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외교·국방부 업무보고… "군 교육·훈련은 그 자체로 중요한 작전""한미, 미 핵자산 운용에 있어 공동기획·공동실행 통해 긴밀하게 협력""北 인권, 단순히 '수호' 문제 아냐… 도발 억제하는 강력한 심리적 요인""해외서 기업 혼자서는 쉽지 않다… 정부도 기업 전략부서 마음으로 일해야"
  • ▲ 윤석열 대통령이 11일 오전 청와대 영빈관에서 2023년도 외교·국방부 업무보고에서 발언하고 있다.ⓒ대통령실 제공
    ▲ 윤석열 대통령이 11일 오전 청와대 영빈관에서 2023년도 외교·국방부 업무보고에서 발언하고 있다.ⓒ대통령실 제공
    윤석열 대통령이 "상대방의 선의에 의한 평화는 지속가능하지 않은 '가짜평화'"라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11일 오전 청와대 영빈관에서 외교부와 국방부로부터 '다시 뛰는 국익외교, 힘에 의한 평화 구현'이라는 주제로 2023년도 업무계획 보고를 받고 이같이 말했다. 다른 부처와 달리 이날 업무보고는 보안상 비공개로 진행됐다.

    이재명 대통령실 부대변인의 브리핑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이날 업무보고 모두발언과 마무리발언을 통해 "힘에 의한 평화 추구"를 주창했다.

    윤 대통령은 "가짜평화에 기댄 나라는 역사상 사라지고, 힘에 의한 평화를 추구하는 국가는 자신의 문명을 발전시키며 인류사회에 이바지했다"며 "우리는 평화를 지향하는 국가이기에 결코 침략전쟁은 하지 않지만, 우리의 자유와 평화를 위협하는 도발에 대해서는 강력한 자위권을 행사할 만반의 준비태세를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또 "군에서 교육과 훈련은 그 자체가 가장 중요한 작전이라는 생각을 가져야 한다"며 "훈련은 실효적인 전쟁에 대비하는 연습"이라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은 "한국과 미국의 강력한 확장억제와 미 핵자산 운용에 있어 공동 기획, 공동 실행 통한 긴밀한 협력은 우리 안보를 미국이 지켜 주는 개념이 아니라 서로 간의 안보이익에 있어 이해관계가 일치하기에 가능한 일"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북한 인권문제와 관련해서는 "단순히 인권 수호의 문제가 아니라 북한 도발을 억제하는 강력한 심리적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북한의 인권 침해 실상을 우리 국민과 해외에 제대로 알려야 북한의 도발이 강화됐을 때 왜 우리나라를 지켜야 하는지 알게 되고, 남북 간 유사시 국제사회의 지지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윤 대통령은 그러면서 "군사적 우위도 명분 없이는 유지가 어렵다"고 덧붙였다.

    아랍에미리트(UAE)·스위스 순방을 앞두고 있는 윤 대통령은 '경제외교'도 거듭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외교부의 해외 공관은 외교부의 지부이기보다 대한민국 정부의 지부"라며 "정부가 수출 상대국을 상대해 주지 않으면 기업이 혼자 나가서 일하기 쉽지 않다. 정부가 기업의 한 전략부서라는 마음으로 일을 제대로 해야 도울 수 있다"고 피력했다.

    중국이 우리나라 국민을 대상으로 단기 비자 발급을 중단한 조치와 관련, 윤 대통령은 외교부를 향해 "중국 측에 우리 입장을 설명하고 양국의 불편한 관계가 지속할 필요가 전혀 없도록 설명해 주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윤 대통령은 "우리가 중국 내 공관에서 한 달간 단기 비자 발급을 중단한 것은 외교문제도, 경제통상문제도 아니다"라며 그저 자국 국민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고 만약 전염병이 창궐한다면 우리나라 국민의 보건이 무너질 뿐 아니라 양국 간 경제통상도 있을 수 없고 안보까지 흔들리게 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은 "출입국 문제는 그때그때 상황에 따라 과학적 근거에 의해 판단하는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아울러 대통령실은 방산 수출을 위한 컨트롤타워 신설을 추진 중이라고도 밝혔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방산은 윤석열정부가 주요하게 다루고 있는 수출전략부문"이라며 "단순 무기 수출뿐 아니라 다양한 부처와 전 국가의 역량을 모아야 가능한 분야이기 때문에 방산 수출을 위한 컨트롤타워가 필요하다는 인식 속에 추진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업무보고에서 박진 외교부장관은 '다시 뛰는 국익외교'라는 주제로 ▲인도-태평양전략 실행 원년 ▲원칙 있는 대북 접근 ▲경제 중심 외교 등 2023년 정책 추진 핵심 과제를 보고했다.

    박 장관은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위해 국제사회와 공조를 강화하겠다"고 언급했다.

    아울러 글로벌 지정학적 경쟁, 글로벌 팬데믹, 공급망 불안정 등 복합위기를 돌파하기 위한 능동적 외교전략을 제시하면서 인프라 건설과 원전·방산분야의 해외 진출을 확대하기 위한 국익 중점의 외교 방안을 전개할 것임을 보고했다.

    이어 이종섭 국방부장관은 '힘에 의한 평화 구현'이라는 주제 아래 ▲북한 핵·미사일 등 비대칭 위협 대비 압도적 대응 능력 구축 ▲세계 4대 방산 수출국 도약 기반 마련 방안 등 핵심 국방정책을 보고했다.

    특히 이 장관은 "북한의 핵·미사일 등 비대칭 위협에 압도적으로 대응하겠다"며 이를 위해 ▲독자적 정보·감시·정찰(ISR) 기반 능력 확충 ▲킬체인(Kill Chain), 한국형 미사일방어(KAMD), 대량응징보복(KMPR) 등으로 구성된 한국형 3축체계 능력·태세 강화 ▲북한 무인기 대응 능력 강화 ▲전략사령부 창설 가속화 ▲미(美) 확장억제 실행력 획기적 제고 ▲한미 연합연습·훈련 강화 등 6개 과제를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세계 4대 방산 수출국으로 도약하기 위한 계획으로는 ▲구매국 요구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범정부 지원 강화 ▲추가 구매 촉진을 위한 포스트세일즈 강화 ▲도전적인 국방 연구개발(R&D) 환경 조성 등 체계적인 수출전략 실행 방안을 제시했다.

    그러면서 이 장관은 "폴란드·아랍에미리트(UAE) 등과 지속가능한 방산 협력관계를 구축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업무보고에는 북한경제 전문가, 사이버 보안업체에서 근무하는 현장 전문가, 경제안보 전문가, 반도체에 정통한 산업 전문가, 북핵·미사일 전문가, 무인기 전문가, 방산업체 관계자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가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