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전당대회 후보들…'민주당 텃밭' 호남서 합동연설회시작 2시간 전부터 문전성시… 후보 지지자 간 '응원전'안철수, 김기현에 '맹폭'… "호남·제주서 출마할 수 있나"'울산 부동산 투기' 의혹에… 김기현 "아직도 민주당 DNA"
  • ▲ 국민의힘 황교안·천하람·안철수·김기현 당대표 후보(왼쪽부터)가 16일 오후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3차 전당대회 광주·전북·전남 합동연설회에서 인사하며 기념 촬영하고 있다.ⓒ연합뉴스
    ▲ 국민의힘 황교안·천하람·안철수·김기현 당대표 후보(왼쪽부터)가 16일 오후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3차 전당대회 광주·전북·전남 합동연설회에서 인사하며 기념 촬영하고 있다.ⓒ연합뉴스
    국민의힘의 차기 지도부를 선출하는 3·8전당대회에 출마한 후보자들이 16일 더불어민주당의 '텃밭'으로 분류되는 광주에서 세 번째 합동연설회를 진행했다.

    국민의힘에는 호남이 '험지'인 만큼 각 후보자들은 해당 지역의 발전 등을 약속하며 표심 확보에 주력하는 한편, 상대 후보들에게 날 선 비판의 멘트를 날리기도 했다.

    행사 시작 2시간 전부터… 지지자들 간 '응원전'

    국민의힘은 이날 오후 2시 광주에 위치한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광주·전남·전북 합동연설회를 열었다. 지난 13일 제주, 14일 부산에 이어 세 번째 합동연설회다.

    국민의힘에 따르면, 이날 행사의 참석자는 1800여 명에 달했다. 1000여 석이 준비돼 있던 연설장 내부에는 앉지 못하고 선 채 연설을 보는 참석자도 있었다.

    합동연설회 현장은 행사를 시작하기 2시간 전부터 문전성시를 이뤘다. 김대중컨벤션센터 건물 앞에서 각 후보자의 지지자들은 자신이 지지하는 후보의 이름을 외치며 이른바 '응원전'을 펼쳤다.

    김기현 후보 지지자들은 '위기관리 능력의 달인. 큰 정치인 김기현' '국가와 국민을 살리자. 그래야 우리 민족에게 미래가 있다. 김기현이 답이다'라고 적힌 현수막을 들고 김 후보를 응원했다.

    안철수 후보 지지자들은 '당원이 자부심 갖는 명품정당. 당원이 자랑스러워하는 당대표'라고 쓰인 현수막을 들고 안 후보의 이름을 외쳤다. 이들은 특히 북과 꽹과리를 치는 등 풍물놀이를 통해 안 후보 지지를 호소하기도 했다.

    천하람 후보 지지자들은 천 후보를 포함해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의 지원사격을 받는 허은아·김용태 최고위원후보와 이기인 청년최고위원후보가 함께 촬영한 이색 홍보영상으로 눈길을 끌었고, 강성 우파 지지층의 지지를 받는 황교안 후보 지지자들은 '정통 보수정당 재건'이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응원전에 나섰다.

    황교안 "호남에 국회의원 3명 세울 것"… 천하람 "당선자 내는 정치 해야"

    4명의 청년최고위원 후보자들을 비롯한 8명의 일반 최고위원후보자들 모두 호남 발전을 위해 힘쓰겠다는 다짐으로 연설을 진행했다.

    당대표후보자들의 연설은 황교안·천하람·안철수·김기현 후보 순으로 진행됐다. 각 후보자들이 연단에 오를 때마다 지지자들은 이름을 외치며 지지를 호소하는 목소리를 높였다.

    가장 먼저 발언대에 오른 황 후보는 "호남이 이제는 국가 미래 비전의 핵이 돼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맞는가"라며 "대표가 된다면 반드시 호남에 3명의 국회의원을 세우겠다"고 호언했다.

    황 후보는 "호남에 사는 호남사람을 꼭 공천해서 우리 당에 호남의 기운이 돌 수 있도록 하겠다"며 "누가  '호남의 한을 풀어 주세요'라는 메모를 써 줬다. 제가 호남의 한을 풀겠다"고 약속했다.

    국민의힘 순천-광양-곡성-구례 당협위원장을 맡고 있는 천 후보는 2020년 총선에서 자신의 이력을 강조했다. 그는 "첫 선거에서 받은 득표 수가 4058표. 퍼센트로 치면 3.02%"라며 "유의미한 경쟁에 끼지도 못했다. 간단히 말해 투명인간 취급을 받았다"고 말했다.

    천 후보는 "이제 국민의힘의 호남전략은 단 하나다. 신기록을 세우기 위해 경쟁하는 것"이라며 "이제는 국민의힘의 호남정치가 여러분이 이름도 모르는 누군가의 영달을 위해서 팔려 다녀서는 안 된다. 우리가 생각하는 보수 이념과 가치가 호남에서 구현되도록, 우리는 당선자를 내는 정치를 해야 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천 후보는 "여러분이 만약 호남의 지도자로, 국민의힘의 호남 지도자로 천하람을 만들어 주시면, 순천에 있는 많은 분들도 이제 더이상 저를 아무 것도 아닌 사람 취급해서 웃어 주지도 않을 것"이라며 "이제 어느 누구도 천하람이 순천에서 3% 받을 것이라고 생각하지 못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 ▲ 국민의힘 안철수 당대표 후보가 16일 오후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3차 전당대회 광주·전북·전남 합동연설회에서 정견 발표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 국민의힘 안철수 당대표 후보가 16일 오후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3차 전당대회 광주·전북·전남 합동연설회에서 정견 발표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안철수 "대권 발판 삼을 생각 없어… 金, 호남·제주 출마할 용기 있나"

    이어 마이크를 잡은 안 후보는 "저에게 남은 목표는 단 한 가지, 총선 승리로 정권교체를 완성하는 것"이라며 "저는 당대표직을 대권 발판으로 삼을 생각이 전혀 없다. 총선에 승리하면 바로 당대표직을 내려놓겠다"고 약속했다.

    자신의 당대표 출마를 두고 차기 대선을 위한 발판이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되자 이를 반박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안 후보는 이어 "우리 당이 내년 총선에서 170석 압승을 이루려면 호남을 포기해서는 안 된다"며 "저는 호남에서 승리를 이뤄본 사람이다. 저는 당대표가 되면 지명직 최고위원을 호남 출신 인사로 정하겠다"고 약속했다.

    안 후보는 김 후보를 향해 견제구를 날리기도 했다. 그는 "저는 당대표가 되면, 내년 총선 출마지역을 당에 맡기겠다고 약속했다"며 "김 후보에게 묻겠다. 당이 요청한다면 저처럼 제주나 호남에서 출마할 용기가 있는가"라고 물었다.

    그러면서 안 후보는 "이번 전당대회는 승리와 윤심만 생각하는 후보와 내년 총선 승리를 결정하는 민심을 생각하는 후보의 대결"이라며 "민심은 거들떠보지 않는 후보와 민심을 두려워하는 후보의 대결"이라고 규정했다.

    안 후보는 김 후보를 둘러싼 의혹인 '울산 KTX 역세권 부동산 투기' 의혹을 언급하기도 했다. 이 의혹은 울산의 KTX 노선이 김 후보가 소유하고 있는 땅쪽으로 변경돼 김 후보에게 시세차익을 안겼다는 의혹이다.

    안 후보는 "김기현 후보가 당대표가 되면 내년 총선에서 민주당의 대장동 비리를 심판할 수 없다. 오히려 공격을 받고 총선 필패의 길을 걷게 될 것"이라며 "김 후보는 1800배 차익에 대해 제대로 해명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 ▲ 국민의힘 김기현 당대표 후보가 16일 오후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3차 전당대회 광주·전북·전남 합동연설회에서 정견 발표를 하고 있다.ⓒ연합뉴스
    ▲ 국민의힘 김기현 당대표 후보가 16일 오후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3차 전당대회 광주·전북·전남 합동연설회에서 정견 발표를 하고 있다.ⓒ연합뉴스
    김기현 "아직도 민주당 DNA… 탈탈 털어도 안 나와" 반박

    이어 발언대에 선 김 후보는 안 후보의 의혹 제기에 즉각 반박했다. 그는 "제가 1등 후보는 1등 후보인 모양"이라며 "없는 말 가짜뉴스 막 만들어 퍼나르는 민주당식 못된 DNA가 우리 페스티벌이 될 전당대회에 횡행하고 있는 것이 참으로 안타깝다"고 개탄했다.

    김 후보는 "아직도 민주당 DNA를 그대로 갖고 있는 분이 많이 있는 모양"이라며 "저 김기현을 잡으려고 문재인이 청와대·경찰 총출동시켜서 1년 반을 뒤졌다. 영장 신청을 39번 했고 그때 다 나왔던 이야기"라고 반박했다.

    이어 김 후보는 "탈탈 털어도 하나도 나오지 않았다. 그게 있었으면 제가 여기 여러분 앞에 서 있겠는가"라며 "민주당이야 그렇다 치자. 우리 전당대회에서 아니면 말고식 이런 것을 하면 용납이 되는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후보는 이후 ▲광주 복합쇼핑몰 설치 ▲광주 군공항 이전 ▲전라선 고속철도 및 전남국립의료원 신설 ▲광주·전남의 반도체특화단지 조성 등을 공약으로 내걸며 "그 일을 하려면 대통령하고 손발이 척척 맞아서 호남 예산을 힘 있게 배정할 수 있는 후보 저 김기현이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자부했다.

    김 후보는 그러면서 "우리는 이재명 민주당 대표와 맞장떠서 싸워야 한다"며 "이 대표와 싸워서 이긴 사람, 유감스럽게도 이번에 후보 나오신 분 중에 제가 유일하다. 대통령선거 과정에서 이재명, 비리 진상조사 게이트를 만들어서 진두지휘했다"고 강조했다.

    김 후보는 아울러 "다음 총선에서 이재명을 이길 수 있는 사람이 바로 저 김기현"이라며 "이재명을 반드시 심판할 수 있도록 김기현에게 힘을 실어 달라"고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