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반문 시민단체 만난 적 없다" 창당 가능성 부인… 정치권에선 "사람 모일 것" "실패할 것" 의견 갈려
  • ▲ 지난달 14일 오후 서울 종로구 교보문고 광화문점에 윤석열 전 검찰총장에 관한 신간이 진열돼 있다. ⓒ뉴시스
    ▲ 지난달 14일 오후 서울 종로구 교보문고 광화문점에 윤석열 전 검찰총장에 관한 신간이 진열돼 있다. ⓒ뉴시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최근 반문 시민단체와 만나 현안을 논의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윤 전 총장이 사실이 아니라고 강력 부인했다. "윤 전 총장이 국민의힘에 합류하지 않고 제3지대 창당을 할 것"이라는 정치권의 목소리가 이 같은 보도의 원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최근 외교관, 안보전문가 등을 만나 공부하고 있는 윤 전 총장의 행보 또한 정치권이 '제3지대 창당설'을 제기하는 근거가 되고 있다.

    "윤석열, 반문 시민단체 만나 신당 창당 시사" 보도

    지난 7일 <뉴시스>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최근 문재인 정부와 각을 세운 시민단체와 만나 사회 전반적인 현안을 파악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통신은 "이날 윤 전 총장은 반문 시민단체장과의 만남에서 신당 창당을 시사했다"고 전했다. 윤 전 총장이 국민의힘에 입당하는 대신 자신의 세력을 끌어모아 '제3지대 창당'을 한 뒤 야권 연대를 꾀할 것이라는 추측도 곁들였다.

    통신은 "윤 전 총장이 시민단체 뿐만 아니라 전직 외교관, 안보 관계자 등 전문가들과도 꾸준히 접촉하고 있다"는 해당 시민단체 관계자의 말도 전했다. 이 관계자는 "윤 전 총장이 여야를 가리지 않고 공부한다는 차원에서 여러 사람과 접촉하고 있다"며 "본인이 약한 정책 부분을 채우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고 통신은 덧붙였다.

    尹 "창당설 사실 무근… 향후 행보 고민 중"

    해당 보도에 대해 윤석열 전 총장은 "사실 무근"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머니투데이>는 8일 "윤 전 총장이 사회 각계 다양한 인사들을 만나 의견을 들은 것은 사실"이지만 "반문 성향의 시민단체장을 만난 적이 없다"는 측근의 말을 전했다. 이 측근은 이어 "(윤 전 총장이)공부 차원에서 여러 사람들을 만나고 있을 뿐"이라며 "신당 창당을 시사했다는 보도도 사실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또 다른 지인은 "5월 말이나 6월쯤 윤석열 전 총장이 출판기념회를 열고 정치 행보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 있지만, 윤 전 총장은 지금은 책을 읽고 많은 의견을 듣고 배울 때라는 의견을 밝혔다"며 "향후 행보에 대해 보다 많은 생각과 고민을 하고 있다"고 선을 그었다.

    정치권서 尹 창당설에 무게… "尹 따라 탈당할 의원 있을 것"

    정치권, 특히 야권에서는 윤 전 총장의 창당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는 주장이 나온다. 국민의힘 소속 한 의원은 "지금 물 위로 드러나지는 않지만 윤 전 총장이 당을 만들면 탈당을 하고 나갈 의원도 있을 것"이라며 윤 전 총장 창당에 힘을 실었다.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도 이와 유사한 전망을 내놨다. 김종인 전 위원장은 지난 2일 KBS와의 인터뷰에서 윤석열 전 총장과 관련해 "가만히 놔둬도 사람들이 모여들게 되어 있으니 염려를 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정치자금과 관련해서 김 전 위원장은 "박원순 전 서울시장이 무소속 출마했던 방식"이라며 '국민펀드 모금' 방안을 제시하기도 했다. 다만 김 전 위원장은 윤석열 전 총장의 정계 입문에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 7일 서울 광화문에서 김종인 전 위원장과 회동한 국민의힘 김웅 의원은 기자들과 만나 "제가 '윤 전 총장 상황이 상당히 어려운 것 같다'고 하자 (김 전 위원장이) '시간을 조금 더 줘야 될 것 같다'고 이야기하더라"고 전했다. 이어 "김 전 위원장이 '윤 전 총장은 거의 선택지가 없어진 상황이 아니냐'고 했다"며 윤 전 총장의 부진한 창당 작업을 지적한 것 같다고 평가했다.

    "정치 경험 없는 尹 창당 쉽지 않아" 부정적 의견도

    윤석열 전 총장의 창당 가능성을 낮게 보는 시각도 있다. 과거 바른정당 창당에 참여했던 한 관계자는 "당시 김무성, 유승민, 김성태 등 굵직한 의원들이 창당에 동참했지만 결국 집권에는 실패했다"며 "정치 경험이 없는 인사(윤 전 총장)가 당을 만든다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라고 전망했다. 2016년 박근혜 전 대통령에 반기를 든 새누리당 국회의원 30명이 탈당해 만든 바른정당은 이듬해 대통령 선거에 유승민 후보를 내세웠지만 득표율 6.74%에 그치며 집권에는 실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