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서은 前 KBS 아나운서, 퇴사 전 '부당수령'으로 '감봉' 징계… 21일 경동그룹 3세와 결혼
  • 지난 2월 '연차보상수당'을 부당하게 수령한 사실로 무더기 징계를 받은 KBS 간판급 아나운서 가운데 유일하게 이름이 공개되지 않았던 여성 아나운서의 신원이 확인됐다.

    본지 취재 결과, 지난 21일 경동그룹 3세(손원락 경동도시가스 경영총괄 상무)와의 결혼으로 세간의 관심을 끈 강서은(36·사진) 전 아나운서는 지난 2월 이혜성 전 아나운서 등과 마찬가지로 휴가를 쓰고도 이를 기록하지 않아 연차보상수당을 부당하게 챙긴 행위로 징계를 받았다. 당시 장기 휴직 중이었던 강 전 아나운서는 사측으로부터 출석 통보를 받고도 인사위원회에 나오지 않고 별도의 소명 자료도 제출하지 않았다.

    이에 KBS 경영진은 강 전 아나운서가 징계에 대한 소명 기회를 포기한 것으로 보고, 지난 2월 20일 인사규정 제55조(징계) 제1호(법령 등 위반)와 제2호(직무상 의무위반)에 따라 감봉 1월의 징계를 내렸다.

    장기 휴가 다녀와 "저 결혼했어요" 폭탄 발언


    KBS에 따르면, 강 전 아나운서는 2018년 5월부터 2019년 1월 사이 25일 가량 휴가를 사용했다. 그러나 이 기간 전자결재 시스템에는 '휴가일수'를 입력하지 않아, 연차 휴가 미사용에 대한 수당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22일 KBS 관계자는 "강 전 아나운서도 이혜성 전 아나운서 등처럼 연차보상수당 부당 수령으로 징계를 받았으나, 이들보다 6일 앞서 징계를 받는 바람에 상대적으로 언론의 주목을 덜 받은 것 같다"고 말했다.

    아시아나항공 승무원 출신인 강 전 아나운서는 2014년 KBS 41기 공채 아나운서로 입사한 뒤 '특파원 보고 세계는 지금', '도전 골든벨' 등을 진행하며 얼굴을 알렸다.

    지난해 8월 진행을 맡고 있던 '도전 골든벨'에서 하차한 뒤 장기 휴가를 신청한 강 전 아나운서는 같은해 11월 미국 하와이에서 손원락 경동도시가스 경영총괄 상무와 비공개 결혼식을 올렸다. 당시 강 전 아나운서가 주변에 청첩장조차 돌리지 않아 KBS 내에서도 강 전 아나운서의 결혼 사실을 아는 사람이 드물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KBS에 복귀했다 다시 병가를 내고 활동을 중단한 강 전 아나운서는 지난 3월 사직서를 내고 퇴사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지난해 극비리에 혼례를 치른 강 전 아나운서는 아쉬워하는 지인과 동료들을 고려해 21일 서울 강남구 논현동에 위치한 임피리얼팰리스호텔에서 한 번 더 결혼식을 올린 것으로 전해졌다.

    '사후 결재' 올리도록 배려… 견책 등 솜방망이 처벌


    KBS에 따르면, 이선영·김기만·정다은·한상헌·박소현 아나운서와 이혜성·강서은 전 아나운서는 2018년 5월부터 2019년 1월까지 각각 25~33.5일씩 휴가를 사용했는데, 해당 기간 전자결재 시스템에 입력한 휴가일수는 '0'이었다. 이로 인해 이들은 1인당 평균 94만원, 최대 213만원의 연차보상수당을 수령했다.

    뒤늦게 이 사실을 적발한 KBS는 지난해 3월, 부당지급된 수당을 모두 환수 조치하고 아나운서실장에게 사장 명의의 주의서를 발부했다. 또 관련 부장과 팀장을 보직 해임했다.

    KBS는 "해당 건은 일부 아나운서들의 근태 착오를 아나운서실에서 자체 적발하고 자진 신고한 사안으로, 관련 휴가 등은 100% 정정했다"며 유사한 건의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했고 현재 시행 중이라는 공식 입장을 냈다.

    그러나 한 KBS 관계자는 "KBS는 이러한 사실을 파악하고도 이들을 바로 징계위원회에 회부하는 대신, 지난해 2월 '정기감사가 있으니 휴가 처리하지 않은 날이 있으면 다 처리하라'고 시간을 벌어줬다"며 "이렇게 사후 결재를 올리도록 배려해준 탓에 전산기록하지 않은 휴가일수가 굉장히 많았음에도 불구하고 견책 등의 경징계가 내려졌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박대출 자유한국당(현 미래통합당) 의원에 의해 아나운서들의 근태 문제가 공론화됐을 때에도 사측은 '감사 중'이라는 말만 되풀이하면서 시간을 끌었다"며 "이후 해를 넘겨 사안이 잊혀질만 하자, 이러한 경징계로 슬쩍 마무리한 것"이라고 혀를 찼다.
  • ▲ 지난해 1월경 KBS 아나운서실에서 소속 아나운서들에게 전달한 공지문.
    ▲ 지난해 1월경 KBS 아나운서실에서 소속 아나운서들에게 전달한 공지문. "2019년 9월에 아나운서실 정기 감사가 예정돼 있으니 2018년 5월부터 현재까지 근태상황기록부(휴가일지)에는 수기로 기록했으나 ESS를 통해 휴가결재 처리하지 않은 날들을 휴가처리하기 바란다"는 권고문이 담겨 있다. ⓒ뉴데일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