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北 추가 도발, 국제사회 단합 대응"… 슈타인마이어 "자유민주·법치 공동의 가치"이태원 참사에도 추모의 뜻 표현… "독일 국민의 이름으로 깊은 아픔, 애도의 뜻 전해"
  • ▲ 윤석열 대통령과 프랑크 발터 슈타인마이어 독일 대통령이 4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정상회담을 마친 뒤 공동 언론발표를 하고 있다.ⓒ연합뉴스
    ▲ 윤석열 대통령과 프랑크 발터 슈타인마이어 독일 대통령이 4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정상회담을 마친 뒤 공동 언론발표를 하고 있다.ⓒ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과 프랑크 발터 슈타인마이어 독일 대통령이 북한의 연쇄적인 핵·미사일 위협을 두고 긴밀히 공조해 나가기로 약속했다.

    또 양 정상은 해양 진출을 노리는 중국을 겨냥한 듯 인도-태평양지역의 평화·번영을 위한 '파트너십'을 강화하기로 했다.

    尹·슈타인마이어 정상회담… "대북 긴밀 공조 강화"

    윤 대통령과 슈타인마이어 대통령은 4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정상회담을 가진 뒤 공동 언론 발표를 통해 이 같은 내용을 밝혔다. 

    슈타인마이어 대통령의 방한은 윤석열정부 출범 이후 유럽 정상으로는 첫 방문이다.

    윤 대통령은 발표에서 "독일은 분단과 통일을 경험한 나라로서 우리의 한반도 문제 해결에도 많은 교훈을 줄 수 있다"며 "우리 양 정상은 최근 북한의 거듭된 미사일 도발에 대한 심각한 우려를 공유하고 북한의 추가적인 중대 도발 시 국제사회의 단합된 대응을 이끌어내기 위해 긴밀히 공조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이어 "북한의 인권상황 개선을 위한 협력도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고 전했다.

    윤 대통령은 "아울러 한·독 양국은 우크라이나 국민의 평화와 일상 회복을 위한 지원 노력을 계속해 나가기로 했다"며 "또한 양국의 인도-태평양전략의 접점을 모색하면서 인-태지역의 평화와 번영을 위한 파트너십을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고 언급했다.

    양 정상은 또 한·독 관계가 내년에 수교 140주년을 맞이하는 데다 자유·인권·법치라는 보편적 가치를 공유하는 만큼 공동으로 마주하고 있는 도전을 극복하기 위해 대응방안에 관한 의견을 나누었다.

    경제안보분야 협력, 인-태지역 파트너십 강화키로

    윤 대통령은 "우리 두 사람은 오늘날 국제사회가 직면한 위협에 대응하여 자유를 지켜내기 위해서는 국가 간 연대가 중요하며, 한국과 독일이 이러한 연대의 일원으로서 상호 협력을 한층 강화해 나가야 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국과 독일 양국은 핵심적인 경제 파트너"라고 전제한 윤 대통령은 "양국 간 건실한 교역·투자가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이제 한·독 경제협력은 수소·디지털 심화와 같은 미래산업분야로 확대되고 있다. 특히 최근 반도체 등 첨단 기술분야 독일기업들의 한국에 대한 투자가 확대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우리는 글로벌 공급망 불안이 세계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데 인식을 함께하면서 안정적 공급망 구축과 에너지안보 증진을 위한 경제안보분야의 협력을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윤 대통령은 또 "저는 유럽 내 보호무역주의 강화 움직임에 대해서도 우려를 표명하고, 유럽연합(EU) 핵심 국가인 독일이 우리 기업에 대한 차별적 조치가 없도록 각별히 관심을 기울여 줄 것을 당부했다"고 말했다.

    슈타인마이어 "한반도 긴장 고조, 北의 단독 책임"

    이에 슈타인마이어 대통령은 "제가 이번에 방한하게 된 것은 양국 간의 긴밀한 파트너십을 다시 한번 강조하고 또 치하하기 위해서"라며 "양국은 아주 탄탄한 기반 위에 파트너십을 구축하고 있다. 특히 자유민주주의라든가 법치주의 같은 공동의 가치를 추구하고 있고, 또 여러 규범이 지켜지는 세계라는 공동의 이해관계도 갖고 있다"고 화답했다.

    슈타인마이어 대통령은 이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같은 시대에 이런 긴밀한 파트너십은 매우 중요하다"며 "한국의 경우에는 국제사회에서도, 인도-태평양 국가 중에서는 아주 강력하고 분명하게 러시아 침공에 대해서 입장을 취해 준 나라다. 그렇게 저희와 연대해 주신 것에 대해서 굉장히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유럽도 지금 전쟁의 여러 가지 영향들을 겪고 있지만 인-태지역에서도 마찬가지다. 물가가 오르고, 식료품 가격이 오르고 여러 가지 어려움이 있다"며 인-태지역 파트너십 강화에 동조했다.

    슈타인마이어 대통령은 한반도 상황에 따른 우려에도 공감을 표했다. 그는 "연초부터 북한이 전례 없는 빈도로 미사일을 발사하고 있다. 그러면서 이 지역의 긴장을 고조시키고 있는데, 저희는 분명히 말하건대 이러한 긴장은 수용할 수 없다"면서 "오로지 평양정권이 이 사태에 대한 단독으로 책임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태원 참사에… 슈타인마이어 "독일도 깊은 애도의 뜻"

    슈타인마이어 대통령은 "북한은 미사일 발사를 통해서 여러 차례 유엔 안보리 결의를 위반했고 국제안보를 위협하고 있다. 그래서 저희는 분명하게 이런 탄도미사일 발사를 규탄하고, 유엔 안보리 결의를 북한이 빨리 지키고 대화에 응하도록 촉구"했다.

    북한을 향한 윤석열정부의 '담대한 구상'에도 "매우 깊은 존중을 가지고 보고 있다"고 밝힌 슈타인마이어 대통령은 "비핵화 논의를 다시 진행시키려는 그런 노력에 존경을 표한다"고 했다.

    이어 슈타인마이어 대통령은 "독일은 앞으로도 그런 노력을 지지할 것"이라며 "북한은 예전과 마찬가지로 불가역적이고 검증 가능한 완전한 비핵화의 노력을 해야 하고, 대량살상무기와 탄도미사일에 대응해 한국과 독일이 함께 협력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슈타인마이어 대통령은 이태원 참사에도 애도의 뜻을 전했다. "지난 주말에 일어났던 (이태원) 참사에 대해 저 개인적으로, 또 독일 국민의 이름으로 깊은 아픔, 깊은 애도"의 뜻을 전한 슈타인마이어 대통령은 "여러분과 함께 유가족에게 애도의 뜻을 표하고 부상 당하신 분들은 빨리 낫기를 기원"했다.

    윤 대통령은 이에 "독일 국민의 따뜻한 위로를 전해 주신 데 대해 깊이 감사드린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