安 "당선되기 위해 대선 나섰다"…'3수생' 의지에 野 분열 현실화이준석 "단일화 필수불가결 아냐… 새로운 제안 할 생각 없어"
  • ▲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강민석 기자
    ▲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강민석 기자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대선 3수'를 선언하면서 완주 의지를 재차 내비쳤다. 여야 총력전이 펼쳐질 내년 대선에서 안 대표가 독자출마를 고집할 경우 야권 분열이 일어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야권 단일화가 내년 대선의 핵심 변수로 떠오르면서 안 대표가 캐스팅보터로 평가되지만, 국민의힘 지도부는 하나의 카드일 뿐, 필수불가결((必須不可缺)은 아니라고 일축했다.

    대선 3수생 安, 단일화에 일단 선 긋기

    안 대표는 이날 공개된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대선 전 야권통합론'에 관해 "불가능한 일이다. 통합 협상이 이미 결렬됐고, 대선 과정에서 (통합을 놓고) 당원 투표를 할 수도 없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국민의힘 후보와 단일화'에 관해서도 "지금은 다른 생각이 없다. 제가 당선되고 제가 정권교체를 하기 위해 대선에 나왔다"고 재차 선을 그었다.

    안 대표는 이번에 세 번째 대선 출사표를 냈다. 2012년 무소속으로 문재인 당시 민주통합당(현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단일화하는 과정에서 중도사퇴했다. 2017년에는 국민의당 대선후보로 완주했으나 21.41%의 득표율로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홍준표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 후보에 이어 3위에 그쳤다.

    안 대표는 지난 4·7서울시장보궐선거에서 오세훈 당시 국민의힘 후보와 단일화에서 패한 뒤로도 선거를 도우며 단합된 야권이 승리하는 데 핵심 역할을 했다고 평가받았다. 그러나 김종인 당시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보궐선거는 야권 승리라는 안 대표에게 '건방지다'며 냉담한 반응을 보였고, 정치적 기반(서울 노원병)이 겹치며 '악연'이라고 평가받는 이준석 대표가 당선되면서 양 당 사이는 멀어졌다.

    안 대표가 서울시장후보 단일화 과정인 지난 3월16일 "단일후보가 되든 되지 않든, 야권 대통합을 이루겠다"고 한 지 5개월 만에 합당 최종 결렬을 알리며 양측 감정의 골은 깊어졌다. 실무협상에서 당명 변경 등 국민의당의 요구를 놓고 합의에 이르지 못했던 것이 주요했다.

    내년 대선에서 정권교체를 염원하는 국민의힘으로서는 초박빙의 구도를 조금이라도 유리하게 만들기 위해 국민의당에 다시 한번 손을 내밀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유승민 국민의힘 대선 경선후보는 이날 오전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안 대표와 단일화를 묻는 말에 "중간에서 몇 퍼센트라도 가져가면 정권교체가 굉장히 어렵다고 본다"며 "단일화를 거부할 명분이 없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안 대표의 당선 가능성이 크지 않으나 야권 표를 갈라칠 수 있다는 우려다.

    이준석 "거간꾼 노릇, 해당행위로 간주해 징계"

    다만 국민의힘 지도부는 '당 후보 중심'을 강조했다. 일방적으로 국민의당 견해를 대변하는 당 내 인사는 해당(害黨)행위로 간주하겠다는 초강수도 띄웠다. 야권단일화를 열어두면서도 흡수 또는 연대 등 국민의힘으로의 통합 의사를 분명히 밝힌 것이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공개된 조선비즈와 인터뷰에서 '선거일이 다가올수록 안 대표와 단일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질 텐데, 어떻게 대응할 것이냐'는 질문에 "대선 때 부화뇌동하고 거간꾼 행세를 하는 사람이 있다면 역대급 해당행위를 하는 것으로, 처음 나오는 순간 일벌백계로 처리하겠다"고 경고했다.

    이 대표는 "서울시장보궐선거 때 경선 뒤 당 후보였던 오세훈 시장이 굉장히 섭섭해 했다"며 "당 후보로 결정됐는데 나경원 후보를 지지하던 분 중 상당수가 당시 (국민의당 후보인) 안 대표에게 갔던 것인데, 그것은 사실 해당행위"라고 지적했다.

    이어 "우리 후보가 누구로 결정될지 모르지만, 결정되는 순간 다음날부터 후보와 합의해 '누구든지 당 지도부나 후보와 미리 상의하지 않고 거간꾼 노릇을 하는 사람은 해당행위자로 징계하겠다'고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와 관련해 "당 윤리위원회에 별도 지침을 내리겠다"고 예고했다.

    '야권 표 분산' 우려에는 "안 대표는 독자출마를 선언했고, 따로 새로운 제안을 할 생각은 없다. 단일화가 전략 중 하나이지, 선결 또는 필수불가결 조건이 아니다"라며 "안 대표 의중이 바뀌거나 (국민의힘) 후보와 상의 끝에 결론을 도출하면 다를 수는 있지만, 지금 당 대표로서 제시할 협의나 협상은 없다"고 덧붙였다.

    김철근 국민의힘 대표 정무실장도 페이스북에 "서울시장선거 2번, 대통령선거 3번째. 이 정도면 출마병 수준"이라며 "정권교체를 원하는 국민들을 보면 어찌해야 할지 알 텐데, 뭐라 조언할 수 없는 지경까지 갔다"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