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군사력 강화에 맞서… 미군 전력 확충, 군수물류체계 개선, 재정 투입 강조
  • ▲ 미해군 연안전투함(LCS) 가브리엘 기포드 함. ⓒ인도·태평양 사령부 공개사진.
    ▲ 미해군 연안전투함(LCS) 가브리엘 기포드 함. ⓒ인도·태평양 사령부 공개사진.
    미국 의회가 인도-태평양에서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구상을 공개했다. 인도-태평양에 미국의 군사력을 집중, 대폭 강화해 중국이 감히 덤빌 생각조차 하지 못하게 만든다는 것이 골자다.

    미국 상원 군사위의 ‘태평양 억지 구상’

    공화당 소속 제임스 인호프 상원 군사위원장(오클라호마)과 잭 리드 상원 군사위원회 민주당 간사(로드아일랜드)는 28일(현지시간) 미국 군사전문매체 ‘워온더락스’에 게재한 기고문 ‘태평양 억제 구상(The Pacific Deterrence Initiative)’을 통해 인도-태평양에서 강력한 힘으로 평화를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인호프 의원과 리드 의원은 “미국의 군사적 억지력은 상대가 덤빌 생각조차 하지 못할 정도의 압도적 전력 차이에서 나오는데, 최근 중국이 군사력을 급격히 강화하면서 이런 억지력의 토대가 무너졌다”면서 “이는 초당적 문제”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5년 전 애슈턴 카터 당시 국방장관, 2년 전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의 경고와 함께 의회 산하 국방전략위원회가 최근 보고서에서 “다음 번 국가 대 국가의 전쟁에서 미국이 패배할 수도 있다”는 경고를 내놨다고 전했다.

    이어 “아시아에서 미국의 이익을 지키는 최선의 방법은 ‘군사적 균형’을 유지하는 것인데, 미국의 그런 능력이 지금 위험에 처했다”고 지적한 의원들은 “더욱이 동맹국들 또한 미국을 믿을 수 있는지 궁금해 한다”면서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미군 전력 강화가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미사일방어, 공항·항만시설 확충, 동맹국의 신뢰 확보 필요

    이들은 기고문에서 인도-태평양의 미군 전력을 강화할 때는 여러 측면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우선 전력을 집중할 지역을 정한 뒤 여기에 맞춰 예산을 편성해야 한다는 지적이었다. 

    의원들은 우선 “2014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당시 만들었던 ‘유럽 억지 구상’이 ‘태평양 억지 구상’에 필요한 사업과 예산을 가늠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 ▲ 일본 오키나와에 정박 중인 미해군 7함대 기함 블루릿지. ⓒ인도·태평양 사령부 공개사진.
    ▲ 일본 오키나와에 정박 중인 미해군 7함대 기함 블루릿지. ⓒ인도·태평양 사령부 공개사진.
    의원들은 또 미군이 인도-태평양 어디서든 싸워 이길 수 있으려면 어떤 핵심역량이 미흡한가를 파악해 확충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의원들은 “특히 인도-태평양지역 미군의 군수체계에는 심각한 취약점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전역미사일방어(TMD), 원정용 비행장, 항만 기반시설, 연료·군수품 물류시설 관련 투자가 인도-태평양에서 미군의 미래 대비태세를 만드는 핵심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인도-태평양지역 동맹국들을 안심시켜야 한다고도 의원들은 주장했다. 인도-태평양 내 미군 억지력이 줄어들면 동맹국들은 미국을 계속 믿어도 될지 의문을 가질 것이라고 의원들은 강조했다. 

    의원들은 “다행히 ‘아시아 재보증 구상법’을 통해 해당지역 동맹국들을 대상으로 한 미국 국무부와 원조개발처(USAID)의 지원을 강화해 상당한 도움이 됐다”면서 “여기에 '태평양 억지 구상'을 더하면 동맹국들은 중국의 매서운 위협에 홀로 맞서는 것이 아니므로 안심하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미국 쉽게 이길 방법 없음을 깨닫게 될 것"

    의원들은 또한 인도-태평양에 미군 전투병력이 증가하면 중국이 분쟁 초기에 승기를 잡기 어렵게 되고, 군수물자 물류체계를 탄력적으로 활용하면 미군 전력의 증원에 어려움이 없을 것이며, 지상 기반의 장거리 타격전력(미사일)은 회복과 생존이 가능한 미군 전력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미군 전력과 시설을 인도-태평양 곳곳에 적절하게 분산배치하고, 더욱 향상된 미사일 요격체계를 기지마다 배치한다면 중국이 공격하기가 매우 어려울 것”이라며 “중국 공산당은 미군에 빠르고, 손쉽고, 저렴하게 승리할 방법이 없음을 깨닫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의원들은 “오늘은 아니다. 군사력으로 (미군을) 이길 수 없으니 시도조차 하지 말라”는 제임스 매티스 전 국방장관의 말을 인용하며 “태평양 억지 구상은 (중국 압박의) 첫 걸음에 불과하다”면서 “오늘이든 내일이든, 미국의 군사력을 시험하기 좋은 날은 없다는 것을 적이 확실히 알게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태평양 억지 구상’을 위한 예산은 올해 제정할 예정인 2021국방수권법(국방예산법) 때부터 반영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