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설팅업체 '피엠지플랜', 성남시에 연구보고서 3건 제출… '호텔 유치 필요' 내용 포함돼동일 업체 추정 민간사업자가 제안·개발 동시 진행… 의혹 핵심 인물은 정진상 측근"30년간 부지 무상(이후 유상) 임대, 계약 종료 후 베지츠가 땅 매입… 이재명, 비공개 협약서 서명"
  •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10일 오전 서울 서초구 중앙지검에서 대장동·위례신도시 개발 비리의혹으로 조사를 받기 위해 출석해 준비한 입장문을 낭독하고 있다. ⓒ서성진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10일 오전 서울 서초구 중앙지검에서 대장동·위례신도시 개발 비리의혹으로 조사를 받기 위해 출석해 준비한 입장문을 낭독하고 있다. ⓒ서성진 기자
    검찰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성남시장 시절 추진한 '정자동 호텔 개발사업 특혜' 의혹을 수사 중인 가운데, "이 지역에 호텔이 필요하다"며 사업 필요성을 제안한 민간 사업자가 현재 호텔 소유주인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다. 이를 두고 일각에선 당시 성남시가 인허가권을 활용해 이 민간 사업자를 '밀어줬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15일 중앙일보와 정용한 성남시의원에 따르면 공공기관 컨설팅업체 '피엠지플랜'은 2013년 4월~2014년 2월까지 성남시에 '가용 시유지 활용방안 연구용역' 등 연구 보고서 총 3건을 제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수의계약으로 발주된 이 보고서에는 '성남시 내 숙박시설이 부족해 호텔 유치가 필요하다'는 내용이 공통으로 담겼다.

    특혜 의혹은 2015년 1월 이재명 당시 성남시장이 호텔 개발을 위해 '베지츠 종합개발'과 협약을 체결한 뒤 불거졌다. 베지츠 대표 황모 씨와 김모 씨 부부는 3건의 연구 보고서를 제출한 '피엠지플랜'의 소유자로 알려졌다. 이 대표가 직접 서명한 비공개 협약서에는 "호텔 부지를 30년 무상 임대(이후 유상으로 변경)하고, 베지츠가 계약 종료 이후 땅을 매입한다"는 조항이 적혔다고 한다. 

    이와 관련, 정용한 성남시의회 의원은 지난달 30일 "이 전 시장이 독특한 행정철학을 앞세워 시 공유재산을 시장 직권으로 민간 개발사에 30년간 대부계약을 비공개로 체결했다"며 "인·허가조사위원회에 의뢰해 조사나 수사의뢰를 해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정 의원은 "시행사 입맛에 맞는 대부계약서는 특혜"라며, "계약내용 중 특이한 조항은 30년 만기 1년 전 시행사가 토지매수청구권을 시에 통보하면 가능토록 했다"며 의혹을 제기했다.
  • ▲ 2014년 12월 당시 이재명 성남시장이 결재한 호텔 개발 관련 서류. 그는 '임대료 보장방안(최저임대료) 강조 바람'이란 메모를 남겼다. ⓒ사진 제공=정용한 성남시의회 의원
    ▲ 2014년 12월 당시 이재명 성남시장이 결재한 호텔 개발 관련 서류. 그는 '임대료 보장방안(최저임대료) 강조 바람'이란 메모를 남겼다. ⓒ사진 제공=정용한 성남시의회 의원
    호텔 부지 '자연녹지'→'일반상업' 용도 변경… "백현동 의혹과 닮은 꼴"

    성남시는 베지츠를 사업자로 선정한 뒤 각종 인허가를 신속하게 처리했다고 한다. 2015년 9월 '자연녹지' 지역이던 부지가 '일반상업' 지역으로 용도 변경됐고, 2016년 12월엔 사업계획이 변경돼 가족호텔 객실이 400여실에서 172실로 줄고 관광호텔 객실은 432실 추가됐다. 용적률도 228.62%에서 353.72%로 125.1% 늘어났다.

    성남시는 또 베지츠에 '외국인투자 촉진법'을 적용해 토지 임대료를 감면해 주는 등 편의를 제공한 정황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베지츠는 외국인투자촉진법에 근거한 성남시 조례에 따라 준공 후 매년 호텔부지의 공시가격 1000의 15 비율의 임대료를 내도록 시와 계약했다. 통상적으로 국유재산 대부료는 1000분의 50 이상을 내야 하는 데 이에 반해 파격적인 조건인 셈이다.

    이날 뉴데일리는 등기부등본 열람을 통해 황씨 부부가 소유한 또 다른 업체인 '유엠피' 사내이사에 이 대표의 측근인 안태준 전 경기주택도시공사 부사장이 임명됐던 사실을 재차 확인하기도 했다. 이에 일각에선 황씨와 정진상 전 민주당 대표실 정무조정실장 사이 친분이 특혜로 이어졌다는 의심이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