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경욱, 靑 독대 뒷이야기 공개… "몸 불편한 여성 대통령 선처" 요청… 文 "법적으로 어려워"
  • ▲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해 7월18일 오후 청와대 본관인왕실에서 정당 대표들과의 만남을 마치고 나오던 중 황교안 당시 자유한국당(현 미래통합당) 대표와 대화를 나누고 있다. ⓒ청와대
    ▲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해 7월18일 오후 청와대 본관인왕실에서 정당 대표들과의 만남을 마치고 나오던 중 황교안 당시 자유한국당(현 미래통합당) 대표와 대화를 나누고 있다. ⓒ청와대

    황교안 전 미래통합당 대표가 문재인 대통령에게 박근혜 전 대통령의 보석을 요청했지만 거부당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민경욱 통합당 의원은 28일 밤 페이스북을 통해 "임기 중 있었던 이야기 한 가지를 털어놓을 때가 됐다"며 지난해 7월 청와대 여야 대표 회동에 참석한 황 전 대표가 문 대통령과 1분30초 남짓 독대한 대화 내용을 공개했다.

    민 의원은 "황 전 대표와 문 대통령이 청와대에서 만났을 때 창가로 가서 잠깐 동안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었다"면서 "(황 전 대표가) 노령에 몸에 편찮으신 여성 대통령께서 석방된 상태에서 치료와 재판을 받을 수 있도록 선처를 요청했으나, 문 대통령은 이 청을 법적으로 어렵다며 현장에서 거부했다"고 밝혔다.

    "文은 '법적으로 어렵다'며 거부"

    당시 독대는 문 대통령이 황 전 대표가 사전에 요구한 '추가 단독회담'을 받아들여 이뤄졌다. 하지만 대화 내용은 알려지지 않았다. 황 대표는 회동 후 국회 브리핑에서 "그냥 둘이 잠깐 나눈 이야기로 이해해달라"고만 했다. 청와대도 대화 내용을 공개하지 않았다.

    민 의원이 이날 독대 내용을 전격 공개한 것은, 정치권에서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 '사면론'이 거론되지만 받아들여지지 않는 현실에 아쉬움을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민 의원은 "황 전 대표는 입이 무겁고 의리 있는 사람이었다"면서 "저도 지금까지 가슴에 품어왔던 이 사실은 얘기를 하는 게 최소한의 의리 있는 행동이라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주호영 '사면 필요성' 에둘러 꺼냈지만…文, 또 외면

    한편 전날 이뤄진 여야 원내대표 청와대 오찬 회동에서는 주호영 통합당 원내대표가 문 대통령에게 박근혜·이명박 전 대통령 사면 문제를 언급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으나 구체적 논의가 이뤄지지 않았다.

    다만 주 원내대표는 "공정하게 법치가 작동될 때 국민이 동의하고 통합이 이뤄지는데, 적폐청산과 관련해서 상대편에는 가혹하고 내편에 대해서는 관대하게 하는 건 일반 국민의 정의 관념에 맞지 않다"며 사면 필요성을 에둘러 피력했다.

    이에 문 대통령은 "과거 '민주화 대 독재' 대결구도는 끝난 지 오래"라며 "그런데 (아직도) 적대감을 갖고 있고, 상대가 타도 대상이다. 이것을 벗어나자면 이제 한 페이지씩 넘어가야 한다"고 유보적 견해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