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에 '대장동 토론' 제안… 지지율 열세엔 "바닥민심은 달라""선거 72시간 남겨둬… 간절함 담아서 분당 판교 모든 골목 누빌 것"
  • ▲ 성남 분당갑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김병관 더불어민주당 후보. ⓒ김병관 캠프
    ▲ 성남 분당갑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김병관 더불어민주당 후보. ⓒ김병관 캠프
    "그분의 정치이력을 보면 정치가 목적이라기보다 수단에 불과했다."

    성남 분당갑 국회의원보궐선거에 출마한 김병관 더불어민주당후보가 29일 뉴데일리와 서면 인터뷰에서 경쟁자인 안철수 국민의힘 후보를 어떻게 보느냐는 질문에 답한 말이다.

    판교가 속한 분당갑은 벤처기업인 출신인 김 후보(웹젠 의장)와 안 후보(안랩 창업)의 대결로 주목받는 지역구다.

    김 후보는 지방선거를 앞두고 실시한 마지막 여론조사에서 안 후보에게 30%p 가까이 뒤처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럼에도 김 후보는 "제가 분당 판교 주민들을 만나면 실제로 접하는 바닥민심은 숫자와는 다르다"고 자신했다.

    김 후보는 본선거까지 막판 뒤집기 전략으로 "선거 72시간을 남겨두고 체력과 열정, 간절함을 담아서 분당 판교의 모든 주민분들을 만나고, 분당 판교의 모든 골목을 누비기로 결정했다"고 각오를 밝혔다.

    김 후보는 앞서 안 후보에게 대장동 문제와 관련해 맞장토론을 제안한 것과 관련 "대장동과 관련된 의혹은 제가 누차 말씀드린 대로 공정하게 조사하고 수사해서 잘못한 사람이 벌을 받으면 되는 일"이라며 "지역구 주민들께서 원하시는 것이 무엇인지도 모르고 헛다리만 짚고 계시기에 맞장토론하자고 제안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후보는 지난 21대 총선에서 같은 지역구에 출마했지만 김은혜 전 국민의힘 의원(현 경기도지사후보)에게 1128표(0.72%p) 차이로 석패했다. 김 후보는 "그 결과도 분당갑 주민들의 뜻"이라며 "분당 판교 발전을 위해 세심하고 실효성 있는 공약을 열심히 준비했다"고 밝혔다.

    인천 계양을에 출마한 이재명 민주당 후보가 연고지였던 분당갑에 출마할 것이라는 관측도 있었다. 그러나 이 후보가 계양을 출마를 최종 선택하면서 일각에서는 '분당갑을 버렸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이와 관련, 김 후보는 "분당갑 국회의원은 김은혜 후보였지, 이재명 후보가 아니다"라며 "이재명 후보의 계양을 공천은 당에서 이재명 후보가 이번 선거를 총괄지휘할 필요성 등 여러 가지를 고려해 결정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후보는 분당갑지역 주요 공약으로 ▲SRT 성남역 신설 ▲1기 신도시 특별법 제정 ▲판교를 세계 IT 클러스터의 메카로 성장 등을 내세웠다. 

    다음은 김 후보와 일문일답.
  • ▲ ⓒ김병관 캠프
    ▲ ⓒ김병관 캠프
    - 분당갑에 출마한 계기가 무엇인가? 

    "17년 동안 분당 판교에 살면서 지역을 가장 잘 알고, 그렇기에 가장 경쟁력 있는 후보가 저라고 생각한다. 지난 21대 총선에서 정말 아쉽게 패배했다. 그러나 그 결과도 분당갑 주민들의 뜻이다. 김은혜 전 의원이 분당갑을 버리고 경기도지사에 출마하는 바람에 시기가 앞당겨지기는 했으나, 그간 분당 판교 발전을 위해 세심하고 실효성 있는 공약을 정말 열심히 준비했다. 특히나 저는 벤처인으로서 혁신하지 않으면 존재할 이유가 없다는 벤처정신이 분당 판교가 역동성을 살려 첨단 미래도시로 나아가기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 분당갑의 주요 현안과 공약에 대해 말해 달라.

    "저의 1호 공약은 SRT 성남역 신설이다. GTX-A와 경강선이 정차하는 성남역에 SRT도 정차할 수 있게 해서 트리플 역세권 만들 생각이다. 분당 판교 주민분들이 굳이 수서나 동탄까지 가지 않아도 광주·대전·대구·목포·부산으로 가실 수 있다. 두 번째는 1기 신도시 특별법이다. 분당은 벌써 건설된 지 30년이 됐다. 시간이 오래 지나다보니 노후화 문제가 수면 위로 올라오고 있다. 재건축을 더는 미룰 수 없는 상황이다. 세 번째는 판교를 세계 IT 클러스터의 메카로 키우는 것이다. 판교테크노밸리의 성공 노하우를 전 세계에 수출해 제4, 제5의 판교테크노밸리 세계 곳곳에 자리 잡게 할 것이다."
  • ▲ ⓒ김병관 캠프
    ▲ ⓒ김병관 캠프
    - 계양을 보궐선거에 출마한 이재명 후보가 분당갑을 버렸다는 비판이 있다. 실제 현장에서 느낀 민심은 어떤가?

    "지난 분당갑 국회의원은 김은혜 후보였지, 이재명 후보가 아니다. 이재명 후보가 성남시장 임기를 마무리한 것은 2018년이다. 그 이후에 경기도지사가 됐다. 그리고 이재명 후보의 계양을 공천은 당에서 이재명 후보가 이번 선거를 총괄지휘할 필요성 등 여러 가지를 고려해 결정한 것이다. 분당갑 주민들께서는 김은혜가 분당갑 버리고 2년 만에 도지사 출마하겠다고 떠난 것, 그 자리에 성남을 '고담시'로 비하한 철새정치인이 날아왔다는 사실에 허탈해하고, 분노하고 계신다." 

    -안철수 후보에게 대장동 문제 맞장토론을 제안한 배경은?

    "안철수 후보는 갑자기 분당갑으로 날아와 대장동을 정치공세의 도구로 이용했다. 하지만 분명히 알아야 할 것은 대장동을 들쑤시고, 깎아내리는 행동이 대장동 주민분들께는 상처만 준다는 사실이다. 저는 대장동 주민들이 가장 불편해 하시는 교통환경을 어떻게 해결할지에 관심이 있고, 그래서 수서-대장선 도시철도를 깔겠다고 공약했다. 대장동과 관련한 의혹은 누차 말씀드린 대로 공정하게 조사하고 수사해서 잘못한 사람이 벌을 받으면 되는 일이다. 지역구 주민들께서 원하시는 것이 무엇인지도 모르고 헛다리만 짚고 계시기에 맞장토론을 하자고 제안한 것이다."

    - 안철수 후보와 지지율 격차가 크다. 막판 뒤집기 전략은?

    "여론조사 결과만 놓고 보면 쉽지 않은 상황인 것은 사실이다. 그런데 제가 분당 판교 주민분들 만나면 실제로 접하는 바닥민심은 숫자와는 다르다. 저는 그래서 선거 72시간을 남겨두고 체력과 열정, 간절함을 담아서 분당 판교의 모든 주민분들을 만나고, 분당 판교의 모든 골목을 누비기로 결정했다. 정말 분당 판교를 이끌 정치인이 누구인지, 더 나은 분당 판교를 만들 사람이 누구인지 주민들께서 판단하시리라 믿는다. 지난 선거도 그랬지만 선거 결과는 나와 봐야 아는 것이고, 저의 역할과 책임은 5월31일 자정까지 할 수 있는 모든 힘을 다해서 주민들을 설득하고 호소 드리는 일이다."

    - 안철수 후보를 어떻게 평가하나? 또 자신의 강점을 꼽자면?

    "안철수 후보가 처음 정치에 입문했을 때는 사람들에게 주는 울림이 있었다. 그러나 그분의 정치이력을 보면 정치가 목적이라기보다는 수단에 불과했다고 생각한다. 제3정당으로 한국정치를 발전시키겠다고 하더니 결국 그것을 밑천으로 양당제에 누구보다 깊게 발 담그고 계시지 않나. 저는 안철수 후보와는 달리 신의를 가진 정치인이다. 처음 정치에 입문했을 때와 당선됐을 때, 낙선했을 때, 다시 도전하는 지금 오로지 '분당 판교의 발전이 대한민국의 발전이다'라는 생각에 변함이 없다. 2020년 이후 민주당 의원님들께 법안 발의를 요청드리고 지역현안을 해결하기 위해 국회, 정부 부처와 계속 소통해왔던 것도 주민들과 신의를 지키기 위해서였다." 

    - 최근 박지현·윤호중 갈등이 선거 판세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보나?

    "지난 28일 비대위에서 그간 혼란에 송구하다는 발표를 했다. 정치판에서 갈등은 언제나 있어왔던 것이고, 어떻게 풀어나갈 것이냐가 우리의 숙제다. 세세한 내막은 모르겠으나, 지도부에서 하나 된 메세지 내지 못했고, 그 결과로 국민들께서도 혼란스러우셨을 것이다. 그러나 결국 민주당의 명운이 걸린 지방선거를 앞두고 내홍은 일단락됐다. 저는 갈등 역시 우리 사회가 진일보하기 위해 필요한 하나의 과정으로 생각한다. 박지현 비대위원장은 최연소 여성 비대위원장으로서 기존 민주당이 내지 않았던, 낼 수 없었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앞으로 지도부에서 충분히 고민하고 해결책을 찾아갈 것이라고 생각한다."

    - 분당갑 주민들에게 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이번 분당갑보궐선거는 분당갑을 대표해 유권자의 의사를 그대로 반영하는 대리인을 뽑는 선거다. 그리고 총선이 아닌 보궐선거로 치러지는 이유는, 전직 국회의원이 분당갑을 버리고 2년 만에 떠났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선거 과정을 지켜보시면서 누구에게 표를 줄지 대부분은 결정하셨으리라 생각한다. 하지만 단 한 가지 당부 말씀을 드리고 싶다. 우리 동네를 위해 진심으로 일하고 발전시킬 사람이 누구인지 살펴봐 주셨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