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행사 '베지츠종합개발'과 용역사 '피엠지플랜' 사실상 한 회사 의혹성남시, 이재명 시장 당시 관련 문서들 확보… "이달 초부터 시작"신상진 성남시장 "정자동 힐튼호텔과 관련된 특정 감사" 지시
  • ▲ 성남시청. ⓒ정상윤 기자
    ▲ 성남시청. ⓒ정상윤 기자
    성남시가 신상진 시장의 지시에 따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성남시장 시절 추진한 '정자동 호텔 개발사업 특혜' 의혹을 대상으로 감사에 착수한 것으로 확인됐다. 개발 및 인허가 과정에서 각종 의혹에 휩싸여 지방자치단체로서의 투명성과 신뢰를 잃은 성남시의 명예를 회복하고, 제기된 의혹의 실체를 스스로 밝히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성남시는 21일 "정자동 호텔 특혜의혹에 대한 감사를 이달 초부터 시작했다"고 밝혔다. 감사팀은 호텔 부지 활용 연구용역이 시작된 2013년부터 호텔이 준공된 지난해 10월까지 성남시와 민간업체 측이 주고받은 문서와 자료 등을 살펴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성남시 관계자는 새로 꾸린 감사팀과 관련 "정자동 호텔 건과 관련해 특정감사를 진행하는 것으로 보면 된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해당 감사팀의 경우 정확한 기한이 정해진 바는 따로 없고, 그때그때 상황에 따라 운영될 것"이라며 "외부에서 차출되는 인원은 별도로 없으며, 시작 단계라 대략 10여 명 정도의 인원이 배치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관계자는 "이후 감사 결과가 나오면 검찰이 수사 편의를 위해 자료를 제출해 달라고 요청하겠지만, 검찰과 공동으로 해당 문제에 대해 대응하지는 않는다"고 부연했다.

    감사팀, 셀프 연구용역 등 의혹 전반 감사하기로

    감사팀은 우선 호텔 부지 용도변경 과정에서 문제가 없었는지 확인할 예정이다. 성남시는 베지츠와 MOU를 맺은 2015년 1월 이후 8개월 만에 자연녹지이던 사업부지를 일반상업지역으로 용도변경했다.

    감사팀은 특히 성남시가 용역을 맡겨 부지 개발 용도 등을 검토한 회사 '피엠지플랜'과 사업을 수행한 시행사 '베지츠종합개발'이 사실상 한 회사일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조사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두 회사에는 모두 황모 씨가 주요 주주로 참여하고 있으며, 같은 사무실을 쓰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황모 씨는 이 대표의 측근인 정진상 전 민주당 대표실 정무조정실장과 가까운 사이로 알려져 있다. 

    또 베지츠가 외국 국적자 나모 씨로부터 4억4000만원을 투자 받는 내용으로 2015년 9월 투자계약한 후 외국인투자기업으로 등록한 과정도 들여다보고 있다. 

    베지츠는 외국인투자촉진법에 근거한 성남시 조례에 따라 준공 후 매년 호텔 부지 공시가격의 1000의 15 비율의 임대료를 내도록 시와 계약했다. 통상적으로 국유재산 대부료는 1000분의 50 이상을 내야 하는 데, 이와 달리 파격적인 조건인 셈이다.

    베지츠 "적법절차로 사업 진행"… 이재명도 "문제 없다"

    이와 관련, 베지츠 측은 "2015년 1월 성남시와 베지츠는 업무협약(MOU)을 맺고, 이에 따라 호텔 건설을 위해 적법한 절차를 거쳐 사업을 진행했다. 특혜라고 할 수 있는 부분은 없다"고 언론을 통해 해명했다. 

    이 대표 역시 2019년 10월 호텔 기공식에서 "부지 활용 방법을 참 많이 고민했는데, 호텔로 개발할 수가 있겠다는 제안을 해 줘 그야말로 '불감청고소원'이라고 해서 사업을 추진하게 됐다"며 특혜의혹과 거리를 둔 바 있다. 

    이 대표는 이어 최근 검찰이 청구한 구속영장에 '정자동 호텔 특혜의혹'이 포함된 것과 관련해서도 "유휴 시유지를 호텔 유치를 위해 임대했고, 대부료는 조례에 1% 이상으로 돼 있는데 1.5%로 정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해당 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수원지검 성남지청 형사3부(부장 유민종)는 시민단체의 고발장과 관련 자료를 검토 중이다. 검찰은 관련 기록을 검토한 뒤 강제수사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