼 있어서 부정한 청탁을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며 의혹을 부인해왔다. 이 대표와 정 전 실장도 김 전 대표와의 친분을 부인하고 있다.

    검찰은 특별면회 시기에 성남시 도시과장 출신 퇴직 공무원 A씨가 김 전 대표를 수차례 면회했다는 정황도 파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4급 공무원으로 퇴직한 A씨는 백현동사업 주무부처인 도시계획과 공무원들과 선후배 관계로 알려졌다.

    백현동사건과 관련해 검찰은 김 전 대표가 윗선의 직접 지시를 받는 몸통 격에 해당한다고 보고 있다. 김 전 대표가 옥중에서 백현동 개발사업에 직접적으로 개입한 정황이 담긴 '옥중편지'도 확보한 상태다. 

    검찰은 최장 20일인 구속기간 동안 김 전 대표를 상대로 백현동 개발사업 과정에서의 구체적 역할과 이 대표를 비롯한 윗선과의 관계를 집중적으로 조사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