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대학생들 만나 "극빈하고 배운 것 없는 사람은 자유가 뭔지 몰라""부득이 입당" 발언도 구설수…중요 일정 수차례 지각, 아마추어 선대위
  • ▲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23일 오전 광주AI데이터센터 건립 예정지를 방문해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정상윤 기자(사진=윤석열 캠프)
    ▲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23일 오전 광주AI데이터센터 건립 예정지를 방문해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정상윤 기자(사진=윤석열 캠프)
    윤석열 국민의힘 대통령후보가 23일 1박2일간의 호남 방문 일정을 마무리했다. 전북·전남선거대책위원회를 출범해 호남민심 공략을 위한 전진기지를 마련하는 데는 성공했지만, 지각과 실언 논란으로 얼룩진 반쪽짜리 성공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與, 낡은 이념에 사로잡힌 이권 기득권 카르텔"

    윤 후보는 이날 광주시 북구 소재 인공지능(AI)중심산업융합집적단지 건립 예정지에서 호남 방문 이틀째 일정을 시작했다. 

    윤 후보는 이 자리에서 "차기 정부를 담당하게 되면 디지털 플랫폼 정부를 구축하겠다고 선언했다. 그 데이터센터가 바로 광주"라며 "우리나라 미래를 위해 광주 AI산업에 재정을 아끼지 않을 생각"이라고 밝혔다.

    오후에는 전남 순천시 한 호텔에서 열린 전남선대위 출범식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윤 후보는 지난 6월 정치참여를 선언한 이후 5·18정신을 헌법 전문에 담겠다는 등 더불어민주당의 전통적 지지층을 깨기 위한 노력에 주력했다. 전남선대위를 교두보 삼아 호남민심을 얻어 외연을 확장하겠다는 것도 이번 호남 방문 일정의 주된 메시지다.

    "국민의힘이 그동안 제대로 잘 못했기 때문에 호남분들이 마음의 문을 열지 못하고 지지하지 않으셨다. 충분히 이해가 간다"고 인정한 윤 후보는 "국민의힘이 진정한 국민의 지지를 받는 수권정당이 되기 위해 엄청나게 많은 혁신이 필요하다고 저도 늘 주장하고 있다"고 밝혔다.

    윤 후보는 그러면서 "국민의힘 대통령후보인 저로서는 (호남 지지율이) 10%든 15%든 좋다"며 "국민의힘이 호남인들 마음의 문을 열기만 하면 저희는 전국선거에서 대승할 것으로 확신한다"고 덧붙였다.

    윤 후보는 문재인정부의 실패 원인으로 기득권 민주화운동권 세력을 저격했다. "2017년 5월 이후 문재인정부가 잘한 것을 찾을 수 없다는 것이 국민의 중론이다. 시대착오적인 이념으로 엮이고 똘똘 뭉친 소수의 이너서클이 국정을 돌아가면서 담당했기 때문"이라고 평가한 윤 후보는 "소득주도성장, 코로나 방역 실패, 부동산정책 등도 있지만 가장 큰 잘못은 편 가르기 정치를 했다는 것이다. 영·호남을 갈라치고 국민을 쭉쭉 찢어서 자기들 편리할 대로 활용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윤 후보는 이어 "정부 인사발표 때마다 보면 어떻게 저런 사람들이 저 위치에 있느냐"며 "1980년대 민주화운동 하신 분들도 많이 있지만, 그 민주화운동이 그야말로 자유민주주의 정신에 따른 민주화운동이 아니고 어디 외국에서 수입해온 이념에 사로잡혀 민주화운동을 한 분들과 같은 길을 걸은 것"이라고 꼬집었다.

    임종석 전 대통령비서실장, 우상호 의원, 이인영 통일부장관 등 민주당 내 586 운동권을 겨냥한 공세 수위를 올리며 정권교체 필요성을 역설한 것이다.

    "역대 어느 정권보다도 이 정권만큼 낡은 이념에 사로잡힌 소수의 이권 기득권 카르텔이 엮여서 국정을 이끌어온 적은 없었다"고 단언한 윤 후보는 "저도 공직생활을 해봤지만 이런 정부는 없었던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재명 민주당 대통령후보를 향한 비판도 이어갔다. 윤 후보는 "대장동·백현동 사건은 검찰이 제대로 수사하지 않는데도 사건 관련자들, 초과이익 환수 조항을 뺀 사람들이 순차적으로 죽어 나가고 있다"며 "이런 정당이 다시 집권해서 우리 국민의 미래를 결정해야 하는가. 제가 부족한 것이 많지만 도저히 지켜볼 수 없다"고 질타했다.

    일정 지각, 실언에 옅어진 호남 방문 의미

    윤 후보는 그러나 1박2일간 호남 방문 일정을 소화하며 실언 논란과 지각 등으로 확실한 '서진(西進) 드라이브' 메시지에 힘을 싣지 못했다. 

    윤 후보는 22일 전북대 학생들과 만난 자리에서 "극빈한 생활을 하고 배운 것이 없는 사람은 자유가 뭔지도 모른다"고 말해 논란을 자초했다. 이날 전남선대위 출범식에서는 "정권교체를 해야 하고, 민주당은 들어갈 수 없어 '부득이' 국민의힘을 선택했다"고도 했다.

    오전 10시로 예정됐던 광주산업융합집적단지에는 첫 일정임에도 6분 늦게 도착하고, 전남선대위 출범식에도 8분 늦었다. 22일에도 전북대 학생들과 간담회 일정이 오후 2시임에도 40분 지각하고 새만금 33센터를 오후 5시에 둘러볼 예정이었으나 오후 6시18분에 도착해 이미 깜깜해진 현장에서 브리핑을 받았다.

    선대위 관계자는 뉴데일리에 "일정 부분은 할 말이 없다. 왜 이렇게 무리하게 하는지 저희도 답답하다. 앞으로 세심하게 챙겨보겠다"고 말했다.

    윤 후보는 여수광양항만공사에서 '부득이' 발언과 관련해 "정치를 시작하면서 아홉 가지 생각이 달라도 정권교체라는 한 가지가 같으면 함께해야 한다고 했다. 국민의힘이 당시에 아홉 가지 다른 생각을 가진 분들을 다 포용할 수 없는 정당 아니었나"라며 "그래도 민주당의 대척점에 있는 정당이고 자유민주주의를 존중하는 기본적인 입장을 가졌기 때문에 제가 국민의힘에 입당해 더 많은 지지를 받는 정당이 되겠다고 말씀드린 것"이라고 해명했다. 

    '실언 논란'과 관련해서는 "(말이) 정제되지 않은 것이 아니고 앞뒤 발언과 취지를 봐야 한다"며 "아마 상대 진영에서 늘 해온 것처럼 마타도어식으로 (공격)한 것"이라고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