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경북 구미 박정희 생가 방문…朴 지지자들 "탄핵 원흉" "사퇴하라" 반발
  • ▲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가 17일 오전 경북 구미시 상모동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를 찾아 분향을 마친 뒤 박근혜 전 대통령 구속에 항의하는 보수단체 회원들이 대거 몰리자, 경찰의 호위를 받으며 생가를 나오고 있다.ⓒ뉴시스
    ▲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가 17일 오전 경북 구미시 상모동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를 찾아 분향을 마친 뒤 박근혜 전 대통령 구속에 항의하는 보수단체 회원들이 대거 몰리자, 경찰의 호위를 받으며 생가를 나오고 있다.ⓒ뉴시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경선후보가 17일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를 찾아 당 핵심 지지층 공략에 나섰지만, 박근혜 전 대통령 지지자들의 거센 항의를 받으며 곤욕을 치렀다.

    이날 정치권 등에 따르면, 경북 구미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 앞에는 윤 후보 지지자들 100여명이 몰려 "정권교체 윤석열" 등을 외쳤다. 김영식·정희용·이만희 등 국민의힘 의원들이 윤 후보를 맞았다.

    반면 우리공화당 당원을 비롯해 박근혜 전 대통령 지지자들도 대거 운집해 "윤석열 사퇴하라", "여기가 어디라고 오느냐", "박근혜 탄핵 원흉은 물러가라" 등의 구호를 외치며 항의했다. 이들이 윤 후보 지지자들, 경찰과 뒤엉키며 몇몇이 넘어지는 등 현장은 아수라장이 됐다.

    윤 후보는 이날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 참배 후 기자들과 질의응답 시간을 가질 예정이었으나 현장 충돌로 서둘러 자리를 떴다. 일정에 동행한 한 국민의힘 의원은 본지와 통화에서 "비가 오는 궂은 날씨에 사람들이 몰려 우산을 쓸 겨를도 없었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윤 후보가 국민의힘 의원들에게 '옥천(육영수 여사 생가)과 여기(구미) 분위기가 많이 다르네요'라고 해 제가 여기는 두 명의 대통령을 배출한 곳이니 그럴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윤 후보가 이날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를 찾은 것은 본격적인 당 대선 경선이 시작됨에 따라 국민의힘 핵심 지지층에 지지를 호소하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윤 후보는 수감 중인 박근혜 전 대통령과 관련해 지난 2016년 국정농단특검 수사팀을 지휘했다.

    윤 후보는 그간 '정치인 윤석열'과 '검사 윤석열'을 분리하려고 노력했다. 그는 이날 국민의힘 포항 북구 당협을 방문한 후 기자들과 만나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에서 반발하는 분들이 많았다'는 질문에 "제가 검찰에 재직할 때 박근혜 전 대통령 사건 처리에 관여했기 때문에 박 전 대통령 지지자들 입장에 대해선 안타까운 심정을 충분히 이해한다"며 "제가 감내해야 할 부분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조원진 우리공화당 대표는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거짓 쇼로 국민을 현혹시키고 있다"며 "지금이라도 국민과 박근혜 대통령께 진심 어린 사과를 하는 것이 맞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