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우리도 기축통화국으로 편입될 가능성 매우 높다" 발언 후폭풍"무려 기축통화 발권하는 중앙은행 직원이네"… 한국은행 직원들, 자조와 조롱
  •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후보의 '기축통화국' 발언을 두고 지난 21일 한국은행 직원들이 블라인드앱에서 이 후보의 발언을 평가했다. ⓒ블라인드 캡처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후보의 '기축통화국' 발언을 두고 지난 21일 한국은행 직원들이 블라인드앱에서 이 후보의 발언을 평가했다. ⓒ블라인드 캡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후보가 지난 21일 TV토론에서 "우리도 기축통화국으로 편입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할 정도로 우리 경제는 튼튼하다"고 언급한 것을 두고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조롱이 쏟아진다. 특히 원화를 발권하는 기관인 한국은행 직원들은 해당 발언을 희화화하는 글을 올리고 있다.

    "한국은행분들, 기축통화국 발언 입장은?" 질문에… "할많하않"

    21일 직장인 익명 앱 '블라인드'에 한 네티즌이 '한국은행 다니시는 분들 기축통화국 발언에 대한 입장을 이야기해 달라'는 글을 올렸다. 블라인드는 재직 중인 회사 이메일을 통해 인증 절차를 거친 후, 해당 회사에 다닌다는 것이 확인된 네티즌만 이용할 수 있다.

    이 같은 질문에 한국은행 직원이라고 밝힌 한 네티즌은 "ㅋㅋ"라고 짧게 답했다. 다른 한국은행 직원은 "그야말로 할많하않(할 말이 많지만 하지 않는다)"이라며 이 후보의 발언에 대응할 필요가 없다는 식으로 반응했다.

    또 다른 직원 역시 '듣고 보니 맞는 말이다' 'X 맞는 말'이라는 그림을 첨부하며 이 후보의 발언을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이재명 발언 기사 첨부하며… "일해라 한국은행 국제국" 희화화

    다음날인 22일에도 이 후보를 향한 조롱글은 이어졌다. 한국은행 직원이 인증된 한 네티즌은 '원화가 기축통화가 되는 날이 다 온다'는 글을 올렸다. 해당 게시글은 이 후보의 '기축통화국' 발언을 전한 기사를 첨부했다. 이 네티즌은 "일해라. 한국은행 국제국, 국제협력국…" 이라고 비꼬았다.

    또 다른 한국은행 직원은 "오늘만큼 한국은행에 다닌다는 사실이 자랑스러웠던 적이 없습니다"라는 글을 올렸다. 이 직원은 "무려 '기축통화'를 발권할 수 있는 중앙은행의 직원이 되었네요"라며 "내일은 양복이라도 입고 출근해야겠습니다ㅎㅎ"라고 썼다.
  •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후보의 '기축통화국' 발언을 두고 지난 22일 한국은행 직원이 블라인드앱에서 이 후보의 발언이 담긴 기사를 올리며 비꼬았다. ⓒ블라인드 캡처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후보의 '기축통화국' 발언을 두고 지난 22일 한국은행 직원이 블라인드앱에서 이 후보의 발언이 담긴 기사를 올리며 비꼬았다. ⓒ블라인드 캡처

  •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후보의 '기축통화국' 발언을 두고 23일 우리은행 직원이 블라인드앱에서 이 후보의 발언을 비판했다. ⓒ블라인드 캡처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후보의 '기축통화국' 발언을 두고 23일 우리은행 직원이 블라인드앱에서 이 후보의 발언을 비판했다. ⓒ블라인드 캡처
    우리은행 직원도 "기축통화 될 거로 생각하는 건 코미디" 비판

    23일에도 이 후보 발언을 향한 비판이 이어졌다. 블라인드앱에는 '우리은행' 소속이라고 밝힌 네티즌이 '토론을 보고도 지지할 수 있구나' 라는 글을 통해 "기축통화가 될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도 코미디"라며 이 후보의 발언을 비판했다.

    이 네티즌은 "아직 (원화가) 기축통화는 아니지만, 국가부채를 올려놓으면 기축통화가 돼서 해결할 것이다"라는 발언은 "오늘 산 로또가 당첨될 것 같으니 명품도 사고 사치를 즐기자"는 말과 같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게시글에 롯데카드 직원이라고 밝힌 네티즌은 "세금을 걷어서 나중에 국민에게 쓸 거니까 국토보유세가 명칭이 틀렸고 토지이익배당이라고 궤변을 한 자답다"며 글 게시자를 옹호했다.

    민주당 "전경련 배포한 보도자료 인용한 것"… 국민의힘 "SDR는 권리이지 기축통화 아냐"

    민주당은 이 후보가 언급한 기축통화국 편입 가능성 관련 발언이 전경련이 지난 13일 배포한 보도자료를 인용했다고 설명했다.

    전경련은 자료에서 원화가 IMF 특별인출권(SDR) 통화 바스켓에 편입될 가능성을 제시했다. SDR는 미국 달러, 유로, 중국 위안, 일본 엔, 영국 파운드 등 5개 통화로 구성돼 있다.

    이와 관련, 허정환 국민의힘 선대본부 수석부대변인은 지난 22일 논평에서 "SDR는 외환위기 등에 처할 때 담보 없이 인출할 수 있는 권리이지 기축통화가 아니다"라며 "GDP가 3분의 2 수준인 중국이 위안화를 기축통화로 만들기를 희망하지만, 기축통화로 인정받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