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작진, 재벌가 이야기 그린 드라마 홍보하며 "홍송원 대표가 자문"
  • '상위 1%' 재벌家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룬 tvN 토일드라마 '마인(Mine)'에 홍송원(68) 서미갤러리 대표가 미술 자문을 한 사실이 밝혀져 논란이 일고 있다.

    '재벌가 미술상'으로 통하는 홍 대표는 미술품 거래를 통해 재계의 자금세탁 창구 역할을 해왔다는 점에서 큐레이터라는 직업에 부정적인 이미지를 덧씌운 대표적 인물로 꼽힌다.

    '마인'을 연출한 이나정 감독은 지난 10일 제작진이 배포한 보도자료를 통해 "오랜 기간 갤러리를 운영하며 전문적 지식과 함께 작품을 컨설팅 해온 홍송원 갤러리 대표님의 자문을 받았다"며 감사함을 표했다.

    이 감독은 "고가의 작품들을 모두 저작권을 풀어서 그대로 구현한다는 것은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었는데, 홍송원 대표님이 한국의 젊은 작가들로 새로운 시도를 해보는 것이 어떻겠냐고 신선한 제안을 해주셨다"며 "그래서 이에 맞게 그림과 조각들을 함께 골라서 배치했다"고 밝혔다.

    이처럼 홍 대표가 '마인'의 자문 역할을 맡은 사실이 알려지자 네티즌들은 "그런 사람에게 자문을 구하다니 어이가 없다"며 "자막을 보고 황당했다. 범죄 처벌 여부는 이제 한국 사회에서 별게 아닌가 보다"라고 개탄했다.

    이에 대해 tvN 측은 조선일보에 "홍 대표의 행적에 대해서는 정확히 알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사주 일가 도와, 뒤에서 미술품 처분… 수십점 대신 팔아

    홍 대표는 재벌가 비자금 사건이 불거질 때마다 '비자금 창구'로 입방아에 오르내렸던 인물.

    2007년 삼성 비자금 사건과 2014년 동양그룹 사태 때 사주 일가의 비자금 조성에 관여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로이 리히텐슈타인의 '행복한 눈물'을 거래하면서 삼성 측 자금을 세탁해줬다는 의혹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으나, 동양그룹 사태 때 사주 일가를 위해 고가의 미술품을 대신 팔아준 혐의와 갤러리를 운영하면서 세금을 내지 않은 혐의는 사실로 인정돼 1·2심에서 유죄 판결을 받았다.

    공소사실에 따르면 이혜경 전 동양그룹 부회장은 2014년 동양그룹의 기업회생절차가 개시될 때 가압류의 강제집행을 피할 목적으로 미술품과 도자기, 가구 등 400여점을 홍 대표에게 건넸다. 홍 대표는 이 가운데 13점을 팔아 48억원가량을 현금화했다.

    이밖에 홍 대표는 2007~2010년 미술품 거래 과정에서 매출 기록을 조작해 30억여원의 법인세를 포탈한 혐의도 받았다.

    이에 강제집행면탈 및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조세포탈 혐의로 기소된 홍 대표는 1심에서 징역 2년(강제집행면탈)과 징역 1년 6개월에 벌금 20억원(조세포탈)을 선고받았고, 지난해 열린 항소심에서도 징역 1년 6개월(강제집행면탈)과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 벌금 20억원(조세포탈)을 선고받았다.

    [사진 제공 = tv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