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초 당헌 개정 후 정점식·김윤 임명 예정… 지도부 안정화 수순권성동, 이준석 징계 공백 속 당 장악력 과시… 인사권 처음 행사安, '이준석 지우기' 지적에 "이준석과의 약속 지키려는 것" 일축
  • ▲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이 26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위기를 넘어 미래로, 민·당·정 토론회 '반복되는 팬데믹 시대의 과학적 방역과 백신주권' 에서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이종현 기자
    ▲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이 26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위기를 넘어 미래로, 민·당·정 토론회 '반복되는 팬데믹 시대의 과학적 방역과 백신주권' 에서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이종현 기자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이 당 지도부가 자신이 추천한 '국민의당 몫' 최고위원 2명의 선임 절차를 밟는 것에 환영의 뜻을 밝혔다. 일각에서 제기하는 '이준석 지우기'를 두고는 대선 기간 합의한 약속을 지키는 것이라고 일축했다.

    이준석 대표 공백상황에서 이 대표가 반대하는 최고위원 임명안 처리에 나서는 것은 권성동 대표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가 최근 불거진 리더십 부재를 불식하며 당 장악력을 과시하려는 행보로 풀이된다.

    "늦었지만 약속 지켜" 安, 최고위원 임명 개시 환영

    안 의원은 26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위기를 넘어 미래로, 민·당·정 토론회' 3차 토론회 직후 "(최고위원 임명으로) 늦었지만 국민과 약속을 지키게 됐다"며 "당 지도부가 정말 바람직한 방향으로 신의를 보여 주면서 가고 있다"고 환영의 뜻을 표했다.

    국민의당 몫 최고위원 인선이 이 대표 지우기 아니냐는 지적에 안 의원은 "그 질문을 이해할 수 없다. 오히려 이 대표와 한 약속을 지금 지키려고 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국민의힘에 따르면, 오는 28일 열리는 당 최고위원회 회의에서 '전국위원회 소집안'을 상정해 의결을 시도한다. 이후 다음달 중 상임전국위원회와 전국위원회를 열고 당헌·당규를 개정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민의힘과 국민의당이 대선 기간 합당을 약속하며 발표한 합의문에 따르면, 국민의당 몫으로 최고위원 2명, 홍보본부장 1명, 대변인 1명·부대변인 3명,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원 부원장 2명, 상임고문 1명 등 총 13명이 배정됐다.

    당 지도부, 이준석 공백 때 '李 반대안' 처리하기로

    국민의당 대표던 안 의원은 지난 5월 최고위원 2명에 정점식 국민의힘 의원과 김윤 전 국민의당 서울시당위원장을 추천했으나 이 대표가 공개적으로 반대하며 재고를 요청해 인선이 미뤄졌다.

    국민의힘 인사인 정 의원은 추천 의도에 맞지 않고, 김 전 위원장은 지난 3월1일 대선정국에서 단일화 협상이 난항을 겪자 "걸레는 아무리 빨아도 걸레다. 국민의힘은 고쳐 쓸 수 없다. 청산 대상"이라고 비판했다는 이유에서다.

    국민의당 몫 최고위원 2명을 임명하려면 당헌을 개정해 현재 9명인 최고위 정수를 11명으로 늘리고, 당 대표가 임명할 수 있는 지명직 최고위원 도 기존 1명에서 3명으로 늘려야 한다. 이처럼 바뀐 규정들은 다음 전당대회까지만 한시적으로 적용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국민의힘 최고위는 6개월간 당원권 정지 상태인 이 대표와 권 원내대표, 김용태·배현진·조수진·정미경 최고위원, 이 대표가 지명한 윤영석 최고위원, 성일종 정책위의장 등 총 8명이다.

    권 원내대표는 전국위에서 당헌 개정 절차가 완료된 후 최고위에서 국민의당 몫으로 추천된 정 의원과 김 전 위원장을 '지명직 최고위원'으로 임명할 예정이다. 이 대표가 징계로 자리를 비운 사이 첫 인사권을 행사하는 것이다.

    "국민의당 합의 과정 없어" 지도부 일각서 문제 제기

    지도부 일각에서는 절차적 문제를 제기하는 반대 목소리도 나왔다. 김용태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이날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정점식 의원과 김윤 전 위원장에 대한 개인적인 호불호가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전제한 뒤 "절차적 정당성 때문에 반대한다"고 말했다.

    김 최고위원은 "최고위원 두 분에 대한 추천은 국민의당에서 일정한 민주적 절차를 통해 추천되는 것이 절차적 정당성을 갖추는 것"이라며 "국민의당 내 의원이 세 분 계셨는데 이분들에게 의사를 물어보거나 합의 과정이 없었다고 모 의원에게 직접 들었다"고 밝혔다.

    "한기호 (국민의힘) 사무총장에게 직접 물어봤는데 추천을 공문을 통해 접수받은 것이 아니라 메신저를 통해 접수했다고 했다"고 전한 김 최고위원은 "저희가 공당인데 이것은 굉장히 문제가 있는 것"이라고 우려했다.

    최고위원 임명 추진이 '이준석 지우기' 아니냐는 질문에는 "권성동 원내대표는 2명의 인선에 대해 여러 차례 찬성했기 때문에 이준석 지우기로 보는 것은 과도한 해석"이라며 "절차적 정당성으로 제가 반대하고 있지만, 합당정신을 위해서라도 국민께 약속을 지키는 모습을 보여드려야 한다는 주장들이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