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남북 통신선 연락 두절에… 민주당 "유연하게 대처했어야" 한미훈련 탓
  • ▲ 남북통신연락선이 복원 14일만에 10일 또다시 단절됐다. 남북통신연락선이 복원된 지난 27일 군 장병이 서해지구 군 통신선 시험통신을 하고 있다. ⓒ뉴시스
    ▲ 남북통신연락선이 복원 14일만에 10일 또다시 단절됐다. 남북통신연락선이 복원된 지난 27일 군 장병이 서해지구 군 통신선 시험통신을 하고 있다. ⓒ뉴시스
    북한이 우리 정부를 비난하며 남북 통신연락선에 이틀째 응답하지 않는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에서 한미연합군사훈련을 탓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한미연합훈련이 남북 대화의 물꼬를 가로막았다는 것이다. 

    통일부는 11일 "오늘 오전 9시 남북공동연락사무소 업무 개시 통화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군에서 진행하는 동·서해지구 군 통신선 정기 통화도 없었다. 남북공동연락사무소는 매일 오전 9시와 오후 5시, 군 통신선은 오전 9시와 오후 4시에 정기 통화를 해왔다.

    남북 통신연락선은 지난 7월27일 복원됐다. 지난해 6월 북한이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하고 연락을 중단한 지 13개월 만이다. 

    與 "중단도 아니고 연기인데… 지휘체계 너무 경직"

    하지만 북한은 통신연락선이 복원된 지 14일 만인 10일 오후부터 정기 통화에 일절 응답하지 않았다. 한미가 하반기 연합훈련 사전연습에 돌입한 날 나온 조치다.

    북한 김여정은 10일 "미국과 남조선군은 끝끝내 정세 불안정을 더욱 촉진시키는 합동군사연습을 개시했다"며 "미군이 남조선에 주둔하고 있는 한 조선반도 정세를 주기적으로 악화시키는 화근은 절대로 제거되지 않을 것"이라고 불만을 쏟아냈다. 

    북한은 11일에도 한미연합훈련에 따른 비난을 이어갔다. 북한 김영철 통일전선부장은 이날 담화에서 "남조선이 전쟁 연습을 또다시 벌려 놓는 광기를 부리기 시작했다"며 "잘못된 선택으로 해 스스로가 얼마나 엄청난 안보위기에 다가가고 있는가를 시시각각으로 느끼게 해줄 것"이라고 협박했다. 

    북한의 원색적 비난과 도발 위협에도 오히려 민주당은 한미연합훈련 강행을 남북대화 단절의 원인으로 꼽았다. 민주당 의원들을 비롯한 범여권 국회의원 74명은 지난 5일 남북관계 개선을 위해 이달 중순으로 예정된 한미연합군사훈련 조건부 연기를 제안하는 공동성명을 발표하기도 했다.

    한미연합훈련 연기 성명에 동참했던 한 중진 의원은 11일 통화에서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친서를 교환하면서 가까스로 대화의 불씨를 살려가는 상황에서 결국 한미연합훈련이 발목을 잡은 형국"이라며 "한반도의 변화를 위한 장기적 관점으로는 한미가 이런 훈련에 유연함을 보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성명에 이름을 올린 또 다른 민주당 의원은 "북한 입장에서는 연합훈련이 위협적으로 느껴질 수밖에 없다"며 "중단을 하자는 것도 아니고 연기를 하자는 것인데 지휘체계가 너무 경직됐다"고 말했다. 

    野 "훈련 연기 반복되면 중단되는 것"

    야당은 어처구니 없다는 반응이다.  북한이 7월1일부터 하계훈련을 진행하는 상황에서 우리의 훈련을 문제 삼는 것 자체가 문제라는 것이다.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소속 조태용 국민의힘 의원은 11일 통화에서 "연합훈련을 연기하고, 또 진행한다고 하면 그때는 북한이 가만히 있겠느냐"며 "연기가 반복되면 중단되는 것과 결과적으로 차이가 없어진다"고 꼬집었다. 

    조 의원은 "북한은 훈련을 원래대로 실시하고 있는데 우리가 하는 훈련에 불만을 표하고, 그래서 하지 말자는 것은 안보를 북한에 맡기겠다는 것"이라며 "우리도 할 일을 해야 한다는 것을 북한도 이해하고 넘어가도록 하는 것이 맞다"고 강조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2019년 신년 기자회견에서 밝힌 내용과도 모순된다는 견해다. 문 대통령은 2019년 1월10일 신년사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비핵화 문제와 특히 종전선언 문제가 주한미군의 지위와 관련 없다는 점을 인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진 국민의힘 의원은 "정부·여당이 굴욕적인 북한 눈치 보기와 정략적인 위장평화 쇼를 계속하는 동안 우리의 안보는 무너지고 있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