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미국도 적극 지지"… 野 "허울 좋은 이야기. 국민은 언제 맞을지도 모르는데"
  • ▲ 오스트리아를 국빈 방문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14일(현지시간) 비엔나 호프부르크궁에서 알렉산더 판 데어 벨렌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마친 뒤 공동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청와대
    ▲ 오스트리아를 국빈 방문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14일(현지시간) 비엔나 호프부르크궁에서 알렉산더 판 데어 벨렌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마친 뒤 공동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청와대

    오스트리아를 국빈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14일(현지시간) "북한이 동의한다면 북한에 (코로나19) 백신 공급을 협력하는 방안을 적극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이 우한코로나(코로나19) 극복을 위해 남북 간 방역·보건협력을 언급한 적은 있지만, 북한에 백신 지원 의사를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임기 말 남북대화, 미북협상 재개가 시급한 문 대통령이 북한을 행사장으로 끌어내는 방안으로 '백신 러브콜'을 보낸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스트리아 빈 호프부르크궁에서 알렉산더 판데어벨렌 대통령과 정상회담 뒤 가진 기자회견에서 "한국이 코로나19 백신의 글로벌 생산 허브 역할을 할 경우 북한도 당연히 협력 대상이 된다"며 "미국도 북한에 대한 인도주의적 협력에 대해서는 적극 지지했다"고 언급했다.

    이어 "개도국·저소득국이 공평하게 접종해야 비로소 전 세계가 코로나에서 해방될 수 있다"고 강조한 문 대통령은 "북한의 호응을 기대한다. 남북 대화와 협력이 확대된다면 북미대화를 촉진하는 선순환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6·15 기념 행사는 '한국 나홀로'

    하지만 대북 백신협력 조기 성사 여부는 아직 불투명하다. 최근 북한은 방역 장기화 대비를 요구하면서 내부 경각심을 강조했으며, 북한 매체에서는 백신 실효성을 지적하는 보도를 다루기도 했다.

    또한 15일(한국시간)은 6·15남북정상회담 21주년이었지만, 북한 관영 매체는 일절 이와 관련한 언급을 하지 않았고, 우리 측만 민간단체인 6·15공동선언실천남측위원회가 기념행사를 열었다.

    통일부 당국자는 이날 대북 백신 협력과 관련 "직접협력·국제협력 두 방식 모두 가능하다"며 "가능성을 모두 열어 놓고 구체적 방안을 마련해 나갈 것"이라고 답했다.

    김기현 "천안한 폭침 北 소행 말 한마디 못하면서"

    야권에서는 문 대통령의 '일방적 구애'에 문제를 제기했다.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당 원내대책회의에서 "국민은 언제 맞을지도 모르는 백신을 북한에 퍼주겠다는 정권"이라며 "천안한 폭침이 북한 소행이라는 말 한마디 못하고, 서해에서 처참하게 우리 공무원 시신이 훼손당했으나 진상조사와 책임자 처벌은 한 발도 못 (나아)갔다"고 비판했다.

    황보승희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군 통수권자로서 우리 장병의 안전조차 책임지지 못하고서는 북한 지원이라는 허울 좋은 이야기나 꺼낼 때인가"라며 "성추행 피해자인 부사관은 군의 조직적 회유와 압박, 은폐 앞에 억울한 죽음을 택했고, 어제는 우리 군 장병 6명에게 코로나19 백신 대신 식염수 주사를 접종하는 어처구니없는 일이 발생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