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길 "민생" 강조하자, 추미애 "민생은 반간계" 비난… 친문·비문 충돌 조짐조국 '재탕 사과문'… '노인 학대 의혹' 윤미향, 어버이날 망향동산 찾아 '자기정치'
  • ▲ 추미애 전 법무부장관. ⓒ뉴데일리DB
    ▲ 추미애 전 법무부장관. ⓒ뉴데일리DB
    더불어민주당의 4·7보궐선거 참패 원인으로 지목되는 추미애·조국 전 법무부장관과 윤미향 민주당 의원이 당 안팎의 쇄신과 반성 요구에도 '자신만의' 정치적 행보를 보여 '적절성' 논란이 끊이지 않는다.  특히 당 내부에서는 "가만히 있는 것이 도와주는 것"이라는 자조 섞인 목소리까지 나온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대립하며 '윤석열 패싱' 논란과 함께 자신의 자녀 '황제휴가 의혹'에 휩싸였던 추 전 장관은 10일 페이스북을 통해 검찰개혁과 언론개혁의 계속성을 강조했다.

    추미애 "보수언론 간교한 정치적 주문, 쇄신이라 착각"

    추 전 장관은 "개혁이냐 민생이나 양자택일 논리는 기득권세력이 주입한 개혁에 대한 두려움일 뿐, 개혁 없는 민생은 없다"며 "검찰·언론개혁 대신 민생에 집중해야 한다는 말은 민생과 개혁을 나눠 국민과 개혁 집권세력을 이간시키고 개혁진영 내 분란을 키워 개혁의 힘을 빼려는 반간계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특권을 옹호하는 검찰과 언론이 바로 서야 민생의 전진을 가져올 수 있다"고 주장한 추 전 장관은 "보수언론과 보수 야당의 간교한 정치적 주문을 쇄신이라 착각하고 개혁의 고삐를 늦춘다면 개혁세력의 미래는 암울할 뿐"이라고 우려했다.

    정치권에서는 추 전 장관의 발언을 최근 출범해 민생을 강조하는 송영길 민주당 대표와 각을 세우며 친문 지지층을 흡수하겠다는 의도로 해석했다. 추 전 장관의 행보가 반성보다 선명성에 방점이 맞춰졌다는 것이다. 

    지난해 12월 노무현 전 대통령의 영정을 모신 낙산사 방문 사실을 알리며 검찰개혁을 강조하고, 지난 4월 편향성 논란을 빚은 방송인 김어준 씨를 감싸던 모습도 궤를 같이한다. 

    추 전 장관과 마찬가지로 4월 재·보궐선거 참패 원인으로 꼽히는 다른 인사들도 반성보다 자신만의 정치행보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문재인정부 '내로남불' 논란의 시발점으로 꼽히는 '조국 사태'와 관련, 4월 보궐선거 이후 민주당 내부서 반성의 목소리가 나오자, 침묵하던 조 전 장관은 최근 페이스북에 견해를 밝혔다. 
  • ▲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의원. ⓒ권창회 기자
    ▲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의원. ⓒ권창회 기자
    조 전 장관은 지난 6일 2019년 8월 장관후보자 시절 썼던 사과문을 다시 올리며 "당시 존재했던 법과 제도를 따랐다고 하더라도 그 제도에 접근할 수 없었던 많은 국민들과 청년들에게 마음의 상처를 주고 말았다"며 '아무리 당시에 적법이었고 합법이었다 하더라도 그것을 활용할 수 없었던 사람에 비하면 저나 저희 아이는 혜택을 누렸다고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자녀의 입시비리 의혹과 관련 '적법했지만 혜택을 누렸다'는 취지이지만, 일각에선 2년 전 사과문을 재탕한 것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美 보고서 부패 사례 조국·윤미향에 "자기정치 골몰"비판

    내로남불 논란을 낳았던 또 다른 장본인인 윤미향 민주당 의원도 관련 의혹에 관한 언급 없이 자신만의 정치행보를 이어갔다. 윤 전 의원은 정의기억연대 이사장이던 당시 업무상 횡령·배임 등 혐의로 불구속 기소돼 재판 중이다. 

    위안부 피해자 길원옥 할머니의 갈비뼈 골절을 알고도 해외 일정을 강행해 노인을 학대했다는 의혹과 관련해서는 현재 수원지검에서 수사가 진행중이다. 

    윤 의원은 그러나 이와 관련한 언급을 하지 않은 채 지난 7일 위안부 피해자 묘소가 자리한 천안 '망향의 동산'을 방문했다. 이 자리에서 윤 의원은 "할머니들의 행복한 미소가 보이는 듯했다"고 소회를 밝혔다.

    조 전 장관과 윤 의원의 경우는 미국 국무부가 지난 3월 공개한 '2020 국가별 인권보고서'에 부패 사례로 언급되기도 했다. 

    민주당 내부에서는 세 사람의 행보를 두고 "답답하다"는 푸념이 나온다. 국민이 납득할 만한 반성의 모습을 보이지 않은 상태에서 자기정치에만 골몰한다는 것이다.

    민주당의 한 중진의원은 10일 통화에서 "본인들이 정치적으로 더 해야 할 일이 남았다고 생각한다면 이런 모습은 오히려 정치생명을 갉아먹는 일"이라며 "최소한 진심어린 사과라도 한 후 정치적 행보를 하는 것이 맞지 않겠나. 이들의 모습이 도드라질수록 당에는 부담"이라고 토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