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대선 토론 영상들 '홍준표의 문재인 참교육'으로 재탄생해 조회수 대박'홍준표한테 털리는 문재인' '문재인 틀렸고, 홍준표 옳았다' 영상 조회수 수백만'보수 야권 적합도' 홍준표 32.6% vs 윤석열 25.8%…첫 오차범위 밖 격차로 역전
  • ▲ 지난 2017년 4월25일 JTBC 대선 토론회에서 홍준표 후보가 문재인 당시 대선 후보를 향해
    ▲ 지난 2017년 4월25일 JTBC 대선 토론회에서 홍준표 후보가 문재인 당시 대선 후보를 향해 "저런 분이 대통령 되면 국민을 갖다 얼마나 억압을 할까"라고 말하고 있다.ⓒJTBC 방송 화면 캡처
    홍준표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가 '무야홍(무조건 야권 대선후보는 홍준표)' 바람을 타고 야권의 경선 구도를 '투톱 체제'로 재편시키는 분위기다.

    특히 야권의 '윤석열 위기'를 극복하고 여권의 '이재명 대세론'을 꺾을 대항마로 홍 후보에 대한 재평가도 확산하는 추세다.

    홍준표, '무야홍' 바람 타고 지지율 상승세

    최근 동영상 플랫폼 유튜브를 비롯해 주로 젊은층이 이용하는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무야홍'과 같은 밈 현상(밈은 '문화적 유전자'라는 뜻으로, 기존 문화 콘텐츠를 가공·재해석해 n차 콘텐츠를 생산해 소비하는 행태)과 더불어 '홍준표 재평가' 유행이 두드러진다.

    2030세대가 만든 '무야홍'이라는 말은 미국 알래스카에서 거주하는 한국인 노인이 과거 MBC 예능 프로그램 '무한도전'에서 외친 "무야호" 발언에서 파생됐다.

    청년층을 중심으로 인기를 끈 "무야호"는 일부 보수 성향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무야홍"으로 바뀌어 불렸고, 홍 후보 지지층 사이에서도 유행을 이끌었다.

    또 유튜브에서는 지난 2017년 대선 당시 토론회 영상이 이른바 '홍준표의 문재인 참교육' 영상으로 재탄생해 수백만 조회수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 7월28일 유튜브에 올라온 '홍준표한테 까불다가 영혼까지 털리는 문재인' 제목의 영상은 현재 217만회가 넘는 조회수를 기록했다.

    영상은 '성완종 리스트'로 홍 후보에게 공세를 펼친 문재인 당시 대선 후보가 "왜 사면을 두 번이나 해줬나"라고 역공을 당한 뒤 당황해 하는 모습이 담겨 있다.
  • '홍준표의 문재인 참교육' 영상 수백만 조회수

    또 지난 7월15일 올라온 '문재인이 틀렸고, 홍준표가 옳았다!(4대강 이야기)' 제목의 영상은 현재 300만회에 가까운 조회수를 기록했다. 홍 후보는 '4대강 사업'을 지적하는 문 당시 후보에게 "그건 잘 한 사업이다. 4대강 사업으로 수량이 풍부해지고 여름에 가뭄과 홍수가 없어졌다"고 되받아쳤다.

    댓글에는 "지금 생각해보면 참 맞는말 자판기였다" "다시 보니 홍준표였다" "정확한 논리와 팩트로 이야기하는 홍카콜라" "살면서 대선을 기다려보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그때는 미처 몰랐다. 준표형이 진짜 답이다. 홍카콜라 가즈아('가자'를 길게 발음한 것)" 등의 반응이 쏟아졌다.

    또 경제악화를 전 정권 또는 세계경제 탓으로 돌린 문재인정부를 향해 "핑계로 성공한 사람은 대한민국에서 김건모뿐이다"라고 쏘아붙인 홍 후보의 발언도 폭발적 인기를 끌었다.

    댓글에는 "마지막에 빵터졌다" "팩트와 유머" "너무 웃겨서 홍형 마음에 든다" "말빨은 최고다. 아무도 못당한다" "스윙스(래퍼)도 울고 갈 펀치라인(힙합에서 동음이의어를 사용한 중의적 표현을 목적으로 사용하는 가사)" 등 반응이 이어졌다.

    홍 후보에 대한 재평가가 젊은층 사이에서 일종의 '놀이'로 자리매김하면서 홍 후보의 지지율도 탄력을 받고 있다. 홍 후보는 특히 2030 세대와 남성층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것으로 나타난다.
  • ▲ 홍준표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가 9일 페이스북에 '골든크로스' 여론조사 결과에 대한 게시글을 공유했다.ⓒ홍준표 페이스북 캡처
    ▲ 홍준표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가 9일 페이스북에 '골든크로스' 여론조사 결과에 대한 게시글을 공유했다.ⓒ홍준표 페이스북 캡처
    홍준표, 2030세대 지지 상승세 이어가

    홍 후보는 9일 발표된 오마이뉴스 의뢰·리얼미터 여론조사에서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를 오차범위 밖으로 꺾고 역전을 거뒀다. '보수 야권 대선후보 적합도' 조사에서 홍 후보는 32.6%, 윤 후보는 25.8%를 얻었다. 두 사람의 격차는 6.8%p다.

    홍 후보의 약진은 전방위적으로 나타나고 있지만 젊은층과 남성층에서 두드러진다. 홍 후보는 20대(37.7%)와 40대(40.2%)에서 각각 13.4%p, 16.0%p 치솟는 상승세를 보였고, 홍 후보에 대한 20대 남성의 지지도는 53.7%로 과반이었다.

    이날 발표된 일요신문 의뢰·조원씨앤아이 여론조사에서도 비슷한 양상이 나타났다. 홍 후보는 '국민의힘 대선후보 적합도' 경선 가상 양자대결에서 36.6%로 윤 후보(30.0%)를 6.6%p 차로 앞섰다.

    조원씨앤아이 조사에서도 홍 후보는 서울과 호남 지역, 2030 세대, 남성, 민주당 지지층 등으로부터 높은 지지를 받았다.

    성별로도 홍 후보가 남성·여성으로부터 윤 후보보다 높은 지지율을 얻었다. 윤 후보의 경우 남성 30.8%, 여성 29.1%의 지지를 얻었고, 홍 후보는 남성에게 43.4%, 여성에게 29.8%의 지지를 받았다.

    연령별로는 홍 후보가 60세 이상을 제외한 전 연령에서 윤 후보보다 높은 지지도를 보였다. 특히 홍 후보는 20대에서 45.8%를 기록, 윤 후보(19.7%)를 두 배 이상 차이로 앞섰고, 30대에선 홍 후보 40.5%, 윤 후보 23.3%, 40대는 홍 후보 38.8%, 윤 후보 21.4%로 17%p 격차가 나타났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본지와 통화에서 "'무야홍'과 같은 밈 현상, 유튜브 짤방 등 젊은층 사이에서 문화적 유행처럼 도는 관심이 정치에도 일정 부분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평가했다.

    신 교수는 이어 "국민의힘이 원래 젊은층에게 인기가 폭발적인 정당이 아닌데 홍 후보가 이렇게 젊은층 지지를 끌어내면, 설사 다른 사람이 최종 후보가 되더라도 젊은층 지지 반 정도는 남을 것이고 국민의힘 입장에선 홍 후보가 굉장히 큰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기사에 인용된 여론조사 개요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