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모습 보려고 함께 피 흘려 한국 지켰나…시진핑 띄워주기라 해도 실망스럽고 걱정된다"
  • ▲ 밥 메넨데스 차기 미국 상원 외교위원장 ⓒ뉴시스
    ▲ 밥 메넨데스 차기 미국 상원 외교위원장 ⓒ뉴시스
    미국 상원의 차기 외교위원장으로 꼽히는 밥 메넨데스 상원의원(뉴저지·민주)이 문재인 대통령의 '중국 공산당 창당 축하' 발언을 두고 개탄했다.

    "지난 1일 메넨데스 상원의원과 화상 인터뷰를 진행했다"고 밝힌 <조선일보>는 "문재인 대통령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게 '공산당 창당 100주년을 진심으로 축하한다'고 말한 것을 두고 그는 '이러려고 우리가 함께 피를 흘리고 한국의 방어와 한반도 비핵화를 위해 계속 자원을 투입한 것이 아니다'라고 비판했다"고 전했다.

    "싱가포르 미북회담 계승? 트럼프의 대북외교 효과 없었다는 것 인정해야"

    그는 싱가포르 미북정상회담을 계승해야 한다는 문 대통령의 주장도 반박했다. 메넨데스 의원은 "트럼프 (전) 대통령은 김정은을 정당화해주고 그를 국제적으로 버림받은 인물에서 수용 가능해 보이는 인물로 만들어줬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결국 북한은 핵·미사일 프로그램을 진전시켰기 때문에 위험 부담이 많은, 트럼프의 개인적 외교는 효과가 없었다는 것을 인정해야만 한다"면며 "우리가 만약 그런 일을 계속하고 싶어 한다면 그것은 '재앙을 부르는 길(recipe for disaster)'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대북 전단 도발적이지 않아…北, 바이든 정책에 반응한다면 제재 변화 가능"

    메넨데스 의원은 문재인 정부가 지난해 말 공포한 '대북전단금지법'에 대한 생각도 밝혔다. 그는 "문 대통령은 대북 전단이 도발적이라고 볼 수도 있겠지만 나는 그렇게 보지 않는다"며 "정보의 유통은 보편적 권리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북한 사람들에게 정보를 주는 것은 중요하다"고 지적한 그는 "우리는 북한 사람들에게 그들이 고통받을 때 우리가 그들 편에 있었다는 것을 분명히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바이든 정부는 세계적으로 '인권'과 '민주주의'를 미국 외교의 주춧돌로 격상시킬 것"이라며 "(상원 외교)위원회가 북한 인권 문제를 제기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주장했다.

    대북제재 완화·해제 가능성에 대해선 "김정은이 바이든 행정부의 정책에 어떻게 반응하는지에 달려 있다"며 "만약 북한이 한반도를 비핵화하고 핵 개발 계획을 되돌리고 국제 사찰을 받겠다고 한다면 제재 해제나 현 수준 유지를 포함해 여러 가지 대응을 할 만하다"고 밝혔다.

    "6·25 전쟁 후 한국을 강한 나라로 만들었던 원칙들 옹호해 달라"

    메넨데스 상원의원은 "한국이 반드시 중국에 맞서 미국 편을 들어야 한다고 부탁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다만 6·25 전쟁 후에 한국을 강한 나라, 믿기 힘든 경제적 호랑이로 만들었던 그 원칙들을 옹호해 달라고 부탁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것은 미·중 간 대결에서 한국이 미국 편을 드는 문제가 아니라 우리가 공유한 민주주의, 자유 시장, 법치, 반(反)부패, 분쟁의 평화롭고 외교적인 해결, 인권 같은 가치들을 수호하기 위한 문제"라며 "문 대통령이 시진핑을 띄워주기 위해서 그런 말을 했을 수도 있겠지만 결국은 (중국 공산당이 추구하는 가치가) 한국과 공유하는 가치가 아니란 점을 이해하고 있기를 바란다"고 메넨데스 의원은 지적했다.

    그는 "우리가 아는 한국인들은 항상 민주주의를 사랑하고 인권을 준수하며 국제 질서, 법치, 공정하고 개방된 무역 시장을 믿었다"며 "중국이 남중국해에서 하고 있는 일을 본다면 한국이 역사의 어느 편에 서고 싶은지 알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3선 상원의원인 밥 메넨데스 의원은 현재 상원 외교위 민주당 간사를 맡고 있다. 2006년 상원의원에 당선된 뒤 오바마 행정부 시절인 2013~2015년 중남미계로는 처음 상원 외교위원장을 지냈고 15년째 상원의원을 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총선을 통해 민주당이 상원 다수당이 됨에 따라 신임 상원 외교위원장을 맡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