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총 회장 '이재용 사면' 요구에… 김부겸 총리 "내가 하는 것 아니다, 文에게 전달"
  • ▲ 김부겸 국무총리가 3일 오후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경제 회복과 선도형 경제로의 도약' 국무총리-경제단체장 간담회에 참석해 발언을 하고 있다. ⓒ이종현 기자
    ▲ 김부겸 국무총리가 3일 오후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경제 회복과 선도형 경제로의 도약' 국무총리-경제단체장 간담회에 참석해 발언을 하고 있다. ⓒ이종현 기자
    김부겸 국무총리가 3일 대한상공회의소·한국무역협회 등 국내 경제5단체장과 간담회에서 거듭 제기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사면 건의에 "내가 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답변을 회피했다.

    손경식 경총 회장 "이재용 하루빨리 반도체 현장 복귀해야"

    이 부회장 사면과 관련한 언급은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장 입에서 나왔다. "우리 경제단체들이 이재용 부회장 사면 건의를 올린 바 있다"고 전제한 손 회장은 "세계 반도체시장의 동향을 볼 때 우리나라가 지금까지 지켜왔던 우위가 깨질 수도 있다. 이 부회장이 하루빨리 현장에 복귀해야 한다. 정부의 배려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촉구했다.

    이와 관련한 기자들의 질문에 김 총리는 "제가 하는 것이 아니다. 오늘은 그런 얘기를 할 자리가 아니다"라며 "손 회장이 정확하게 이야기했다. 오늘 이 경제계 지도자들의 여러 건의를 상당부분 정리해 대통령에게 보고할 것"이라고 에둘렀다.

    전경련, 지난달 정책실장 회동 때도 패싱... 이번에 또 '패싱'

    현 정부 들어 위상이 추락한 전국경제인연합회는 이번에도 참석 대상에서 제외됐다. 전경련은 지난달 이호승 청와대 정책실장이 대한상의·무역협회·한국경영자총협회·중견기업연합회·중소기업중앙회 등과 연속으로 회동할 때도 제외됐다.

    김 총리는 이날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정부가 열심히 한다고 했지만 경제인들에게 여러 가지 혼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그렇지만 부족한 것을 메우기 위한 노력을 할 것"이라며 "사회의 간극을 좁히고 코로나19 이후 회복에서 기업인과 국민이 상생할 수 있는 길을 찾겠다"고 말했다.

    간담회에서 기업인들은 ▲ 중대재해기업처벌법 보완 ▲ 탄소중립 이행에 따른 세제 혜택 등 지원 ▲ 불필요한 규제 개선 ▲ 중소 수출기업을 대상으로 한 물류비 지원 확대 및 세액공제 신설 ▲ 중소·중견기업 인력 확보 지원 ▲ 중소기업 52시간제 시행 유예 등 상당히 구체적인 건의를 했다.

    최태원 "고용·실업률 여전히 부진... 청년 실업률 마음 아파"

    전날 청와대에서 열린 4대 그룹 간담회에도 참석했던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은 "음식·여행·문화 등 내수업종은 상당수 적자운영 중이고, 고용과 실업률 지표도 여전히 부진하다"며 "특히 청년 실업률이 높아 기업하는 입장에서 마음이 아프다"고 말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최 회장과 손 회장을 비롯해 구자열 한국무역협회장,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장, 강호갑 한국중견기업연합회장 등이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