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죄자는 입만 열면 거짓말"… 추미애 수사지휘권 발동 비판 인터뷰
  • ▲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가 8월 20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미래통합당 성폭력대책특별위원회 제1차 회의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이종현 기자
    ▲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가 8월 20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미래통합당 성폭력대책특별위원회 제1차 회의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이종현 기자
    프로파일러(범죄 심리 분석가)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가 추미애 법무부 장관을 향해 "범죄자들이 입만 열면 거짓말을 얼마나 잘하는지 모르는 것 같다"고 일침을 가했다. 시사월간지 <신동아>와의 인터뷰에서다. 라임자산운용(라임) 사건의 주범인 김봉현 씨(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의 옥중편지 공개 후 추 장관이 두 번째 수사지휘권을 발동한 것을 비판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수정 교수는 2일 공개된 이 매체 11월호에 실린 인터뷰에서 김씨의 옥중편지가 공개된 뒤 추미애 장관이 라임 사건에서 윤석열 검찰총장이 손을 떼도록 수사 지휘권을 발동한 것에 대한 비판을 쏟아냈다.

    "법무부·검찰 싸움 붙이니 김봉현, 얼마나 재미있겠나"

    이수정 교수는 20여 년간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로 재직하며 1세대 프로파일러로 유명세를 탄 인물이다. 이 교수는 법무부 교정행정자문위원, 대법원 양형위원회 전문위원, 법원행정처 등록 전문심리위원, 대검찰청 전문 수사자문위원‧과학수사자문위원, 경찰청 평가위원‧과학수사자문위원, 여성가족부 정책위원, 청소년보호위원 등으로 활동한 범죄 심리 전문가다. 지난해에는 영국 BBC 방송 '올해의 여성 100인'에 선정되기도 했다.

    이 교수는 인터뷰에서 "범죄자가 구치소에 앉아 검찰을 훈계하다니 진짜 웃기는 일 아닌가"라며 "범죄자의 조언을 받으며 정의를 실현하겠다는 장관님은 범죄자들이 입만 열면 거짓말을 얼마나 잘하는지 모르는 것 같다"고 직격했다. 이어 "(김씨 입장에서는) 법무부와 검찰, 여야간 싸움을 붙이니 얼마나 재미있겠나"라고 비꼬았다.

    이 교수는 범죄자들의 심리에 대해 "교도소를 다녀보면 숨 쉬는 것 말고는 다 거짓말인 사람들이 정말 많다"며 "이들은 일단 거짓말을 하고 본다"고 했다. 이어 "거짓말을 100개 해서 한두 개라도 통하면 이득이니까"라고 부연했다.

    그는 "우리는 범죄자를 면담하기 전에 그 사람에 대한 기록을 거의 암기하다시피 한다"며 "이런 준비 없이 범죄자의 거짓말부터 마주하면 진실이 무엇인지 헷갈리게 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런데 이런 범죄자를 정의구현하는 내부고발자로 만들고 있다"며 "누구를 위해서인가. 가치 체계가 흔들리고 잘잘못이 애매해지면 제일 좋아할 집단은 범죄자들"이라고 추 장관을 비판했다.

    "범죄자를 정의구현하는 내부고발자로 만들어"

    앞서 지난달 16일 김씨는 '현직 검사에게 술접대를 했다' '야당 정치인 로비 수사를 검찰이 뭉갰다'는 등의 내용이 담긴 옥중 편지를 공개했고, 이후 3일 뒤 추 장관은 라임 사건에서 윤석열 검찰총장이 손을 떼도록 수사 지휘권을 발동했다.

    이에 라임 사건을 수사하던 박순철 전 서울남부지검장은 "정치가 검찰을 덮었다"며 김씨의 폭로가 거짓이라 주장하며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한 국회의 대검찰청 국정감사 당일인 지난달 22일 사표를 내기도 했다. 그러나 추 장관은 지난달 26일 국회 국정감사에서 "법무부 감찰 조사 결과 김씨 폭로 내용이 사실로 확인됐다"며 김씨의 일방적 진술을 근거로 술접대 의혹을 기정사실화 했다.

    추 장관은 지난 6월에도 사기·횡령 혐의로 징역 20년 이상 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인 재소자의 폭로를 믿고 수사 지휘권을 발동한 바 있다. 당시 추 장관은 한명숙 전 국무총리의 불법 정치자금 사건 진술 조작 의혹과 관련, 해당 재소자에 대한 참고인 조사를 진보 성향 판사 모임 출신 인사가 감찰부장으로 있는 대검 감찰부에서 하도록 지시했다. 하지만 대검 감찰부는 넉달째 해당 재소자 폭로 내용에 대한 진위 여부 조사 결과를 밝히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