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정자동 제2사옥 허가 대가로 성남FC에 49억 우회 후원 혐의위례신도시 사업자들도 성남FC에 대가성 5억원 광고비 전달 혐의
  • ▲ 수원지검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성남FC 후원금 의혹'과 관련해 성남 두산건설과 성남FC 사무실을 포함해 20곳 대상으로 압수수색에 나선 지난 9월 16일 오후 서울 강남구 두산건설 본사에서 직원들이 이동하고 있는 모습. ⓒ뉴데일리DB
    ▲ 수원지검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성남FC 후원금 의혹'과 관련해 성남 두산건설과 성남FC 사무실을 포함해 20곳 대상으로 압수수색에 나선 지난 9월 16일 오후 서울 강남구 두산건설 본사에서 직원들이 이동하고 있는 모습. ⓒ뉴데일리DB
    네이버가 '성남FC 후원 의혹'과 관련해 최근 검찰에 "성남시로부터 후원금 압박을 받았다"는 진술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성남시장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였다.

    사정당국에 따르면, 수원지검 성남지청 형사3부(유민종 부장검사)는 최근 네이버 관계자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성남시로부터 후원금 압박을 받았다"는 진술을 받았다. 구체적인 압박 내용이나 경위 등은 확인되지 않고 있다.

    네이버는 성남FC에 후원하는 조건으로 분당구 정자동 제2사옥 건축허가를 받았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지난 2015년 5월 네이버는 성남시·희망살림(현 주빌리은행)·성남FC 간 협약을 통해 2년간 네 차례에 걸쳐 희망살림에 40억원을 후원했다.

    희망살림은 이 가운데 기관 운영비 1억원을 제외한 39억원을 다시 성남FC에 후원했다. 우회후원이라는 의심이 드는 대목이다. 이후 네이버는 2016년 9월 성남시로부터 성남시 분당구 정자동에 제2사옥 건축허가를 통과했다.

    검찰은 지난 15일 김상헌 전 네이버 대표를 소환조사했으며, 지난달에는 희망살림 상임이사를 지낸 제윤경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네이버 계열사 대표 등을 불러 관련 의혹에 대해 추궁했다.

    네이버뿐만 아니라, 성남시 위례신도시 개발사업을 진행했던 사업자들도 성남시로부터 성남FC를 후원하라는 압박을 받은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특수목적법인(SPC) 푸른위례프로젝트가 지난 2014년 성남FC에 광고비 명목으로 5억원을 전달했는데, 검찰은 이 후원이 성남시의 강요에 따른 것이었다는 관계자들의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 ▲ 9월 26일 '성남FC 후원금 의혹' 관련 검찰의 압수수색이 진행 중인 경기도 성남시 네이버 본사 모습. ⓒ연합뉴스
    ▲ 9월 26일 '성남FC 후원금 의혹' 관련 검찰의 압수수색이 진행 중인 경기도 성남시 네이버 본사 모습. ⓒ연합뉴스
    푸른위례프로젝트는 대장동 일당인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과 남욱 변호사, 호반건설 등이 참여했으며, 지난 2013년말 위례신도시개발사업 사업자로 선정됐다. 성남시가 사업자 선정을 대가로 사업자들에게 광고비를 요구했다는 게 검찰의 시각이다.

    특히 이 과정에서 정진상 당시 성남시 정책실장이 깊숙하게 개입한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 전 실장은 "성남FC의 실질 구단주"로 꼽히며, 이재명 대표의 최측근이다.

    현재 검찰은 2016년~2018년 성남FC에 후원된 160억여원이 각종 현안을 해결해주는 대가로 받은 불법 후원금으로 보고 있다. 연루된 기업들은 두산건설, 네이버, 분당차병원, 농협, 현대백화점, 알파돔시티 등이다.

    두산건설은 정자동 병원 부지를 상업 용지로 용도변경하고 용적률을 바꿨고, 농협은 성남시 금고 연장, 네이버는 제2사옥 건축허가, 분당차병원은 분당경찰서 부지 용도변경, 현대백화점과 알파돔시티는 준공 허가와 민원 해결 등의 의심을 받고 있다.

    검찰은 이와 관련해 지난 9월 30일 전 성남시 전략추진팀장과 전 두산건설 대표를 각각 뇌물 및 뇌물공여 혐의로 불구속기소하기도 했다. 두산건설은 지난 2015년 성남시가 두산그룹의 분당구 정자동 병원 부지 3000여 평을 상업용지로 용도변경해주는 조건으로 이듬해부터 2018년까지 성남FC에 50억원 상당의 광고 후원금을 전달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이재명 당시 성남시장이 병원 부지 용도변경과 용적률 상향을 대가로 한 수십억원의 후원금이 부적법하다는 보고를 받았는데도 이를 무시한 것으로 보고 있다.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는 23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성남FC 후원금 의혹'과 관련해 "어느 FC(프로축구단) 후원금을 기업들이 이렇게 몇십억 원씩 내는 경우가 있었나"라고 반문하면서 "이 기업들이 다른 곳에 이렇게 후원을 많이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