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 수도권 출마론에 "총선 지휘 후 진다면 국회의원 할 수 있냐"安, 윤상현과 수도권 연대… "국가 명운 걸린 총선이니 절박"나경원 "일 조율 고민"… 윤심 金 겨냥엔 "수도권 민심 알아야"
  • ▲ 나경원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이종현 기자
    ▲ 나경원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이종현 기자
    국민의힘 당대표선거가 원내 김기현·안철수 의원과 원외 나경원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 등 '3강 체제'로 굳어지는 가운데, 원내 '투 톱' 의원 간 신경전이 갈수록 거세지고 있다.

    이해관계에 따라 당권주자들이 수도권과 영남 연대로 양분되면서다. 아직 유일하게 공식 석상에서 출마 의사를 밝히지 않은 나 부위원장은 두 사람 간 경쟁을 멀리서 지켜보는 모습이다.

    당대표 수도권 출마 요구에 "그럼 국민이 찍어 주느냐"

    김기현 의원은 3일 YTN 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에 출연해 "다음 총선을 이기기 위해 할 일이 있으면 뭐든 다 해야 하지만, 당대표 수도권 출마가 국민에게 관심이 있느냐"며 "당대표가 수도권에 출마하면 찍어준다 그러느냐. 일 잘하는 사람이 맡으면 당이 제대로 돌아가느냐를 평가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2일 수도권을 지역구로 둔 당권주자인 윤상현·안철수 의원이 영남권 주자들에게 2024년 총선에서 수도권에 출마하라고 요구한 데 따른 반박이다. 윤 의원과 안 의원은 각각 인천 동-미추홀을, 경기도 성남 분당갑에 지역구를 두고 있다.

    김 의원은 "객관적인 팩트를 놓고 보면 황교안 전 대표가 3년 전에 서울 종로에 출마했는데, 선거에서 참패했다"며 "(민주당 출신) 정세균 전 국무총리도 지역구였던 전북을 버리고 종로에 출마했는데 총선에서 민주당이 패배했다"고 상기했다.

    황교안 전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 대표는 21대 총선에서 서울 종로에 출마했으나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에게 패했고, 민주당 180석 미래통합당 103석이라는 초라한 성적을 남겼다. 

    정세균 전 총리 역시 19대 총선에서 4선을 하던 전북 진안 대신 서울 종로에 출마해 당선됐으나 새누리당(국민의힘 전신) 152석, 민주통합당(민주당 전신) 127석으로 전체 결과에서는 밀렸다.

    김 의원은 "2024년 총선은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중간평가의 성격이다. 대통령께서 일을 잘하느냐, 못하느냐와 당이 대통령과 호흡을 잘 맞춰 일을 잘하도록 진행하고 있느냐가 중요하다"며 "당대표가 리더십을 발휘하느냐가 문제이지, 당대표의 출마 지역을 가지고 선거를 한다는 것은 난센스"라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이어 "다음 총선에서 당대표가 총선거를 지휘했는데 만약 압승하지 못하고 우리가 진다면 수도권이 아니라 국회의원을 할 수가 있겠느냐"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총선 승리 전략과 관련 "보수당이 그간 가져온 성과에 대한 자부심을 바탕으로 정체성을 회복하면서 보수당의 가치를 국민께 잘 설명해 드려야 한다"며 "외연을 확장하기 위한 노력을 더 해야 한다. 보수당을 리뉴얼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국민에게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수도권 지역구 안철수-윤상현 연대 공식화

    안철수 의원도 김 의원 주장에 재반박하며 수도권 출마론을 굽히지 않았다. 그는 이날 TV조선 '뉴스퍼레이드'에 출연해 "지난 총선에서 수도권 17석밖에 얻지 못했다. 다음 선거에서 수도권 절반 이상을 획득하지 못하면 우리는 여전히 소수에 머무를 수밖에 없다"며 "민주당은 다음 총선의 최전선이 수도권이라는 것을 잘 알고 대비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안 의원은 윤상현 의원과 '수도권 연대'를 공식화했다. PK(부산·경남) 지역 출신인 김 의원과 장제원 의원의 '김-장연대'가 무르익어가는 만큼 자신도 연대를 통해 세 규합을 노리는 것으로 해석된다.

    그는 "'안-윤연대'보다는 '수도권 연대' 표현이 맞다"며 "개인의 이합집산 문제는 아니고, 국가의 명운이 걸린 총선이니 절박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김 의원의 수도권 출마 요구 거부에 "아직도 뭐가 중요한지 잘 모르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金·安 링 위에서 싸울 때 밖에서 지켜보는 나경원

    원내 당권주자 투 톱이 서로를 향해 발톱을 드러내는 사이 원외 주자인 나 부위원장은 멀리서 경쟁 상황을 지켜보고 있는 모습이다. 아직 출마를 공식화하지 않은 상황에서 당원투표 100%와 결선투표 도입 등 룰 개정에 따른 여론 흐름을 읽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나 부위원장은 이날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출마 여부를 두고 "제가 맡은 역할, 일과 어떻게 조율할 것이냐에 대한 고민이 남아 있다"며 명확히 답하지 않았다.

    그는 "윤석열 대통령은 언론 인터뷰에서 '윤심은 없다' '정치 개입을 안 하겠다'라는 말씀을 분명히 했다"며 "'나가라, 말라' 이렇게는 말씀을 안 하겠지만, 대통령께서 저에게 인구문제 업무를 맡기셨기 때문에 이런(전당대회 출마) 부분에 대해서는 말씀을 나눠야 하지 않나"라고 재차 여지만 남겼다.

    나 부위원장은 이어 이른바 윤심이 깃들었다는 김 의원을 겨냥해 "초기에 윤심팔이가 좀 횡행했었다"며 "김-장 연대니 관저 만찬이니 이런 이야기들이 있었다. 윤 대통령이 노동·연금·교육개혁의 구조 개혁을 할 수 있도록 윤심을 당연히 존중하는 것은 맞지만, 대통령이 누구를 당대표로 당선시키고 싶다는 이런 방향으로 가서는 안 된다"고 경계했다.

    당대표 수도권 출마 주장과 관련해서도 "수도권과 공감할 수 있는 당대표가 돼야 한다는 말씀이라 생각한다. 수도권 민심을 잘 알아야 한다는 부분에 공감한다"며 영남권 연대를 견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