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대권주자들 '개헌론' 주장… 안철수 "정치야합, 국민이 납득 못해"
  • ▲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정상윤 기자
    ▲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정상윤 기자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최근 여야 구분 없이 유력 인사들이 띄우는 개헌 논의를 작심비판했다.

    안 대표는 23일 페이스북을 통해 "개헌을 고리로 이상한 정치야합이 꿈틀거리고 있다"며 개헌론을 거론하는 여야 정치권의 기류를 지적했다.

    앞서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동아일보와 인터뷰에서 최재형 감사원장의 '개헌 검토'에 긍정적이라는 취지로 말했다.

    김 전 위원장은 "최 원장이 대통령 5년 임기 중 2년만 하고 2024년 총선에서 내각제를 도입하는 개헌을 검토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내각제 개헌론자이기도 한 김 전 위원장은 인터뷰에서 개헌 필요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김 전 위원장은 그러면서 과거 '별의 순간을 포착했다'고 긍정적으로 바라봤던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관련해서는 "굉장히 초조해 하는 것 같다"고 평가절하했다.

    야권에서 최 원장을 대선후보로 추대하기 위해 결성한 '최재형추대모임'도 내각제 개헌론자인 정의화 전 국회의장이 주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치권에서 최 원장을 측면지원하는 것으로 알려진 김무성 전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의원도 개헌에 적극적이다. 김 전 의원은 지난해 4·15총선을 앞두고 일부 더불어민주당 의원들과 함께 개헌을 추진했다 역풍을 맞고 무산된 바 있다.

    최 원장과 함께 야권의 잠룡으로 거론되는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도 개헌론을 지지한다. 김 전 부총리는 지난달 4일 대구에서 가진 한 특강에서 "개헌을 통해 5년 단임제와 선거법, 정당 시스템을 바꿔야 한다. 정치를 줄이고 권력은 나눠야 한다"고 주장했다.

    여권에서는 박병석 국회의장이 개헌론을 적극 주창한다. 박 의장은 지난 21일 취임 1주년 화상 기자간담회에서 내년 대선을 앞두고 개헌의 적기를 놓쳐선 안 된다며 "각 당은 개헌의 절박성을 다시금 인식해 공론화에 나서 달라"고 촉구했다. 이어 "여야가 나서 담대하게 개헌에 나서야 한다"고 피력했다.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와 정세균 전 국무총리, 이광재·김두관 민주당 의원 등 여권의 대권주자들도 일제히 개헌론에 목소리를 보탰다.

    이 전 대표는 토지초과이득세 등 토지 공개념 강화와 대통령 피선거권 연령을 낮추는 방안에 방점을 찍었다. 정 전 총리와 이광재·김두관 의원은 대통령 또는 중앙의 권한을 대폭 축소하자는 주장이다. 

    이처럼 여야 정치권이 이구동성으로 '개헌론'을 역설하자 안 대표는 "이슈 전환을 통해 실정을 덮으려는 현 정권 주류와, 개헌으로 사익을 추구하는 야권 일부가 손 잡고 권력을 나누자는 것"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현 정권의 잘못을 그냥 덮으면 미래로 나아갈 출발점이 사라진다"고 경계한 안 대표는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정치권의 '내각제 개헌' 움직임을 두고 익명을 요구한 한 정치학 교수는 통화에서 "'개헌론'은 정치권이 주도권을 잡으려 남용하는 이슈"라며 "오히려 우리나라는 대통령제임에도 이미 입법부의 권한이 비대해진 것이 더 문제"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