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무성 "사임 과정에 감사관실 두 차례 출석… 정진상·유동규가 날 그만두게 할 수 있나"당시 유동규 "그 XX 내가 날린다. 이재명에도 얘기 됐다"… 이재명 "황무성 왜 그만두지 했다"
  • ▲ 황무성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사장이 지난 24일 오후 참고인 조사를 위해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 황무성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사장이 지난 24일 오후 참고인 조사를 위해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황무성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사장이 사임하기 직전 성남시청 감사관실에 두 차례 불려간 것으로 알려졌다. 황 전 사장은 2015년 당시 자신을 향한 사퇴 압박과 관련 "이재명 시장 지시라고 생각했다"는 의견을 밝혔다.

    일각에서는 황 전 사장이 임기를 1년7개월 남기고 퇴임하는 과정에 성남시 차원의 압력이 작용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나왔다. 그러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는 이번 일에 전혀 관여하지 않았다는 주장을 고수했다.

    성남도공 관계자들 "황무성 찍어내려 감사관실 움직였다"

    황 전 사장은 지난 25일 조선일보와 인터뷰에서 "(사임 과정에서) 성남시청 감사관실에서 두 차례 요청이 있어 간 적이 있다"고 밝혔다. 성남도시개발공사 관계자들 역시 "황무성 전 사장을 찍어내기 위해 성남시 감사관실이 움직였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동규 당시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황 전 사장을 쫓아내기 위해 성남시청을 동원했다는 말이다. 

    당시 유 전 본부장은 주변에 황 전 사장과 관련해 "그 XX는 내가 날린다" "2층 사장(이재명 당시 성남시장)에게도 이미 얘기가 됐다"는 등의 말을 하고 다녔다고 한다.

    유동규 "그 XX는 내가 날린다… 이재명 시장에게도 얘기가 됐다"

    조선일보는 동부건설·한신공영 등 대형 건설사에서 일했던 황 전 사장이 관련 업계 사람들과 식사한 것이 '퇴출 명분'이 됐다고 보도했다. 황 전 사장은 GS건설 부사장 등을 거치며 30년 이상 건설업계에서 몸담았다 성남도시개발공사에 들어왔다.

    성남도시개발공사 관계자는 조선일보에 "유동규 씨가 '황 전 사장이 성남시 개발정보를 흘리고 다닌다'는 식으로 몰고 갔다"며 "이로부터 얼마 지나지 않아 황 전 사장이 시청 감사관실에 불려갔다는 이야기가 돌았고, 그 직후 임기가 한참 남은 사람(황 전 사장)이 스스로 그만두더라"고 말했다.

    황무성 "정진상·유동규가 나한테 그만두라 할 수 있나"

    황 전 사장은 자신을 향한 사퇴 종용과 관련 "이재명 당시 성남시장의 뜻으로 이해했다"면서도 "인간적으로 모멸감을 느꼈다"고 25일 중앙일보에 밝혔다.

    황 전 사장은 "유씨가 언급한 '시장님 명'을 어떤 뜻으로 받아들였느냐"는 질문에 "'정'(정진상 당시 성남시 정책실장)과 '유'(유동규 전 공사 기획본부장)를 계속 언급하지 않나. '시장님'이라고 일곱 번 등장한다고 하는데, 그대로 이해하면 된다"고 답했다.

    "사퇴의 명을 이재명 시장이 내렸다는 뜻인가"라는 물음에 황 전 사장은 "나는 그렇게밖에 인식을 못한다. '정 실장' '유동규' '시장님' 이렇게 말하는데 당연히 그렇게 이해했다. 임면권자가 한 거다. 정이나 유가 나를 그만두라고 할 수 있겠나"라고 반문했다.

    "유씨가 시장 지시로 움직였다는 것이냐"고 재차 묻자 황 전 사장은 "그렇게 생각한다"고 짧게 대답했다.

    황무성 "사퇴는 이재명 지시… 사직서를 내가 직접 쓰지도 않았다"

    황 전 사장은 사퇴 당시 "창피했다"며 "인간적으로 모멸감을 느꼈다"고 중앙일보에 토로했다. 이 후보가 황 전 사장의 퇴임이 아쉬웠다는 취지로 말한 것과 관련해서는 "이번 국정감사나 인터넷에 떠도는 이야기를 보니까 유씨 말대로 '내가 너무 순진했구나' 싶었다"고 불편한 심기를 내비쳤다.

    황 전 사장은 "녹취록에도 제가 '정 실장이 두 마디 하는 얘기네'라고 한 것은 나한테 하는 말, 유씨에게 하는 말이 다르다는 뜻이다. 정반대 되는 얘기를 양면성을 가지고 하는 거"라고 부연했다. 

    중앙일보에 "사직서도 직접 쓴 것이 아니라 유씨가 가져온 거다. 거기에 서명만 했다"고 강조한 황 전 사장은 "검찰과 경찰에도 녹취록을 오늘(25일) 제출했다"고 밝혔다.

    이재명 측 "녹취록 믿을 수 있나… 억울했으면 그때 이의제기했어야"

    이 후보는 이번 의혹에 전혀 관여하지 않았다는 주장이다. 이 후보는 25일 경기지사직 사퇴 기자회견 뒤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황 전 사장이 그만둔다고 했을 때 '왜 그만두지'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현근택 전 이재명 캠프 대변인은 26일 YTN 라디오 '황보선의 출발 새아침'에 출연해 논란이 된 녹취록과 관련 "신뢰성이 의심스럽다"고 평가했다. 

    현 전 대변인은 "녹취록이라는 것은 한쪽의 얘기만 듣는 것"이라며 "제3자가 녹취했을 때는 (재판에서) 어느 정도 신뢰할 수 있는데 본인과 상대방의 대화 중 특정 시점에 녹취를 하는 것은 신뢰하기 어렵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황 전 사장과 유씨 간 대화에서 '시장님 명'이라는 발언이 나온 것에는 "다른 이유가 있을 수도 있다"며 "이게 2015년 일이다. 만약 본인이 억울했으면 그때 그것을 공개하든지, 아니면 인사 제기를 하든지 소청 심사하든지 하면 되는 것인데, 이걸 지금에 와서 (공개)하는 것도 의아하다"고 반박했다.

    현 전 대변인은 "녹취록이라는 것은 항상 의도가 들어가는 것이다. 만약에 본인(황 전 사장)이 해고라고 생각했으면 (그 당시) 이의제기를 하면 되는데, 이해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