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성동 "경찰은 민중의 지팡이였나, 권력의 지팡이였나"성일종 "국민에게 통제받는 것은 제복 입은 사람들의 의무"송언석 "법 위에 떼법… 경찰, 집단이기주의에 매몰"조수진 "공권력의 상징, 권한 확대엔 견제와 책임 뒤따라야"
  • ▲ 권성동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가 25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이종현 기자
    ▲ 권성동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가 25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이종현 기자
    행정안전부 내 경찰국 신설에 따른 경찰 내부의 잇단 집단행동을 두고 국민의힘이 "배부른 밥투정" "권력의 지팡이" "선택적 분노"라며 맹공을 이어갔다.

    국민의힘은 25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 회의에서 지난 23일 전국 경찰서장(총경)회의를 여는 등 단체행동을 한 경찰의 움직임을 강하게 비판하고 경찰을 대상으로 한 민주적 통제 필요성을 강조했다.

    與, 경찰 향해 "선택적 분노" "직무유기" "배부른 밥투정"

    권성동 국민의힘 대표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이날 회의에서 총경회의를 연 총경들을 정조준했다. "청와대가 밀실에서 정권 입맛에 맞게 인사권을 행사할 때는 침묵하더니 인사지원부서를 만든다고 장악 운운하며 집단행동에 나선 것은 선택적 분노이자 정치규합일 뿐"이라는 것이다.

    권 원내대표는 그러면서 청와대의 울산시장선거 개입 의혹사건을 언급하며 당시 하명수사의 핵심 인물인 황운하 더불어민주당 의원(전 울산경찰청장)을 소환했다.

    "문재인 대통령의 30년 지기인 친구를 울산시장에 당선시키기 위해 청와대와 울산 경찰은 야당 소속 울산시장에 대한 기획수사를 했다"고 상기시킨 권 원내대표는 "하명수사의 핵심 인물인 울산경찰청장은 황운하 민주당 의원으로, 여당인 민주당의 공천을 받아 국회의원이 됐다"고 지적했다.

    권 원내대표는 "하지만 당시 경찰은 권력의 경찰 통제, 경찰 장악이라 비판하지 않았다"며 "이번 경찰서장회의를 주도한 류삼영 총경 역시 공개적으로 목소리를 낸 적이 한 번도 없다"고 강조했다.

    권 원내대표는 "민생과 무관한 집단행동을 하는 것은 직무유기이자 국민 혈세로 꼬박꼬박 월급 받는 이들의 배부른 밥투정으로 보일 뿐"이라며 "경찰이 비대화된 권력을 무기로 삼아 집단행동을 이어가면 국민적 지탄에 직면할 것은 물론 반드시 책임이 뒤따를 것"이라고 경고했다.

    특히 "청와대가 밀실에서 정권 입맛에 맞게 인사권을 행사할 때는 침묵하더니 인사지원부서를 만든다고 장악 운운하며 집단행동에 나선 것은 누가 봐도 선택적 분노이자 정치규합일 뿐"이라고 목소리를 높인 권 원내대표는 "집단행동에 앞서 경찰은 제복과 양심에 손을 얹고 자문해야 한다. 경찰은 민중의 지팡이였나 권력의 지팡이였나"라고 비난했다.

    경찰국 설치, 법과 규정에 어긋나지 않는 정당한 절차

    성일종 국민의힘 정책위의장도 "국민들의 통제를 벗어나 자기들 마음대로 하겠다는 것이 경찰독립인가"라고 반문하며 "적법하게 진행하는 행정조직 개편에 대해 불법집회로 맞서는 일부 고위 경찰들의 모습은 경찰조직 전체의 신뢰를 떨어뜨리고 있다"고 질책했다.

    성 정책위의장은 이어 경찰국 신설이 법률에 따른 정당한 절차라는 점을 강조했다. "새 정부의 행안부 경찰국 설치가 법과 규정에 어긋나는 부분이 있다면 말씀하라"고 요구한 성 정책위의장은  "국민에게 통제받는 것은 제복 입은 사람들의 의무"라고 강조했다.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회의에서 "법 위에 떼법"이라며 "정부 정책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경찰이 집단행동에 나서는 사상 초유의 사태가 벌어진 것은 집단이기주의에만 매몰된 것"이라고 꼬집었다.

    송 수석부대표는 특히 "경찰이 혹시나 과거 정부에서의 밀실 하명에 따른 달콤한 대가를 그리워하는 것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드는 지경"이라면서 "특권의식에 싸여 조직이기주의를 내세우지 말아야 한다"고 경고했다.

    조수진 국민의힘 최고위원도 경찰을 향한 공세에 힘을 보탰다. "경찰은 치안과 질서유지를 담당하는 공권력의 상징"이라고 전제한 조 최고위원은 "경찰이 숫자의 힘에 의존하는 행태를 보이면서 다른 집단들의 불법집회나 시위를 어떻게 막을 수 있겠느냐"며 "권한 확대에는 견제장치와 책임이 뒤따라야 한다"고 짚었다.

    윤영석 국민의힘 최고위원도 "행안부 경찰국 신설에 대한 경찰의 반발은 조직이기주의이며 불법적 집단행동"이라며 "헌법에 근거한 경찰 통제를 일선 경찰들이 경찰 장악 프레임으로 호도하지 말 것을 경고한다"고 말했다.

    한편, 전국경찰서장회의를 주도한 류삼영 총경이 대기발령 조처되면서 경찰 내부에서 반발이 확산하는 가운데 경감·경위 등 중간·초급간부들도 회의 개최에 나선다고 밝히면서 파장이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