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익신고자 보호 및 모니터링 강화, 지자체 특별감찰관제 적용법인카드·마일리지·적립포인트 등 국고 유용 처벌조항 규정권영세 "도무지 알 수 없는 이상한 사과… 그 남편에 그 부인"
  •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배우자 김혜경 씨가 지난 9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과잉의전 논란에 대해 사과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이종현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배우자 김혜경 씨가 지난 9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과잉의전 논란에 대해 사과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이종현 기자
    국민의힘이 10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부인 김혜경 씨의 이름에서 차용한 '김혜경방지법'을 발표했다. 국민의힘 선거대책본부 청년본부에서 마련한 이 법안은 이달 중으로 당 차원에서 입법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김씨가 '황제 갑질' 논란과 관련해 사과에 나선 지 하루 만에 진정성이 의심된다며 공무원과 그 배우자 및 친인척의 국고 유용 엄중처벌 등을 골자로 한 법안으로 공세 수위를 높이는 모양새다.

    "이재명·김혜경, 영혼 없는 사과로 물타기"

    국민의힘 선거대책본부 장예찬 청년본부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공금 횡령, 황제 갑질, 권력 사유화 등 성남시청과 경기도청에서 벌어진 일들은 명명백백 불법행위들"이라며 "그럼에도 이재명 후보와 김혜경 씨는 영혼 없는 사과로 물타기에만 나섰다"고 지적했다.

    장 본부장은 "아무것도 인정하지 않는 김혜경 씨를 향한 공익신고자의 외침이 국민 모두의 마음일 것이다. 국민의힘 청년들은 비판에만 그치지 않고 대안을 제시하기 위해 방지법을 만들었다"며 "황제 갑질과 공금 횡령을 막고, 공익신고자를 보호하려면 정치와 제도 개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국민의힘은 지난 3일 선거대책본부 산하 청년본부 직속기구인 '김혜경황제갑질진상규명센터'를 설치하며 청년의 눈으로 김씨 논란을 들여다보고 원내에서 지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해당 논란은 '황제 의전'을 넘어 청년을 대상으로 한 '직장 내 황제 갑질'이라는 이유에서다.

    이들이 이날 발표한 '김혜경방지법'의 주요 내용은 먼저 공익신고자 보호 및 모니터링 의무를 강화하는 방안을 담았다. 신고자의 불이익이 확인되면 관련 책임자를 엄중히 처벌하겠다는 것이다.

    현행 특별감찰관제도를 광역자치단체에도 적용한다는 내용도 포함했다. 견제와 감시를 거부하는 권력은 부패하기 쉬운 만큼 특별감찰관제도를 통해 자치단체장과 가족의 불법행위를 엄격하게 감시하겠다는 취지다.

    관용차·법카·마일리지 등 국고 유용 규정

    공무원과 배우자 등 친인척의 국고 유용은 엄중히 처벌할 방침이다. 관용차는 물론 법인카드, 항공사 마일리지, 적립포인트 등 국고 유용 처벌조항을 명시적으로 규정해 관행 탓으로 돌리는 변명을 막을 예정이다.

    또 사적인 업무를 지시한 상급자와 이를 통해 이득을 취한 이해당사자 모두를 처벌하겠다고도 했다. 

    장 본부장은 "부당한 업무 지시자는 물론 중간관리자의 '꼬리 자르기'를 방지해 우월한 지위와 관계를 남용한 조직 내 괴롭힘문화를 근절하겠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법안을 전달받은 유의동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이번 대선은 민주당정부의 5년 동안 무너져내린 정의와 상식을 바로 세울 기회"라며 "이재명 후보 배우자인 김혜경 씨와 관련해 제기된 수많은 의혹에 대해 우리가 적극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유 정책위의장은 "(김혜경방지법은) 이러한 불법을 회피하거나 의도적으로 무시하고 벌어지는 행위들을 어떻게 효과적으로 제압할 수 있을까에 대한 아이디어가 담겨 있다"며 "당 정책위는 이 문제를 더 진지하게 적극적으로 검토할 것이고, 더 효율적인 제도로 다시 거듭나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달 중으로 당 차원에서 법안 발의 추진

    국민의힘은 이날 전달받은 김혜경방지법을 검토해 조만간 당에서 법안을 발의할 예정이다. 

    유 정책위의장은 "법안 발의 날짜를 못박을 수 없지만, 그동안 원내지도부와 소통해서 해온 일"이라며 "이달을 넘기지 않을 것"이라고 예고했다.

    국민의힘은 아울러 김씨가 전날 2분간 사과문을 읽고 4명의 기자에게 질문을 받은 것을 '사과 쇼'라고 비판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는 질문 기회가 주어진 일부 기자의 질문이 수준 이하라는 지적도 나왔다.

    권영세 국민의힘 선거대책본부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당 선대본 회의에서 "국어사전에 사과는 자기 잘못을 인정하고 용서를 비는 일이라고 설명한다. 그런데 (김혜경 씨는) 누가 무엇을 잘못했다는 것인지, 잘못을 인정하기는 한다는 것인지 도무지 알 수 없는 이상한 사과"라며 "무엇을 사과하느냐고 묻자 수사와 감사가 진행 중이라며 동문서답했다. 그야말로 그 남편에 그 부인"이라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