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올 들어 두 번째 '지도부 총사퇴'… 8월 전당대회까지 '박홍근체제'"지방선거를 '이재명 살리기'로 만들어"… 친문계에선 '이재명 책임론' 부각 "책임자가 남을 탓하며, 국민 일반의 상식을 행동으로 거부" 이낙연도 비판
  • ▲ 윤호중, 박지현 더불어민주당 공동비대위원장 등 비대위원들이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당대표 회의실에서 총사퇴 의사를 밝히는 입장문 발표에 앞서 인사하고 있다.ⓒ뉴시스(사진=공동취재사진)
    ▲ 윤호중, 박지현 더불어민주당 공동비대위원장 등 비대위원들이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당대표 회의실에서 총사퇴 의사를 밝히는 입장문 발표에 앞서 인사하고 있다.ⓒ뉴시스(사진=공동취재사진)
    더불어민주당이 대선에 이어 6·1지방선거에서도 '참패'하자 지도부 총사퇴를 결의했다.

    민주당, 대선 이어 지선도 참패… 두 번째 '지도부 총사퇴

    윤호중·박지현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을 비롯한 민주당 지도부는 2일 오전 국회에서 약 1시간40분 동안 비공개 회의를 갖고 이같이 결정했다.

    윤 위원장은 "비상대책위원 일동은 이번 지방선거 결과에 책임을 지고 전원 사퇴하기로 했다"며 "지지해 주신 국민 여러분과 당원 여러분께 사죄 드린다"고 머리를 숙였다.

    윤 위원장은 이어 "민주당에 더 큰 개혁과 과감한 혁신을 위해 회초리를 들어 주신 국민 여러분께 감사 드린다"고 언급했다.

    박 위원장도 사퇴 기자회견 직후 페이스북을 통해 "비대위는 사퇴하고 저도 민주당 비대위원장에서 물러나기로 했다"며 "대선에 지고도 오만했고, 달라져야 한다는 것을 알면서도 변화를 거부했다"는 반성문을 남겼다.

    박 위원장은 특히 "이번에 민주당에 새 희망의 불씨를 만들어 주신 2030 여성들께 감사의 인사를 남기고 싶다"며 "이번에는 졌지만, 아직 우리의 희망을 포기할 때는 아니다. 또 다른 모습으로 여러분과 함께 길을 열겠다"고 다짐했다.

    野, 8월 전당대회까지 과도기 지도부… 초선들 "모든 의견 수렴하라"

    윤 위원장에 따르면, 오는 8월로 예정된 정기 전당대회까지는 새 지도부가 당을 이끌어가게 된다.

    대선과 지선에 따른 평가와 전당대회를 준비할 당의 새 지도부는 의원총회와 당무위원회·중앙위원회를 거쳐 구성된다. 직무대행은 박홍근 원내대표가 맡기로 했다.

    민주당은 지난 3월에도 송영길 전 대표를 비롯한 지도부가 대선 패배의 책임을 지고 물러났다. 그러나 대선 패배로 꾸려진 비대위 체제가 지방선거 참패로 석 달 만에 총사퇴를 거듭하면서 민주당은 당분간 '리더십 공백' 속으로 빠져들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초선의원모임은 이날 오후 긴급 기자회견을 통해 "지체없이 의원총회를 소집할 것을 요구한다"며 "8월 전당대회까지 당을 이끌 과도기 지도부의 구성 문제도 폭넓은 의견수렴을 통해 결정되어야 한다"고 요구했다.

    초선의원모임은 "소수가 불투명한 과정을 통해 결론을 내리고 다수에게 그 추인을 강요하던 과거의 패착을 반복해서는 안 된다"고 주문했다.

    이들은 "다소 시간이 걸리더라도 모두의 지혜를 모아야 한다. 그래야 민주당이 살아날 수 있다"며 "소수가 밀실에서 논의하는 과정이 아니라, 의원들과 당원·지지자·일반국민 등 민주당을 사랑하는 사람 모두가 함께 참여할 수 있는 방식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친문계 "지방선거를 '李 살리기' 프레임으로 만들어" 비판

    친문계 의원들 사이에서는 대선 패배 직후 이재명 인천 계양을 국회의원당선자와 송영길 전 대표가 나란히 선거에 출격한 것이 패착이었다는 '책임론'이 확산했다.

    문재인정부에서 행정안전부장관을 지낸 전해철 민주당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선거 패배에 책임 있는 분들이 필요에 따라 원칙과 정치적 도의를 허물고, 어느 누구도 납득하지 못할 변명과 이유로 자기방어와 명분을 만드는 데 집중하면서 국민들이 생각하고 기대하는 민주당의 모습과 멀어지게 만들었다"고 질타했다.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도 페이스북을 통해 "민주당은 (대선에서) 패배를 인정하는 대신에 '졌지만 잘 싸웠다'고 자찬하며, 패인 평가를 밀쳐두었다"며 "더 정확히 말하면, 그런 과정을 정략적으로 호도하고 왜곡했다"고 직격했다. 

    이 전 대표는 "그런 방식으로 책임자가 책임지지 않고 남을 탓하며, 국민 일반의 상식을 행동으로 거부했다. 출발부터 그랬으니, 그 다음 일이 제대로 뒤따를 리 없었다"고 쓴소리를 남겼다.

    홍영표 민주당 의원도 "사욕과 선동으로 당을 사당화한 정치의 참담한 패배"라며 "대선 이후 '졌지만 잘 싸웠다'는 해괴한 평가 속에 오만과 착각이 당에 유령처럼 떠돌았다"고 비판했다.

    신동근 민주당 의원은 "숱한 우려와 반대에도 '당의 요구'라고 포장해 송영길과 이재명을 '품앗이 공천'했고 지방선거를 '이재명 살리기' 프레임으로 만들었다"며 "이재명 총괄선대위원장과 송영길 서울시장후보는 책임을 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