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을 당내 선거에 끌어들이는 시도"… 정진석, 안철수 저격"대통령도 당원… '대통령이 전당대회 개입' 지적은 프레임"안철수 "모든 후보가 대통령과 협력 주장… 김기현 측도 했다" 반박
  • ▲ 안철수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이종현 기자
    ▲ 안철수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이종현 기자
    안철수 국민의힘 당대표후보가 사면초가에 빠졌다. '윤안(윤석열-안철수)연대' 주장 후 대통령실이 공개적으로 불쾌감을 드러내고, 전당대회를 관망하던 여당 지도부마저 발언에 주의를 주면서다.

    "대통령 당내 선거 끌어들이는 시도 지양해야"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6일 국회에서 "어떤 경우든 대통령이나 대통령실을 당내 선거에 끌어들이는 의도적인 시도는 지양해야 마땅하다"며 "근거 없는 음모론 제기나 악의적 프레임은 자제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 위원장은 이어 "일부 후보는 '간신배' '윤핵관'이라는 악의적 프레임을 들먹이며 선거 분위기를 과열하고 혼탁하게 하는데 스스로 자제하기 바란다"며 "도가 지나칠 경우 저희도 적절한 조치를 취할 것임을 분명히 경고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같은 정 위원장의 발언은 표면적으로 천하람 당대표후보 등이 출마선언에서 사용한 '간신배' 용어를 지적한 것으로 보이지만, 대통령실이 5일 당권주자인 안철수 의원의 '윤안연대' 주장을 비판한 데 따른 동조 차원의 성격이 짙다는 것이 여권 내부 중론이다.

    정 위원장은 5일 국회에서 이진복 대통령실 정무수석을 만났고, 윤안연대 등의 발언을 경고해 달라는 요청을 들었다고 한다. 

    정 위원장은 "이진복 수석이 어제 내 방을 찾아온 것은 맞다. 안철수 후보의 몇 가지 언사에 대한 문제를 지적하고 경고성 발언을 한 것은 사실"이라고 밝혔다.

    '대통령실의 당무 개입이 과하다는 지적이 있다'는 지적에 정 위원장은 "안 후보의 (그러한) 주장에 대해 이 수석이 자세하게 이런 이런 점이 부당하다는 것을, 경고성 발언을 제게 전하고 갔다는 말씀을 드린다"고만 답했다.

    정 위원장은 "대통령은 우리 당의 최고 당원이고, 1호 당원이다. 대통령실도 당무에 관한 의견을 얼마든지 전달할 수 있다"며 "당무 개입은 프레임을 그렇게 만드는 것이고, 대통령이나 대통령실이 당무에 대해 일체 입을 떼면 안 된다는 거냐"고 반박했다.

    안 의원 비판 후 페이스북을 닫았던 친윤계 핵심 장제원 의원도 거들었다. 장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안 후보 측에서 대통령을 먼저 끌어들였다. 윤심이 있다는 것과 없다는 것, 측근을 갈라쳤다"며 "대통령을 경선에 끌어들였기에 대통령실에서 입장을 밝힌 것"이라고 대통령실을 두둔했다.

    장 의원은 이어 "(안 후보가) 대통령과 대통령을 열심히 도운 사람들을 갈라치는 것은 대통령에 대한 공격 의지"라며 "대통령이 주변 관리를 못하고, 그런 사람들에 눈과 귀가 가려져 국정을 돌본다면 무능하다는 것이지 않으냐. 그런 것에 대통령이 명확하게 선을 긋지 않으면 어떡하겠느냐"고 경고했다.

    안 후보와 관련한 윤석열 대통령 의중을 두고는 "대통령은 주변이나 가까운 의원들에 대해 철저하게 한계를 둔다"며 "잘못이 있으면 분명한 어조로 말한다. 안 후보가 대통령 주변이나 측근에 대해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꼬집었다.

    安 측 "김기현도 尹 대통령과 일체라고 해"

    그간 어느 한쪽 후보 편에 서지 않고 중립을 지키던 지도부마저 안 후보 등을 겨냥한 경고성 메시지를 날리면서 안 후보는 점점 사면초가에 빠지는 모습이다. 안 후보는 이날 예정돼 있던 독거노인 무료배식봉사와 KBS 방송 출연 등을 순연했고, 7일부터 일정을 재개한다는 방침이다.

    안철수 캠프 김영우 선거대책위원장은 공지를 통해 "경선이 과열된 상황에서 정국 구상을 위한 숨 고르기"라며 "대통령실 입장에 대해서도 우리는 이해했고 공정한 선거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알렸다.

    다만 윤안연대 주장 후 대통령실이 공개적으로 비판에 나선 것을 두고는 서운함을 감추지 않았다. 김 위원장은 "여당의 전당대회는 모든 후보가 대통령과 협력을 주장한다. 김기현 후보 측도 윤 대통령과 일체라고 했다"며 "안 후보도 그런 차원에서 연대라는 표현을 한 것이고 다른 뜻은 없다"고 강조했다.

    한편, 친이준석 후보들은 '윤핵관'을 재차 '간신배'로 표현하며 저격을 이어갔다. 천하람 당대표후보는 이날 국회 정문 앞에서 김용태·허은아 최고위원후보, 이기인 청년최고위원후보와 함께 '피케팅 선전전'을 펼쳤다.

    이들은 '간신배 윤핵관의 퇴진 도우미' '공천권을 100만 당원에게' '간 보지 않는 소신정치' 등의 문구를 적은 팻말을 들고 국회 보좌진들과 시민들에게 당 개혁 의지를 피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