득표율 15% 넘으면 전액 보전… 10~15% 땐 절반, 10% 안되면 한 푼도 못 받아안철수 19대 대선 땐 지지율 21.41%… 460억 선거비용 전액 돌려받아이번 대선은 '비호감도' 높은 선거… 중도 안철수, 정권교체 걸림돌 될 것
  • ▲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이종현 기자
    ▲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이종현 기자
    어느 대선보다 완주 의사를 확고히 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지지율 10% 이상을 기록해 선거비용 보전과 대선후보로서 가치를 입증하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5일 국민의당에 따르면, 안 대표는 제20대 대통령선거 국민의당 후보로 확정됐다. 지난 3일부터 이틀간 온라인 전당원 투표를 진행한 결과 단독출마한 안 대표가 찬성 92.18%, 반대 7.82%를 받았다.

    "안철수정치 알아주면 망설임 없이 저를 던지겠다"

    안 대표는 페이스북에 '후보 수락의 글'을 올리고 "무모하고 불가능해 보여도 단 한 분이라도 안철수의 정치와 가치를 알아주신다면 망설임 없이 저를 던지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안 대표는 이어 "정치라는 게 어렵고 험한 길이라는 걸 뼈저리게 느꼈다. 그런데 왜 또 나서느냐고 한다. 왼팔만 있는 세상에 오른팔을 들고 가는 게 어리석을 수 있다"며 "그러나 세상은 공생이며 공존이며 상생이라고 믿는다. 오른손도 왼손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바보라는 비아냥도, 순진하다는 놀림도 감수하겠다"고 다짐한 안 대표는 "십 년 전에도 그랬던 것처럼, 기꺼이 진실한 정치로 세상을 바라보고 걸어가겠다"고 강조했다.

    안 대표의 대선 출사표는 이번이 세 번째다. 2012년에는 무소속으로 문재인 당시 민주통합당(현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단일화하는 과정에서 중도사퇴했다. 2017년에는 국민의당 대선후보로 완주했으나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 홍준표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 후보에 이어 3위로 대선 레이스를 마쳤다.

    정권교체와 정권 재창출의 대결 속 거대 양당이 주목받는 상황에서도 안 대표는 대선 완주 의사를 재차 강조했다. 4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한 안 대표는 "단일화할 생각으로 나오지 않았다. 내가 당선되기 위해서 나왔다"며 "내가 정권교체 주역이 되겠다고 나온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안 대표는 최근 메시지에서도 민주당과 국민의힘을 싸잡아 비판하면서 자신이 도덕적 우위에 있다며 지지를 호소하는 데 주력한다. 지난 1일 출마선언 당시 "이 나라를 5년간 맡겠다고 나선 대통령후보들은 어떻냐. 국민들은 '놈놈놈 대선'이라고 한다"고 전제한 안 대표는 "나쁜 놈, 이상한 놈, 추한 놈만 있다며 걱정이 태산이다. 능력도 도덕성도 국민 눈높이에 한참 못 미친다"고 지적했다.

    정치권에서는 안 대표가 독자출마로 완주한다면 의미 있는 성과를 걷을 수 있을지 느낌표보다 물음표가 먼저 나오는 상황이다. 안 대표가 두 자릿수 이상 득표율을 기록한다면 그가 속한 3지대도 힘을 받게 된다.

    선거법상 후보자가 총유효투표수의 15% 이상을 얻으면 선거비용 전액을 돌려받고, 10~15% 획득 시에는 절반만 돌려받는다. 득표율이 10%에 못 미치면 보전 대상에서 제외된다.

    4·7서울시장보궐선거 당시 안 대표는 자신과 배우자 재산으로 총 1551억8060만원을 신고했다. 이 가운데 자신 소유의 안랩 주식 186만 주의 가액이 1417억3200만원이다.

    안철수, 19대 대선 당시엔 선거비 전액 돌려받아

    안 대표는 19대 대선 당시 선거비용으로 460억여 원을 지출했고 21.41%의 득표율로 전액을 보전받았다. 1500억원이 넘는 자산을 보유한 안 대표에게도 약 3분의 1에 해당하는 돈이다.

    결국, 안 대표가 득표율 10% 이상을 기록해야만 선거비용 일부 보전과 두 자릿수 득표율이라는 성적표를 받게 된다.

    그러나 상황은 쉽지 않아 보인다. 여론조사업체 알앤써치가 MBN과 매일경제 의뢰로 지난 1일부터 사흘간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36명(가중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지지 성향과 상관없이 어떤 인물이 차기 대통령으로 적합하냐는 질문에 윤석열 후보(32.9%), 이재명 후보(29.3%), 홍준표 후보(18.4%), 유승민 후보(3.9%)에 이어 안 대표는 2.2%로 5위를 기록했다.

    게다가 안 대표의 대선 출마에 찬성 의견은 24.3%에 그쳤고, 반대한다는 의견이 65.9%에 이르렀다.

    황태순 정치평론가는 통화에서 "안 대표가 두 자릿수 득표율은 안정적으로 받을 것이다. 역대 어느 선거보다 비호감도가 높은 선거이기 때문에 (안 대표가) 유권자들에게 탈출구를 만들어 줄 것"이라며 "안 대표가 완주하면 득표율 수치가 어떻든 이재명 민주당 후보는 필승이고 국민의힘 후보는 필패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기사에서 인용한 여론조사는 구조화된 설문지를 이용한 무선 100% 자동응답(ARS) 방식으로 진행됐다. 표본은 성· 연령·지역별 인구비례 할당 추출 무선 RDD 방식으로 추출했다. 이후 성별·연령·지역별 가중값을 부여해 통계를 보정했다. 응답률은 4.9%로, 표본오차는 95%에 신뢰수준 ±3.0%p다.

    여론조사 관련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