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하자"…이재명 측, 연일 안철수에 단일화 구애

더불어민주당에서 안철수 국민의당 대통령후보와 단일화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쏟아지고 있다. 하지만 정작 안 후보 측은 민주당과 단일화를 고려하지 않고 있다며 선을 그었다. 

안민석 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총괄특보단장은 9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나와 "이번 대선을 이기기 위해서는 안철수와 이재명이 단일화해야 된다는 주장과, 단일화 없이도 안철수가 완주만 하면 3자구도에서 이길 수 있다는 두 가지 주장이 맞서고 있다"고 밝혔다. 

안 특보단장은 그러면서 "검찰공화국이라는 이 두려움을 막아야 되지 않겠느냐"며 "그러기 위해서는 진보·보수와 이념을 떠나서 실용주의자들이 한 팀이 되어서 과거에 대한 심판만 하겠다고 하는 윤석열 후보 측을 상대하는 실용과 심판, 이 양자가 대결하는 이 프레임으로 가면 이번 대선을 이길 수 있다고 개인적으로 생각한다"고 단일화에 찬성했다. 

'이재명계 좌장'으로 불리는 정성호 민주당 의원도 이날 BBS 라디오 '박경수의 아침저널'에 출연해 "안철수 후보가 추구하는 정치적 노선과 가치 또는 공약들, 또는 정치개혁에 대한 의지, 또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정치세력의 상황들을 본다고 하면 오히려 민주당 이재명 후보와 더 가깝지 않나라고 개인적으로 생각을 해 본다"고 언급했다.

정 의원은 "안 후보가 민주당과 같이하는 것이 다음을 도모할 수도 있고, 또 본인의 정치적 비전을 실현하는 데도 도움이 되지 않겠나라는 생각을 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민주당은 물밑에서 안 후보 측에 단일화를 제의한 것으로 전해진다. 

민주당의 한 중진의원은 9일 통화에서 "분권형 개헌 등을 포함한 다양한 제안을 안철수 후보 측에 한 것으로 안다"며 "단일화는 눈에 보이는 곳이 아닌 물밑작업이 중요한 만큼 다양한 논의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기대했다.

하지만 정작 안 후보 측의 반응은 부정적이다. 문재인정부와 민주당에 각을 세우며 존재감을 드러내왔던 안 후보가 무슨 명분으로 이 후보와 단일화를 할 수 있느냐는 것이다. 

국민의당 관계자는 9일 통화에서 "단일화를 할 수 있는 명분이 전혀 없고, 정당성도 찾을 수 없다"며 "민주당이 문재인정부의 실정을 모두 인정하고 정권 심판에 나서야 한다고 해도 고민해볼 사안인데, 민주당의 인적자원은 그대로다. 변화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단언했다. 

안 후보도 직접 2012년 대선 당시 민주당 후보였던 문재인 대통령과 단일화를 '실수'라고 표현하며 단일화에 부정적 견해를 내놓기도 했다. 

안 후보는 8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토론에 참석해 "정치가 처음이라 선의로 하다 보니 그랬는데, 그런 실수를 반복하지 않아야겠다는 교훈을 얻었다"고 밝혔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안 후보와 단일화가 결국 야권 견제용이라는 말도 나온다. 야권 단일화가 대선 기간 막판 이슈로 떠오를 경우 민주당과 이 후보가 소외될 수 있는 상황에 대비한 포석이라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