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서실장 천준호, 대변인 박성준 '친명'… 사무총장 거론 조정식·안규백 '친명'정책위의장 물망 윤후덕·김병욱도 '친명'… 최고위원 5명 중 4명이 '친명'
  •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신임 대표가 지난 29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발언을 하고 있다.
 ⓒ이종현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신임 대표가 지난 29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발언을 하고 있다. ⓒ이종현 기자
    이재명 새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당권을 거머쥐면서 주요 당직 인선에 관심이 쏠린다. 전당대회 과정에서 '사당화' 논란에 휩싸였던 이 대표가 비명(비이재명)계 인사를 포용할지가 관건이다. 

    그러나 벌써부터 당 사무총장을 포함한 핵심 당직에 친명(친이재명)계 의원들의 이름이 거론되면서 당내 반발이 우려된다.

    "이재명의 민주당 만들기 위한 그들만의 리그"

    비명계인 이원욱 민주당 의원은 30일 YTN 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와 인터뷰에서 당 대표 몫 최고위원 2명 인선과 관련 "호남과 영남의 배려가 조금 필요하다"며 "나한테 쓴소리 할 수 있는 반대파 의견도 최고위원에게 충분히 들어가야 된다. 침묵의 목소리도 대변할 수 있는 최고위원이 있어야 된다"고 주장했다.

    사실상 '이재명의 민주당'이 된 상황에서 이를 견제할 수 있는 최고위원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28일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선출된 정청래·장경태·서영교·고민정·박찬대 의원 등 총 5명의 최고위원 중 고 의원을 제외한 4명이 '친명(친이재명)계'로 분류된다.

    이 의원은 이번 전당대회를 두고는 "이재명 후보를 위한 이재명의 민주당을 만들기 위한 그들만의 리그, 이벤트"라며 "실제 이재명 후보를 지지하는 적극 지지층들은 충분히 참가했지만 '되지도 않는데, 뭐' 이러고 '민주당에 실망했어' 하는 사람들이 참가를 하지 않게 돼 투표율이 굉장히 낮아지게 됐다"고 평가했다.

    이 대표는 77.77%의 역대 최고 득표율로 당 대표에 당선됐지만, 민주당 텃밭인 호남에서는 저조한 투표율을 기록했다. '어대명(어차피 대표는 이재명)' 분위기와 함께 잇따른 선거 패배로 호남 유권자들의 실망감이 극에 달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이를 의식한 듯, 이 대표는 "최고위원 지명을 할 때 호남을 포함해 지방을 특별히 고려하겠다"고 밝힌 상황이다. 호남 몫 최고위원에는 이용빈(초선, 광주 광산갑)·주철현(초선, 여수갑)·서삼석(재선, 영암·무안·신안) 의원 등이 거론된다.

    친노·친문으로 꼽히는 전재수 민주당 의원은 이날 뉴데일리와 통화에서 "지금 선출직 최고위원 5명은 전부 수도권 지역구"라며 "영남이든 호남이든 당연히 최고위원에 안배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전 의원은 전당대회 이전에 이 대표로부터 당 수석대변인을 제안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전 의원은 그러나 "도저히 여력이 안 돼서 거절했다"고 밝혔다.  

    앞서 이 대표는 비서실장에 천준호 의원, 대변인에 박성준 의원을 각각 임명했다. 둘 다 친명계로 분류된다.

    사무총장에 조정식·안규백 등 '친명계' 거론

    당 대표가 임명하는 수석대변인을 포함해 사무총장·정책위의장 등 자리에도 어떤 인사가 이뤄질지 관심사다. 이들 자리마저 친명계가 휩쓸 경우 또다시 이 대표의 '사당화' 논란이 불거질 가능성이 크다.

    특히 사무총장은 차기 공천을 주도하는 실질적 권한을 가졌다. 아울러 '사법 리스크'에 휩싸인 이 대표가 기소될 경우 직무정지의 재량권을 가져 이목이 쏠린다. 

    지금까지 5선 조정식, 4선 안규백, 3선 윤관석 의원 등이 하마평에 오르고 있다. 유력 후보로 떠올랐던 '친명계 좌장' 정성호 의원은 '백의종군'을 선언한 상황이다.

    조 의원은 스스로 "이재명을 지켜온 찐 동지"라고 밝힐 만큼 강력한 친명계다. 지난 대선에서 이 대표 직속 특임본부장을 맡기도 했다.

    안 의원 역시 신(新)친명계로 떠오른 인물이다. 안 의원은 이번 전당대회에서 전당대회준비위원회 위원장을 지내며 전당대회 룰 변경부터 당헌 개정 논란까지 사실상 이 대표에게 유리한 결정을 내려 친명계 행보를 보였다. 

    안 의원은 본지와 통화에서 "아직 아무런 제안을 안 받았다"며 '제안이 오면 받을 생각이 있느냐'는 질문에 "잘 모르겠다"고 일축했다.

    이 대표의 인천 계양을 출마를 지지했던 윤 의원은 사무총장 인선과 관련 "이 대표와 교감은 없었다"며 "한 번 사무총장을 해봤기 때문에 만약 제안이 오면 고민을 많이 해야 할 문제"라고 말했다.   

    정책위의장에는 '이재명 선대위'에서 정책본부장을 맡은 3선 윤후덕 의원과, 이재명 측근 그룹인 '7인회' 소속 김병욱 의원(재선)이 거론된다.

    민주당 일각에서는 현재 당 주요 역할에 친명계 의원들이 거론되는 것에 불만이 나오기도 한다.

    민주당 한 중진의원은 이날 통화에서 "배포가 큰 사람이면 다 안고 갈 수 있을 텐데 작다고 본다"며 "내가 이재명이었다면 나를 가장 비판한 이원욱을 사무총장에 앉혔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한편, 이 대표는 이날 당 대표 경선에서 경쟁했던 민주당 강훈식 의원과 오찬을 가졌다. 저녁에는 마찬가지로 이 대표와 경쟁했던 박용진 의원과 만찬을 가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