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특위' 용산구청 방문…사고 당일 수습 상황 점검허리 숙여 사과한 박희영…"죄송하다"며 울먹이기도 해
  • ▲ 이만희 국민의힘 이태원 사고조사 및 안전대책 특별위원장이 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위원회 제1차 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뉴시스
    ▲ 이만희 국민의힘 이태원 사고조사 및 안전대책 특별위원장이 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위원회 제1차 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뉴시스
    국민의힘 '이태원 사고조사 및 안전대책특별위원회'가 15일 용산구청을 방문해 박희영 용산구청장을 면담했다.

    354명에 달하는 사상자가 발생한 '이태원 참사'와 관련해 해당 지역을 관할하고 있는 지방자치단체에 책임을 물음과 동시에 대책을 강구하기 위해 나선 것이다.

    박형수 특위 부위원장은 이날 3시간에 가까운 비공개 회의 후 브리핑을 통해 "오늘 특위는 박희영 용산구청장과 관계 부서의 사전 조치 사항, 사고 당일 수습 상황, 사후 조치 상황에 대한 브리핑을 듣고 질의응답하는 시간을 가졌다"고 말했다.

    박 부위원장은 "먼저 10월27일 11개 주요 부서장 대상 핼러윈 긴급 대책 회의, 10월29일 확대간부회의가 있었음에도 현장 점검 등의 사전 예방 조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점을 지적했다"며 "또한 핼러윈 관련 대책 회의가 2019년 이전에 수년간 한 번도 열리지 않았다는 점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어 특위는 ▲용산구청이 재난관리 주무부처임에도 불구하고 사고 전이나 당일 구청에서 단 한명도 현장 답사를 하지 않은 점 ▲CCTV 통합관제센터에서도 위험 감지를 하지 못했다는 점 ▲재난 안전 문자 시스템 미비로 발송이 늦어졌다는 점 등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또 박 부의원장은 "주최 측이 없는 행사라도 행정력이 필요하다는 점을 지적했다"며 "향후 이 같은 참사가 되풀이되지 않도록 시스템이 제대로 운영되도록 정비하고, 이와 함께 트라우마를 겪고 있는 직원들에게 구청장이 책임지고 최선을 다해 치유해 줄 것을 당부했다"고 전했다.

    이날 비공개 회의에서는 최재원 용산 보건소장의 사고 당일 행적도 도마에 올랐다. 일부 언론 보도에 따르면 최 보건소장은 지난달 29일 오후 11시30분 경 이태원역에 도착했지만 현장에 진입하지 못하고 경찰의 제지에 의해 돌아간 것으로 알려졌다.

    박 부위원장은 "일부 언론에서는 당일 보건소장이 경찰에 막혀서 돌아간 듯이 보도됐으나 보건소장의 당일 행적에 대해서는 경찰의 제지가 아니라 본인의 판단으로 구청으로 돌아간 것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이만희 특위 위원장도 이와 관련해 "(보건소장) 본인이 녹사평역에 내려서 이태원역 쪽으로 접근하면서 인파가 너무 많고 혼자의 판단에 의해서 일단 구청에 복귀해서 다른 사람들과 함께 와야겠다는 판단에 돌아간 것으로 일단 본인이 얘기했다"고 설명했다.

    박 부의원장은 "당시 보건소장은 현장에서 돌아오는 용산구청의 직원들을 만났다고 했다"며 "그 직원들 얘기를 들어보니 거기는 들어갈 수 없다 얘기해서 스스로 판단으로 구청으로 되돌아 갔다고 얘기했다"고 덧붙였다.

    이날 회의에서 박 구청장의 거취와 관련한 언급은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박 부위원장은 "책임을 느껴야 된다는 부분은 지적했다"고 말했다.
  • ▲ 박희영 용산구청장이 15일 오후 서울 용산구청에서 열린 국민의힘 이태원 사고조사 및 안전대책특별위원회 방문회의에서 이태원 참사에 사과하며 인사하고 있다.ⓒ연합뉴스
    ▲ 박희영 용산구청장이 15일 오후 서울 용산구청에서 열린 국민의힘 이태원 사고조사 및 안전대책특별위원회 방문회의에서 이태원 참사에 사과하며 인사하고 있다.ⓒ연합뉴스
    "죄송하다"… 박희영 구청장 울먹이며 사과

    한편 박 구청장은 비공개 회의에 앞서 희생자 및 유가족들에게 "죄송하다"고 3번 말하며 허리 숙여 사과했다.

    박 구청장은 이날 모두발언을 통해 "이태원 참사 희생자와 유가족 여러분 그리고 국민 여러분 죄송하다"라며 "상상도 못 했던 참사가 일어난 지 보름이 넘도록 제 가슴은 무거운 자책과 후회에 휩싸여 있다"고 밝혔다.

    박 구청장은 "젊음이 넘치는 이태원 거리에서 이토록 무서운 일이 벌어질 수 있다는 걸 내다보지 못하고 소중한 젊은이들을 지켜내지 못했다"며 "할 수만 있다면 시간을 되돌리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태 수습에 경황이 없었다. 섣부른 해명으로 큰 혼란을 드렸다"며 "제 불찰에 감히 용서를 구하기도 어렵다. 진상 조사에 성실히 임하겠다"고 약속했다.

    박 구청장은 "결코 회피하지 않겠다. 희생자 여러분의 명복을 빈다. 유가족 분들께도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며 "국민 여러분 죄송하다. 정말 죄송하다"라고 울먹였다. 발언이 끝난 뒤 박 구청장은 단상 옆에서 허리를 숙여 사과하기도 했다.

    앞서 박 구청장은 지난달 31일 녹사평역 광장 합동분향소를 찾은 뒤 MBC와 인터뷰에서 "구청에서 할 수 있는 역할은 다했다"며 "핼러윈은 축제가 아닌 현상"이라고 발언해 비판을 받은 바 있다.

    이만희 위원장은 "이번 용산구청은 이번 사고에 미흡한 안전사고 예방조치, 현장에서의 안일한 대처 등으로 여러 논란의 중심에 있는 곳이기도 하다"며 "용산 구청은 주민의 안전에 무한한 책임을 지는 자세로 보고에 성실히 임해주길 바라며 계속해서 이어지고 있는 특수본 수사에 적극적으로 협조해 주길 당부한다"고 밝혔다.

    특위는 오는 18일 안전과 응급의료 트라우마 분야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전문가 간담회를 개최해 사고 대응 및 안전대책 방안을 논의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