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부 "순식간이어서 몰랐다"… 허은아 의원 "평양바라기 文에 과잉충성"코리아·지구·위성사진 키워드 검색 후 영상 구입… 정작 '서울'은 제외
  • ▲ '서울'이 아닌 '평양'에서 시작하는 '2021 P4G 서울녹색미래정상회의' 영상. 해당 장면은 현재 '한강과 서울 상공' 장면으로 수정됐다.ⓒ청와대 유튜브
    ▲ '서울'이 아닌 '평양'에서 시작하는 '2021 P4G 서울녹색미래정상회의' 영상. 해당 장면은 현재 '한강과 서울 상공' 장면으로 수정됐다.ⓒ청와대 유튜브
    '2021 P4G 서울녹색미래정상회의' 개회식 관련 영상 가운데 개최지 서울을 알리는 장면에서 평양의 능라도 위성사진이 쓰인 것과 관련, 정치권에서 논란의 여진이 이어졌다.

    허은아 국민의힘 의원이 3일 외교부 P4G 정상회의준비기획단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능라도 장면은 개막식 영상을 최종적으로 점검하기 위한 최종 리허설 때 처음 등장했다.

    준비기획단은 문제의 장면이 지난달 25일 실무 리허설 때는 포함되지 않았으나 지난달 29일 오후 7시 최종 리허설에서야 처음 상영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해당 오류 부분은 지난달 28일(금)에 포함된 것으로 파악된다"고 부연했다.

    "(능라도 관련) 오류는 행사 직전까지 영상의 세부사항을 편집·수정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것"이라고 설명한 준비기획단은 "최종 리허설 시 순식간에 지나가는 해당 부분을 식별하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영상 제작사가 개최지 서울을 소개하는 영상을 만들면서 정작 '서울'은 검색조차 하지 않은 점도 드러났다. 준비기획단은 "영상을 제작한 업체는 영상 구매 사이트에서 '코리아' '지구' '위성사진' 3개의 검색어를 입력해 검색된 영상 중 조회 수가 가장 많은 것을 구입했다"는 해명을 내놨다. 

    이 업체는 서울 소개 영상을 제작하는 비용으로 외교부로부터 3850만원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를 두고 정상급 행사를 총괄한 외교부의 업무 처리가 허술했다는 비판이 일었다.

    허 의원은 "(준비기획단의 답변자료에 따르면) 최종 리허설에 참석한 공무원 중 어느 누구도 (영상을) 확인하지 못했다는 설명인 것"이라며 "외교부가 이런 아마추어 같은 실수를 한 것이 믿어지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대한민국 국민에게는 4년 내내 아마추어 같은 모습만 보인 문재인정부의 '프로 정신'은 '국격'이 아닌 '북(北)격'을 세우는 데 모조리 쓰인 모양"이라고 꼬집은 허 의원은 "어쩌면 '평양바라기' 대통령을 위한 과잉충성에서 나온 외교부의 교모한 '프로페셔널리즘'이 아니었을까 하는 합리적 의심까지 든다. 아니라면 이는 외교부 무능의 극치를 보여준 것"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지난달 30일 인터넷과 TV로 전 세계에 생중계된 P4G 정상회의 개막식 영상에는 남산타워·북촌한옥마을·광화문에 이어 한강의 여의도가 아닌 평양 대동강의 능라도가 등장해 논란이 확산했다.

    청와대는 다음날인 지난달 31일 공식 유튜브 채널에 올린 P4G 영상에서 문제가 된 '능라도' 부분을 수정했고, 새 영상에는 한강에서 서울 상공으로 줌아웃(zoom out)되는 장면으로 변경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