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캠프에 장제원 등 현역 4명, 전직 다수 포진… 대세론 굳히기원희룡 "편 가르기 몰두 기가 막혀"… 지도부는 "제지할 일 아냐"
  • ▲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가 지난 3일 오전 서울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국민의힘 박성중, 이만희, 송석준 의원을 만나 오찬 간담회를 갖고 있다. ⓒ강민석 기자
    ▲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가 지난 3일 오전 서울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국민의힘 박성중, 이만희, 송석준 의원을 만나 오찬 간담회를 갖고 있다. ⓒ강민석 기자
    국민의힘 소속 윤석열 대선 예비후보가 최근 당내 전·현직 의원들을 캠프에 영입하며 세 불리기에 나서자 경쟁자들이 견제구 날리기에 열을 올리는 모습이다.

    윤 예비후보가 우군을 확보하며 당내 지지기반을 다지자 이를 비판하며 독주를 저지해야 한다는 판단인 것으로 풀이된다.

    원희룡 "정책은 말 안 하면서 의원들 줄 세우기 몰두"

    원희룡 예비후보는 5일 BBS 라디오 '박경수의 아침저널'에 출연해 "당 밖의 주자가 오신 것을 환영한다"면서도 "입당 후 정책과 비전은 대답을 아예 못하고 엉뚱한 얘기를 하면서, 당내 의원들을 편 가르고 줄 세우기를 하는 데 몰두하는 것을 보면서 기가 막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앞서 윤석열 캠프는 지난 3일 3선 장제원 의원을 캠프 종합상황실 총괄실장으로, 초선 이용 의원을 수행실장으로 임명한 데 이어 하루 만에 재선 이철규·윤한홍 의원을 각각 캠프 조직본부장과 종합상황실 총괄부실장으로 영입했다.

    주광덕·정용기·윤진식·강승규 전 의원 등도 캠프에 합류하며 현직뿐 아니라 중량감 있는 전직 의원들이 윤 예비후보 지근거리에 다수 포진했다. 국민의힘 입당 이후 전·현직 의원들의 윤 예비후보 캠프행이 계속되면서 대세론을 굳혔다는 평가도 받는다.

    이에 원희룡 예비후보는 윤 예비후보가 '부정식품' '120시간 노동' 등 발언으로 구설에 오른 것을 언급하며 "국가를 운영할 비전과 정책이 준비돼 있지 않고, 집중하고 있지 않다"고 꼬집었다.

    "그동안 문재인정부와 대척점을 세웠다는 점에서 국민들이 높은 관심을 보였지만 가면 갈수록 '누가 문재인 대통령보다 잘할 수 있는지'에 대한 해답을 제시해야 한다"고 지적한 원 예비후보는 "'내가 지금 지지율이 높으니 무조건 나를 밀라'는 것은 무엇을 믿고 따라가라는 거냐"고 비판했다.

    "초반부터 구태정치는 철학 자체가 잘못 돼"

    원 예비후보는 이날 경기도 과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대선 예비후보로 등록한 후 "(윤 예비후보는) 삶과 그 생각 속에 시대와 맞지 않는 낡은 생각들이 꽉 들어차 있는 것은 아닌지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치열한 검증과 토론을 하겠다"고 밝혔다.

    "외연 확장 경쟁이 벌어져야 하는데 초반부터 구태정치로 가는 것은 기본 철학 자체가 잘못돼 있는 것이 아닌가"라고 의문을 표시한 원 예비후보는 "준비가 안 된 후보들을 그 방향으로 끌고 가는 것은 자신의 공을 세우기 위한 측근들의 실적, 과잉 충성 경쟁"이라고 지적했다.

    공식 출마 선언을 앞둔 유승민 예비후보도 전날 JTBC에 출연해 "당 안에서 줄 세우기를 하는 것은 구태정치"라며 "지금 국민의힘 안에 세력이 어떻고 하는 것은 아무 의미가 없다. 지지도에 따라 움직이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지도부 김기현 "소신에 따른 후보 지지 당연"

    당 지도부는 과도한 영입경쟁을 우려하면서도 이를 당 차원에서 막을 일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특정 유력후보 캠프에 의원들이 줄서기를 한다는 비판이 나온다'는 지적에 "대선후보 선정 과정에서 의원들의 정치적 판단과 소신에 따라 지지 후보를 정하는 것은 당연하다"며 "제지할 일은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다만 "가장 경계하고 조심할 일이다. 불필요한 감정대립과 네거티브를 막아야겠다는 생각에 주요 당직에 있는 분들은 캠프에 참여 못하게 지침을 정했다"고 밝힌 김 원내대표는 "이제 (경선) 시작 단계인데 (캠프 영입 문제가) 과도하지 않도록 관심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