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하영 차장검사, 주변인들에게 "진상 드러날 것" "사실대로 정확히 얘기할 것" 등 의지 밝혀 지난달 25일 사의 표명한 박하영 차장검사… 아직 사표 수리되지 않아 공직자 신분은 유지 중
  • ▲ 수원지방검찰청 성남지청. ⓒ연합뉴스
    ▲ 수원지방검찰청 성남지청. ⓒ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연루된 '성남FC 후원금 의혹'을 수사하다가 윗선과 갈등 끝에 사표를 낸 박하영(48·사법연수원 31기) 성남지청 차장검사가 "나중에라도 진상은 드러날 것"이라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일보는 박 차장검사가 검찰이 자체 진행 중인 경위 파악에 대해서도 "사실대로 정확하게 얘기할 것"이라는 입장도 밝혔다고 3일 보도했다.

    박하영 차장검사, 성남FC 사건 수사 중 돌연 사의 표명

    '성남FC 후원금 의혹'을 수사하던 박 차장검사는 지난달 25일 돌연 "더 근무를 할 수 있는 다른 방도를 찾으려 노력해봤지만 대응도 해봤지만 달리 방법이 없었다"고 사의를 밝혔다. 이후 박 차장검사가 성남FC 수사를 놓고 윗선인 박은정(50·29기) 성남지청장과의 갈등 때문에 사표를 제출했다는 얘기가 나오며 '성남FC 수사 무마 의혹'이 불거졌다.

    이후 같은 달 26일 김오수 검찰총장이 수원지검에 수사 무마 의혹 관련 경위를 파악하라는 지시를 내렸지만, 신성식(57· 27기) 수원지검장이 대검에 보낸 진상보고서에 박 차장검사가 작성한 '수사 무마 일지'가 빠진 것으로 알려지며 검찰의 수사 무마 의혹이 더 짙어지는 모양새다.

    박하영 "요청 있으면 있는 그대로 얘기할 것"

    국민일보에 따르면, 박 차장검사는 김오수 검찰총장이 '정확하게 사건 경위를 파악하라'고 당부한 성남FC 사건 수사 무마 의혹에 대해 "(수원지검의 진술) 요청이 있으면, 가서 있는 그대로 얘기하겠다. 설령 이번 조사에서 진상이 밝혀지지 않더라도 다시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주변에 말했다고 한다.

    다만 박 차장검사가 직접 언론에 나서서 목소리를 내지는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박 차장검사가 사표를 내기는 했지만, 아직 사표가 수리되지 않아 공직자 신분인 상태이기 때문이다. 이에 검찰 안팎에서는 박 차장검사가 수원지검의 진상 조사 절차와 방식에만 따를 것이라는 전망이다.

    한 검찰 관계자는 "공직에서 물러나기 전 거쳐야 하는 절차가 남아 있고, 선후배들에 대한 애정도 깊어 가볍게 처신하진 않을 것"이라고 이 매체에 전했다.

    박 차장검사가 수사하던 '성남FC 후원금 의혹'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2015년 성남FC 구단주(성남시장)로 있을 때 각종 인허가 등 편의를 봐주겠다는 대가로 여러 기업으로부터 광고비 명목의 160억원을 받았다는 내용이 핵심이다. 

    이 사건은 경기 성남 분당경찰서가 지난해 9월 수사하다가 '증거를 찾을 수 없었다'며 불송치 결정을 내렸다. 이후 고발인 측에서 이의를 제기하며 성남지청에 다시 배당된 후 박 차장검사가 수사를 담당하게 됐다. 그러던 중 보강 수사가 필요하다고 본 박 차장검사와 이를 막으려던 박은정 지청장이 갈등을 빚은 끝에 박 차장검사가 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변, 공수처에 박은정 고발… 직무유기·직권남용 혐의

    논란이 일자 박 지청장은 "수사팀의 검토 의견에 대해 수사 기록을 사본한 뒤 직접 28권, 8500여 쪽을 면밀히 검토했다"며 "그 결과 수사팀과 견해 차이가 있어 각 검토의견을 그대로 기재해 상급 검찰청에 보고하기로 하고 준비하던 중 박 차장검사가 사직했다"고 해명했다. 

    이 같은 해명에도 불구하고 박 지청장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 고발당했다. 지난 3일 '한반도 인권과 통일을 위한 변호사모임'(한변)은 박 지청장 등을 '직무유기 및 직권남용 혐의'로 고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