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전국법원장회의서 "사법부 독립 위협 거세져…'좋은 재판' 위해 흔들림 없이 매진해야"
  • ▲ 김명수 대법원장이 10월 20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서 열린 신임 법관 임명식에서 신임 법관들에게 당부의 말을 하고 있다. ⓒ뉴데일리 DB
    ▲ 김명수 대법원장이 10월 20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서 열린 신임 법관 임명식에서 신임 법관들에게 당부의 말을 하고 있다. ⓒ뉴데일리 DB
    김명수 대법원장이 전국법원장회의에서 "재판 결과를 놓고 법관 개인에 대한 비난과 공격이 거리낌 없이 가해지고 있다"며 "사법부 독립에 대한 도전 위협에 잘 대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최근 광복절 광화문집회 허용, '웰컴투비디오' 손정우 관련 판결 등에 따른 비난여론에 더해 최근 대검찰청의 '판사 사찰 문건' 의혹 관련 논란이 커지는 상황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갈등·대립이 첨예한 시기일수록 공정한 재판의 가치 무겁다"

    김 대법원장은 4일 화상회의 방식으로 열린 전국법원장회의에서 "갈등과 대립이 첨예한 시기일수록 공정한 재판의 가치는 무겁고, 사법부 독립에 대한 도전이나 위협은 거세지게 마련"이라며 "어떠한 상황에서도 당당히 정의를 선언할 수 있는 용기와 사명감을 가지고 의연한 모습으로 재판에 더 집중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어 "진지한 고민과 시대의 흐름을 읽어 내는 혜안으로 재판을 통해 갈등과 대립이 해결되고 정의가 실현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한 김 대법원장은 "저 역시 대법원장으로서 모든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김 대법원장은 임기를 시작하며 오직 사법부에 부여된 헌법적 사명과 '좋은 재판'의 가치만 생각하며 서로를 존중하며 함께 가고자 다짐했다며 독립된 법관이 공정하고 충실한 심리를 통해 정의로운 결론에 이른다고 당부했다.

    그는 "아직 이 길의 끝을 알지 못하지만, 처음 이 길을 선택했을 때의 각오에는 조금도 변함이 없다"는 소회를 밝힌 김 대법원장은 "'좋은 재판'으로 국민에게 존중과 신뢰를 받는 사법부로 거듭나는 데 일선에 계신 법원장님들의 적극적 역할을 기대한다"고 주문했다.

    올해 사법부의 성과와 관련해서는 사법행정과 재판제도에 의미가 있었다고 평가했다. 고법 부장판사직 폐지와 윤리감사관실 개방직화를 내용으로 하는 법원조직법 개정안이 내년 2월 시행을 앞둔 점, 누구든 미확정 판결에서 열람·복사가 가능한 민사소송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해 2023년부터 공개 범위가 확대된 점 등이다.

    "독립된 법관이 공정하고 충실한 심리를 통해 정의로운 결론"

    김 대법원장은 이어 대법원규칙을 개정해 재난 등 상황에서 원격 영상재판 방식으로 변론준비기일을 열 수 있게 된 점, 시각장애인을 위해 점자 판결문을 제공하는 점, 모든 전원합의체 사건 선고를 생중계하는 점 등을 꼽으며 국민의 사법 접근권을 강화하고 재판의 투명성을 높이는 새로운 제도들이 시행됐다고 자찬했다.

    다만 김 대법원장은 사법행정회의 신설, 법원행정처 폐지 및 법원사무처 신설 등을 골자로 하는 사법행정 구조의 전면적 개편이 마무리되지 못한 것에 대해서는 아쉬움을 표했다.

    법원 예산 집행 관련 국정감사에서의 지적에는 "그동안은 예산 집행의 신속성이나 편의성만 앞세웠다"며 "내년부터는 법원행정처로부터 독립한 윤리감사관이 회계감사를 담당할 것"이라면서 법원장들의 적극적인 동참을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