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영 "김여정 2인자설은 무리한 해석"… 野 "외교·안보라인 엇박자 나는 듯"
  • ▲ 이인영 통일부 장관이 25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업무보고를 하고 있다. ⓒ박성원 기자
    ▲ 이인영 통일부 장관이 25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업무보고를 하고 있다. ⓒ박성원 기자
    이인영 통일부장관이 25일 '김여정 북한 2인자설'은 "무리한 해석"이라고 지적했다. 이 장관이 취임 후 적극 추진하는 '작은 교역' 대상이 대북제재기업으로 확인됐지만, 계속 북한과 교역을 추진하겠다는 의사도 분명히 했다.

    이 장관은 이날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이태규 국민의당 의원으로부터 "국정원이 '위임통치'라는 단어와 '김정은 위원장의 역할분담'이라는 표현을 사용했는데, 이런 역할분담 통치가 언제부터 시작됐느냐"는 질의를 받았다. 

    "역할분담·위임통치 권력 위임으로 보기는 어려워"

    이 장관은 이에 "이런 정도의 위임을 권력 위임이라 보기는 어렵다"며 "북쪽사회가 1인 중심에서 당 중심으로 변화하고, 군·경제·대남영역에서 조금 더 구체적 역할분담과 책임성을 강화하는 문제로 본다"고 답했다. 

    이 장관은 이어 "당분간 지금 상황과 정세가 유지될 것으로 예측하는 것이 상식"이라며 "대남관계를 총괄하는 김여정 부부장의 태도 변화가 없는 상태에서 2인자 또는 후계자 위상을 확립해서 전권을 행사한다는 것은 무리한 해석"이라고 밝혔다. 

    이 같은 이 장관의 주장은 국정원의 견해와는 결이 다르다. 국정원은 지난 21일 국회 정보위원회에서 "김 위원장이 여전히 절대권력을 행사하지만 과거에 비해 조금씩 권한을 이양한 것"이라며 "김 부부장이 사실상 2인자이지만 후계자를 결정했다거나 후계자 통치는 아니다"라고 밝혔다.

    태영호 미래통합당 의원은 이를 두고 "이인영 장관 취임 이후 최근까지 대북 외교·안보라인이 전면 교체됐는데, 얼마 안 되는 기간에 엇박자가 나는 것처럼 보인다"며 "외부에서 보건대, 대북정책에 통일부·국정원·외교부와 청와대 국가안보실 사이에 주도권 다툼이 있는 것 같은 모양새"라고 지적했다.

    "물물교환 北기업 대북제재 대상인 것, 숙지하고 있었다"

    북한과 물물교환 방식으로 교역을 추진하던 개성고려인삼무역회사가 대북제재 대상인 것과 관련, 이 장관은 "숙지하고 있었다"고 밝혔다. 

    이 장관은 "이미 2017년 4월 베트남 무역박람회 때 제재 대상이 아니냐는 보도가 있어 그 정도는 숙지하고 있었다"며 "통일부에 와서 결재할 수 있는 부분은 대부분 했는데, 이 승인 신청을 바로 결재하지 않은 데는 이유가 있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이 장관은 그러면서 "꼭 술과 관련된 부분만 검토하는 게 아니다"라고 부연했다. 사실상 유엔의 대북제재망을 피해 북한과 지속적인 작은 교역을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셈이다.

    이날 국회 외통위 회의에서는 더불어민주당 소속 송영길 외통위원장이 야당 의원으로부터 "말조심 하라"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 야당이 최근 잇단 실언으로 여론의 질타를 받은 송 의원을 향한 불만을 외통위 회의에서 표출한 것이다. 

    野 '실언 논란' 송영길 향해 "부적절한 발언 자제해야"

    박진 미래통합당 의원은 논란이 됐던 송 의원의 발언을 조목조목 거론하며 "동료 의원의 견해에 대해 공개 지적하는 것은 저도 원치 않는다"며 "그러나 외통위 발언은 그 자체로 중요한 메시지다. 아무리 개인적인 발언이라도 사안에 따라 파급력이 크고 대내외적으로 특별한 관심을 모을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 의원은 "국민을 대표하는 국회에서도 가장 품격을 유지해야 할 외통위를 책임진 위원장이 민감한 외교안보 현안과 국가 이미지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발언을 계속하는 것은 국익상 바람직하지 않다"며 "앞으로 송 위원장은 언론에 공개적으로 언급할 경우 심사숙고해 오해가 있는 부적절한 발언을 자제해주실 것을 정중하게 요청드린다"고 강조했다

    앞서 송 의원은 지난 6월 북한이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하자 외통위 전체회의 산회 후 "(대)포로 안 쏜 게 어디냐"고 말했다. 19일에는 뉴질랜드 외교관 성추행 사건과 관련해 "남자끼리 엉덩이 툭툭 치고 그런다"고 발언했다 사과했다. 20일에는 "주한 유엔군사령부라는 것은 족보가 없다"고 했다 여론의 질타를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