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정부 법무장관 박범계, 尹정부 법무장관 한동훈 '충돌'박범계, 인사정보관리단 겨냥 "왜 법무부장관이 인사검증하나"한동훈 "이게 잘못이면 과거 민정수석실 인사 검증도 모두 위법"한동훈, 공세에 조목조목 반박… 박범계, 말문 막히자 10초 침묵
  • ▲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2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정치·외교·통일·안보 분야 대정부질문에서 더불어민주당 박주민 의원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시스
    ▲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2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정치·외교·통일·안보 분야 대정부질문에서 더불어민주당 박주민 의원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시스
    문재인 정부 마지막 법무부장관이었던 박범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윤석열정부 출범 후 첫 대정부질문에서 한동훈 법무부장관과 맞붙었다.

    한 장관이 박 의원 질의에 막힘없이 반박하자 말문이 막힌 박 의원은 수초간 침묵했고, 의원들이 웃음을 터뜨리기도 했다.

    한동훈 "인사정보관리단, 과거 민정수석실 업무"

    25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대정부질문에서 첫 질의자로 나선 박 의원은 한 장관을 불러내 "헌법 포괄이익금지원칙을 아느냐"고 물었다. 이어 박 의원은 재차 행정조직법정주의·죄형법주의·조세법률주의를 아느냐고 질문했다.

    이에 국민의힘 의원들은 야유를 퍼부었고, 한 장관은 "말씀해 주면 듣겠다" "너무 기본적인 말이다" 등의 답변으로 대응했다.

    박 의원은 "왜 법무부장관이 대법관·헌법재판관·국무총리·대통령비서실장·수석들까지 검증하느냐"고 물었고, 한 장관은 "제 업무는 1차 검증 판단하는 것이고, 대법관은 저희 인사정보관리단에서 하고 있지 않다"고 답했다.

    인사정보관리단은 한 장관 직속으로 운영되며 윤석열정부의 공직자 인사검증을 맡는 조직이다. 앞서 한 장관은 대법관후보 검증에 나서지 않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박 의원은 "대법관도 정무직"이라며 "어디에 그런 규정이 있느냐"고 재차 물었다. 한 장관은 "그럼 의원께서 근무하셨던 민정수석실에서는 어떤 근거로 사람을 대놓고 검증했느냐"고 되물었다.

    이어 한 장관은 "인사검증은 대통령 권한을 보좌하는 것이다. 대통령 동의를 받아 1차적으로 검증하는 것이고, 법적 문제가 전혀 없다"며 "새로 생긴 업무가 아니고 과거 민정수석실에서 해온 것이다. 이게 잘못이라면 과거 민정수석실 인사검증업무도 모두 위법"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국민의힘 의원들은 박수를 치며 환호했다.

    의원들의 폭소가 이어지기도 했다. 박 장관이 검찰총장이 공석인 상황에서 한 장관의 인사를 문제 삼으면서다. 

    박 의원은 한 장관에게 검찰총장 인사를 언제 할 것인지 물으며 "두 달째 넘는 공석인데, 대검 검사급, 고검 검사급 평검사 전부 한 장관이 다 해버렸다. 이런 전례가 있느냐"고 따졌다.

    한 장관은 "과거에 의원님께서 장관이실 때 검찰총장 완전히 패싱하시고 인사를 하신 것으로 우리가 알고 있다"고 반박하자 의원들은 웃음을 터뜨렸고, 박 의원은 "택도 없는 말씀 하지 말라"고 응수했다. 

    박 의원은 법무부장관 재임 시절인 지난해 초 윤석열 당시 검찰총장을 패싱하고 검찰 고위 간부급 인사를 발표했다는 논란에 휩싸였다.

    또 한 장관은 "저는 지금 검찰 인사 의견을 과거 어느 때보다도 많이 반영했다고 확신한다. 검찰에 물어봐도 저만큼 확실하게 검찰의 의견을 반영한 전례가 없다고 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후 박 의원은 아무 말 없이 10초간 침묵을 지켰다. 잠시 생각을 정리한 듯한 박 의원은 "두 차례에 걸쳐 두 시간씩 윤 총장과 검찰 인사협의를 했다. 그런 협의가 패싱이냐"고 반박했다.

    박 의원은 이어 "제가 잘 아는 헌법재판관 출신 변호사님이 그랬다. 검찰총장과 법무부장관의 인사 협의는 검찰총장의 고유 권한이고 직무대행이 할 수 없다. 이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질의했다. 

    한 장관은 "잘못된 판단이다. 고유 권한으로서 대행할 수 없는 권한이 있나"라고 맞받아쳤다.

    한동훈 "저는 의원님처럼 구체적 사안에 개입하지 않는다"

    박 의원은 한 장관의 반박에 공세가 막히자 이상민 행정안전부장관을 질문 상대로 바꾸기도 했다. 

    박 의원은 한 장관에게 이재명 민주당 의원의 배우자 김혜경 씨의 경기도청 법인카드 유용 의혹사건과 관련해 경찰이 130회 이상 압수수색한 것을 거론하며 "과잉수사 아니냐"고 물었다.

    한 장관은 "저는 의원님과 달리 구체적 사안에 개입하지 않겠다고 이미 말씀드렸다"며 "제가 구체적 사안에 수사지휘권 남발하거나 그러지 않고 있다"고 답했다.

    박 의원은 한 장관을 들여보내고 이 장관을 불러 '수사가 과한 것 아니냐'고 물었다. 이 장관은 "답변할 지위가 아니다"라고 답했다.

    박 의원은 1분 만에 다시 한 장관을 불러냈고 "도이치모터스사건 수사하느냐"고 물었고, 한 장관은 "지난 정권 이후로 1년 넘게 수사 중이고 결론이 날 것"이라고 답했다.

    앞서 박 의원은 이 장관에게 행안부의 경찰국 신설에 반발해 전국경찰서장회의를 주도한 류삼영 울산중부경찰서장과 관련 "징계할 것이냐"고 묻기도 했다. 

    이 장관은 "징계 여부는 내 직무가 아니라 답변이 어렵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