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희 통치에 국민 서로 다른 의견… 어느 국민도 여사님 비판 안해"박근혜 수사 마음의 짐 남은 듯… "정부 인사발령 따라 소임 다한 것"
  • ▲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경선후보가 31일 오전 충북 옥천군 육영수 여사 생가를 방문해 육 여사의 사진기록물을 살펴 보고 있다.ⓒ충북 옥천=강민석 기자
    ▲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경선후보가 31일 오전 충북 옥천군 육영수 여사 생가를 방문해 육 여사의 사진기록물을 살펴 보고 있다.ⓒ충북 옥천=강민석 기자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경선후보는 31일 충청북도를 찾아 이틀째 충청권 민심 훑기에 나섰다. 특히 육영수 여사 생가를 찾는 등 캐스팅보트로 불리는 충청민심과 함께 국민의힘 핵심지지층을 공략하는 행보를 이어갔다.

    "낮은 곳 향한 여사님 모습 기억에 생생"

    윤 후보는 이날 충북 옥천에 위치한 육영수 여사 생가 방문으로 일정을 시작했다. 비가 내리는 궂은 날씨에도 생가 주변에는 지지자 50여 명이 운집해 "윤석열 대통령"을 외쳤다. 몇몇 지지자는 "박근혜 대통령을 살려 달라" "(감옥에서) 꺼내 달라"고 소리쳤다.

    윤 후보는 육 여사 영정을 향해 묵념한 후 해설사의 설명을 들으며 생가 곳곳을 둘러봤다. 생가에는 박정희 전 대통령과 육 여사의 약혼식을 비롯해 청와대 생활 당시 찍은 사진들이 전시돼 있었다.

    윤 후보는 특히 우산을 씌워 주려던 캠프 관계자에게 "들지 않아도 된다"며 비를 맞기도 했다. 최근 강성국 법무부차관의 '과잉 의전' 논란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윤 후보는 현장에서 1974년 8월15일 발생했던 육 여사 피격사건을 언급하며 "지금도 기억이 생생하다"고 상기한 뒤 "유신 시절 박정희 전 대통령 통치방식에 국민들이 서로 다른 의견이 있을 수도 있겠지만, 여사님에 대해 당시를 기억하는 어느 국민도 비판하는 분이 없다"고 강조했다.

    "여사님께서 적십자활동이나 어린이·여성·암환자 등 우리 사회의 약자와 낮은 곳에 있는 분들을 늘 따뜻하고 어진 모습으로 대해 주셨다"고 회고한 윤 후보는 "저 역시도 오래 전 일이지만 우리 여사님의 그 낮은 곳을 향한 어진 모습이 지금도 기억에 생생하고 잊히지 않는다"고 말했다.

    "박근혜 수사한 것 맞지만 소임 다한 것"

    윤 후보가 충북 방문 첫 일정으로 육 여사 생가를 찾은 것은 수감 중인 박근혜 전 대통령과 관련해 국정농단특검 수사팀을 지휘한 '마음의 짐'이 남아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국민의힘 대선후보로 나선 만큼 핵심 지지층을 겨냥한 행보로 당심(黨心) 잡기에 나선 것이다.

    윤 후보는 이어 충북 청주시 오송첨단의료산업진흥재단을 둘러본 뒤 '박근혜 전 대통령을 수사한 분이 어떻게 육영수 생가를 방문할 수 있느냐는 반응도 있다'는 지적에 "제가 박 전 대통령 관련 사건 특검에 파견을 가 수사에 관여한 것은 맞다"면서도 "공직자로서 정부 인사발령에 따라 저의 소임을 다한 것일 뿐"이라고 답했다.

    또 "박 전 대통령 장기구금에 대해 안타까워하는 많은 분의 마음에는 제가 일정부분 공감한다고 말씀드렸다"고 환기한 윤 후보는 "생가 방문은 육영수 여사의 모습을 기억하는 국민으로서 의당 제가 할 것을 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전 대통령 사면과 관련해서는 "헌법상 대통령의 고유 권한"이라며 "국민통합의 관점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정략적 고려 없이 잘 판단할 것"이라고 원론적 견해를 재차 밝혔다.
  • ▲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경선후보가 31일 오후 충북 청주시 육거리 종합시장을 방문해 상인 및 시민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충북 청주=강민석 기자
    ▲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경선후보가 31일 오후 충북 청주시 육거리 종합시장을 방문해 상인 및 시민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충북 청주=강민석 기자
    "무너진 나라 바로잡겠다" 충청권 지지 호소

    육 여사 생가에 이어 국민의힘 충북도당을 방문한 윤 후보는 "역대 대선에서 충북의 민심을 잡지 못하고 승리한 후보가 없었다. 충북은 중화, 중용의 민심 바로미터이자 우리나라 전체 여론의 중심을 잡는 곳"이라며 "충북 도민과 함께 공정과 상식이 무너진 나라를 바로잡아 반드시 정권교체를 이루겠다"고 지지를 호소했다.

    윤 후보는 이날 충북 방문 마지막 일정으로 청주시 육거리시장을 찾아 상인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현장에는 지지자  100여 명이 몰렸고, 이들은 "정권교체 윤석열"을 외쳤다.

    윤 후보는 "충청인들의 정권교체 열망을 피부로 느끼고 확인했기 때문에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며 이틀간의 충청 방문 소회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