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겪어보는 등 뒤에 내리꽂히는 비수 정말 아프다"이재명, 민주당 의원 단체 카톡방에 7년 전 SNS글 인용"총선, 이 대표만으로도 우리가 어려워" 반응은 싸늘
  • ▲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0일 오후 경기도 성남시의료원에 마련된 경기도지사 시절 초대 비서실장 전모 씨 빈소에서 조문을 마친 후 차량에 올라 이동하고 있다.ⓒ서성진 인턴기자
    ▲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0일 오후 경기도 성남시의료원에 마련된 경기도지사 시절 초대 비서실장 전모 씨 빈소에서 조문을 마친 후 차량에 올라 이동하고 있다.ⓒ서성진 인턴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자신의 SNS 게시글을 인용해 체포동의안 '이탈표 사태'에 따른 심경을 밝혔다.

    이 대표의 이 같은 행보에도 민주당 내에서는 이 대표를 향한 쓴소리가 이어졌다.

    李 "상처 역시 근육이 될 걸 믿는다"

    13일 민주당에 따르면, 이 대표는 12일 민주당 의원들이 속한 단체 채팅방에 자신의 SNS 게시글을 다룬 인터넷 기사를 공유했다.

    해당 SNS 게시글은 이 대표가 성남시장 시절 제19대 대통령선거 당내경선을 앞두었던 2016년 12월17일 작성한 것이다.

    이 대표는 당시 문재인 전 대통령의 강성 지지층으로부터 '형수 욕설' 등에 따른 비판을 받았다.

    이 대표는 이에 "모든 걸 걸고 치열하게 사는 동안 적진에서 날아온 화살은 기쁜 마음으로 맞았다"며 "처음 겪어보는 등 뒤에 내리꽂히는 비수. 아프다. 정말 아프다"라고 적었다.

    이 대표는 이어 "그러나 나로 기인했으니 담담히 받아들인다”며 "내 삶에 기회는 없었고, 언제나 위기를 기회로 만들어왔듯이 상처 역시 근육이 될 걸 믿는다"고 언급했다.

    이 대표는 12일 단체 채팅방에 해당 게시글과 관련 "2016년 12월17일 성남시장 때 쓴 글이고, 지금도 페이지에 남아 있습니다"라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이 대표는 "표결 결과에 대해서 저는 의원들께서 당과 국가를 위한 충정으로 당 운영에 대한 우려와 경계를 표현하신 것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라고 덧붙였다. 

    이 대표가 자신의 체포동의안 표결에서 이탈표가 대거 발생한 것과 관련해 직접 소회를 밝힌 것은 처음이다.

    이 대표는 지난달 29일 체포동의안 표결 직후 국회 본회의장 앞에서 "검찰의 체포동의를 의결하게 해 주신 많은 분들께 감사드린다"며 말을 아꼈다.

    다만 이탈표 발생과 더불어 측근의 극단적 선택 등으로 인한 내홍이 극한으로 치닫자 이 대표가 뒤늦게 수습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이 대표가 견해를 밝힌 다음 날에도 그를 향한 쓴소리는 이어졌다.

    강훈식 민주당 의원은 13일 "이 대표가 우리 의원들 단톡방에 그런 뉘앙스로 썼는데 '지금 우리 당을 더 잘하라는 채찍이라는 취지로 지난번 표결을 받아들였다'고 말씀하셨다"고 언급했다.

    강 의원은  YTN 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에 출연해 "이 대표를 빼고 총선을 치르자는 것도 말이 안 되지만, 이 대표만으로도 우리가 어려운 것"이라며 이같이 선을 그었다.
  •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페이스북 캡처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페이스북 캡처
    "이재명 측근 사망, 면밀 검토해야"

    전해철 민주당 의원은 이 대표의 강성 지지자인 이른바 '개딸(개혁의 딸)'의 행보와 관련 "팬덤정치의 수혜자가 그것을 제어하고 또 자제시키고 그걸 정지시키기 위해서 훨씬 많은 노력을 해야 된다"며 이 대표를 겨냥했다.

    앞서 '개딸'은 이 대표 체포동의안 표결에서 이탈표를 던진 의원들을 색출하는 동시에 '수박 명단'을 만들어 공유하는 등 비명(비이재명)계 의원들을 압박했다. '수박'은 겉과 속이 다르다는 뜻으로, 이 대표 지지자들이 비명계를 비하하는 은어다.

    전 의원은 이날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 전화 인터뷰에서 이같이 '개딸'을 비판하는 한편 이 대표 측근의 연이은 사망과 관련해서도 언급했다.

    전 의원은 "검찰의 수사가 무리하다. 어떤 면에서 무도하다고 생각한다"면서도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피해자가 나온 것에 대해서는 이 대표도 주변을 좀 더 돌아보고 왜 이런 분들이 자꾸 이렇게 안타까운 일들이 생기는지, 그런 선택을 할 수밖에 없었는지 면밀히 검토하고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 대표의 경기지사 시절 초대 비서실장을 지낸 고(故) 전형수(64) 씨는 지난 9일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이 대표 측근이 사망한 사례는 이번이 다섯 번째다.

    전씨는 유서를 통해 "일만 열심히 했을 뿐인데 검찰 수사 대상이 돼 억울하다"는 심경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대장동 의혹과 관련해 수사 받던 유한기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사업본부장은 2021년 12월10일  극단적 선택으로 사망했다. 같은 달 21일에는 대장동 개발의 실무 책임을 맡았던 김문기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1처장이 극단적 선택을 했다. 

    이어 지난해 1월12일에는 이 대표의 '변호사비 대납 의혹'을 처음 제보한 이병철 씨가 서울의 한 모텔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같은해 7월26일에는 이 대표 배우자 김혜경 씨의 '법인카드 유용 의혹'의 참고인으로 경찰 조사를 받던 40대 남성이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