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의총, 개정안 통과 시기 놓고 팽팽… 원로들은 속도조절 당부
  • ▲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 김기현 원내대표를 비롯한 의원단이 3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현안 관련 긴급보고에서 언론중재법 개정안 철회를 촉구하고 있다. ⓒ뉴시스
    ▲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 김기현 원내대표를 비롯한 의원단이 3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현안 관련 긴급보고에서 언론중재법 개정안 철회를 촉구하고 있다. ⓒ뉴시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30일 진행하기로 한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언론중재법 개정안 관련 토론이 무산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언론중재법 개정안의 무리한 강행처리 시도가 있다면 양당 대표가 토론을 벌이는 의미가 없다는 것이다.

    이 대표는 30일 국회에서 열린 현안 관련 긴급보고에 참석해 "더불어민주당이 언론중재법 개정안을 무리하게 강행처리를 시도할 경우 송영길 민주당 대표와  MBC '100분 토론'은 무산될 것"이라며 "전적으로 그 책임은 민주당과 문재인정부에 귀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준석 "가짜뉴스 양산 집단, 민주당과 가까운 사람들"

    "토론이 성립될 수 있는 전제조건은 민주당이 불합리한 방법으로 입법을 강행처리하지 않는다는 확신이 있을 때"라고 강조한 이 대표는 "대화를 하겠다면서 한쪽에서는 입법처리 강행을 준비한다면 진정성 있는 태도가 아니다"라고 비난했다.

    민주당이 개정안 강행처리를 시도할 경우 이 대표가 30일 밤 10시30분으로 예정된 송 대표와  MBC '100분 토론' 동반출연을 거부하겠다는 것이다.

    이 대표는 이어 민주당이 과거 야당에 했던 비난을 언급하며 비판을 이어갔다. 지난 4·7 서울시장재·보궐선거에서 민주당이 오세훈 당시 국민의 힘 후보에게 제기했던 생태당·페라가모 의혹을 지적한 이 대표는 "확인되지 않은 정보로 우리 후보를 공격했던 일은 어떤 식으로 보상할 것이고 어떻게 책임질 것이냐"고 반문했다.

    이어 "가짜뉴스를 양산하고 틀린 정보로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주는 집단이 어딘지 되묻고 싶다"고 꼬집은 이 대표는 "민주당과 아주 가까운 위치에서 일하고 있는 여러 유튜버들, 심지어 공공 라디오 방송에서 진행자로 일하며 혹세무민하는 사람들"이라고 자답했다.

    여야 원내대표, 언론법 통과 두고 협상 계속

    민주당이 언론중재법 개정안 통과를 공언한 이날, 여야는 본회의 예정시간인 오후 5시를 넘겨서도 협상을 이어가는 모습이다. 윤호중 민주당 원내대표와 김기현 국민의 힘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4시 박병석 국회의장 주재로 회동했지만 협상에 실패했다.
  • ▲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3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회의장 주재 여야 원내대표 회동에서 기념촬영을 마친 후 각자 자리하고 있다. ⓒ뉴시스
    ▲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3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회의장 주재 여야 원내대표 회동에서 기념촬영을 마친 후 각자 자리하고 있다. ⓒ뉴시스
    윤 원내대표는 "언론중재법을 포함해 20개 법안을 모두 처리해 달라고 (박 의장에게) 요청했다"고 밝혔다. 김 원내대표는 "합의를 이루지 못했고, 의장은 구체적 의사표명이 없었다"고 전했다.

    여야 협상이 한창인 상황에서 민주당에서는 속도조절론이 힘을 얻는 모습이다. 송영길 민주당 대표는 30일 민주당 상임고문단을 초청해 언론중재법 개정안에 따른 의견을 수렴했다.

    이 자리에는 문희상·임채정·김원기 전 국회의장과 유인태 전 의원 등 민주당 원로들이 참석해 개정안 처리에 신중을 기하라고 당부했다.

    고용진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비공개 회동 직후 "(원로들이) 언론개혁의 필요성이 있고 국민도 법에 대해 찬성을 하고 있지만, 여러 사람과 손을 함께 잡고 가는 것이 좋겠다는 취지의 말을 공통으로 하셨다"고 전했다.

    국민의 힘, 개정안 통과 시 헌법소원 들어갈 듯

    언론중재법 개정안 통과의 최대 분수령으로 꼽혔던 민주당 의원총회에서는 강행 목소리와 신중론이 엇갈렸다. 의총에서는 개정안 내용 자체보다 통과 시기에 관한 의견이 오간 것으로 전해졌다.

    한준호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원내대표가) 의원들의 의견을 받아서 올라갔다. 의원들의 말에서 비중이 어디에 실려 있는지 판단을 하고 올라갔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후 여야 원내대표단은 오후 5시10분 의장실에서 다시 만나 회의를 재개하고 논의를 이어갔지만, 합의를 도출하지는 못했다. 윤 원내대표와 김 원내대표는 오후 7시에 다시 회동한다. 

    국민의 힘은 30일 민주당이 개정안의 본회의 통과를 강행할 경우 필리버스터로 맞선다는 방침이다. 필리버스터 이후 개정안이 통과되면 문재인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를 요구할 계획이다. 문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으면 헌법소원을 포함해 모든 수단을 취한다는 계획이다.

    김 원내대표는 "필리버스터를 뚫고서 민주당이 본회의에서 타결 처리하더라도 거기에서 끝나지 않을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