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동규, 10일 대장동 재판 직후 "백현동사업 참여했다면 큰일 날 뻔했다"지난해 경찰 조사에선 "성남시, 성남도공 참여 전부터 4단계 용도변경"검찰, 개발사업 배제 경위 주목… 영장엔 "이재명·정진상 업무상 배임" 명기
  • ▲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 ⓒ정상윤 기자
    ▲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 ⓒ정상윤 기자
    검찰이 '백현동 특혜개발 의혹' 수사에 본격적으로 착수한 가운데,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최근 대장동 민간업자들에게 "백현동 개발사업에 내가 참여했으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측이) 나 혼자 했다고 덮어씌웠을 것"이라고 말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유 전 본부장은 지난해 말 경찰 조사에서도 "백현동 개발사업에서 성남도공은 들러리에 불과했다"며 "성남시는 성남도공과 협의 없이 사전에 토지 용도변경을 진행했었다"는 취지의 진술을 한 바 있다. 

    검찰은 성남시가 성남도공을 백현동사업에서 배제한 경위에 주목하며 수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유동규 "백현동사업 참여했으면 다 뒤집어썼을 뻔했다"

    14일 문화일보에 따르면, 유 전 본부장은 지난 10일 서울중앙지법 형사22부(부장 이준철)에서 열린 '대장동·위례신도시 특혜개발 의혹' 재판 직후, 함께 재판을 받은 남욱 변호사, 정영학 회계사 등 민간업자들에게 "백현동 개발사업에 내가 참여했으면 그것도 내가 총대 메고 (이 대표 측은) 나 혼자 했다고 덮어씌웠을 것이다. 큰일 날 뻔하지 않았느냐"고 말했다. 

    이어 유 전 본부장은 "성남FC 불법 후원금에는 이석훈 전 성남FC 대표, 대장동·위례신도시 특혜개발 의혹에는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씨, 백현동 개발 의혹에는 전 한국하우징기술 대표 김인섭 씨, 정자동 관광호텔 특혜 의혹은 사실상 시행사와 동일한 유엠피의 황모 대표 등 구조가 똑같다"며 "(이 대표 측이) 똑같은 구조로 해먹은 것"이라고 말했다. 

    유 전 본부장은 지난해 12월 백현동 의혹을 수사한 경기남부경찰청의 조사 과정에서도 "성남시는 성남도공의 사업 참여 검토 전 협의 없이 자체적으로 4단계(자연녹지→준주거지역) 상향 용도변경을 진행했다"며 "김인섭 씨가 이미 백현동 지분 25%를 받은 상황에서 성남도공은 들러리였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성남도공이 백현동사업에서 빠진 이유 주목

    이에 검찰은 성남도공이 백현동사업에서 배제된 부분에 주목하며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당시 성남도공은 비공식적으로 사업 참여를 검토했고, 내부에서는 참여를 희망하는 목소리가 나왔다고 한다. 

    그러나 성남도공은 돌연 사업에서 배제됐고, 사업 검토 및 사업 포기 의사를 성남시에 전달하는 과정에서 공식 문서는 오고 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백현동 관련 의혹을 들여다보고 있는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1부(부장 엄희준)는 최근 성남시청 등 압수수색에서 영장에 업무상 배임 피의자로 이 대표와 정진상 전 민주당 대표실 정무조정실장 등을 적시하고, 이들이 성남도공에 수백억원의 손해를 끼쳤다고 기재했다. 이 대표와 정 전 실장의 혐의가 추가될 가능성도 열어뒀다. 

    한편 유 전 본부장이 이 대표와 관련한 의혹들의 연관성을 폭로하고 있는 것과 달리, 김만배 씨는 "이 대표 측은 관련이 없다"는 주장을 유지하며 입을 열지 않을 전망이다. 

    김씨는 지난해 말 극단적 선택을 시도했다가 회복한 뒤 재개된 공판에서 남 변호사를 만나 "너는 너의 길을 가. 처음에 네가 이야기했던 대로 가라. 알아서 잘 방어해"라는 취지로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남 변호사는 지난해 구치소에서 풀려난 뒤 "2014년 선거 기간 중 이재명 시장 측에 4억~5억원 정도를 전달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는 대장동 민간업자들이 성남시로부터 각종 특혜를 제공받고 그 대가로 당시 이재명 성남시장의 선거자금 등을 지원했다는 검찰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내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