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파안대소가 국민 가슴 산산조각" 박능후-강경화 경질도 요구… 추경 요구엔 동의
  • ▲ 문재인 대통령이 28일 국회에서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여야 정당대표와의 대화’에 참석한 미래통합당 황교안 대표의 발언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 문재인 대통령이 28일 국회에서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여야 정당대표와의 대화’에 참석한 미래통합당 황교안 대표의 발언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제1야당’인 미래통합당 황교안 대표가 28일 국회를 찾은 문재인 대통령을 향해 쌓였던 분노를 터뜨렸다.

    문 대통령과 여야 대표 간 대화는 지난해 11월 이후 110일 만이다. 그동안 황 대표는 문 대통령에게 “소통하자”며 수차례 단독회담을 요청했으나 청와대가 이에 응하지 않아 결국 또 단체회담으로 이뤄졌다. 문 대통령의 불통(不通)에 날을 세워온 황 대표는 줄곧 냉랭함을 유지하며 우한폐렴 사태 악화와 관련한 문 대통령의 공식사과를 요구했다.

    황교안, 文 면전서 ‘짜파구리 오찬’ 비판

    문 대통령은 28일 국회 사랑재에서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여야 정당 대표와의 대화’를 가졌다. 이 자리에는 이해찬 민주당 대표, 황교안 통합당 대표, 유성엽 민생당 대표, 심상정 정의당 대표가 참석했다. 문 대통령과 여야 대표 간 영수회담은 이번이 여섯 번째로, 지난해 11월 청와대 회동 이후 110일 만이다. 국회에서 열리는 건 처음이다.

    황 대표는 “우리나라 우한 코로나는 인재 성격을 띠게 됐다”며 그 결정적 배경으로 ‘정부의 대응 실패’를 지적하고 “오늘 대통령께서는 깊이 국민 앞에 사죄해야 한다. 그것이 국정수반으로서 최소한의 도리이자 국민에 대한 예의”라고 촉구했다.

    황 대표는 “중국발 입국금지 조치가 초반에 반드시 실시돼야 했다. 우리 당과 국민, 전문가들이 얼마나 줄기차게 요구하고 호소했나”라며 “그러나 대통령께서는 듣지 않았고 정부는 제대로 움직이지 못했다”고 일갈했다.

    이어 황 대표는 “도대체 무슨 근거로 머지않아 종식될 것이라고 했나. 청와대에서 대통령이 보인 파안대소는 온 국민의 가슴을 산산조각 냈다”며 “근거 없는 낙관론이 방역 태세를 느슨하게 했고, 그 결과 마스크 한 장 제대로 손에 넣지 못한 국민들은 발을 동동 구르는 상황이 됐다”고 비판했다. 

    지난 13일 문 대통령의 “국내에서의 방역 관리는 안정적 단계로 들어섰다. 머지 않아 종식될 것”이라는 발언과, 20일 영화 <기생충> 팀과 청와대에서 ‘짜파구리 오찬’을  비꼰 것이다.

    “무능과 무책임 고리 끊어야”… 박능후‧강경화 경질 요구

    그러면서 황 대표는 “가장 먼저 할 일은 무능과 무책임의 고리를 끊는 것”이라며 “우한 코로나 피해자인 국민을 갑자기 가해자로 둔갑시켜 책임을 씌운 박능후 장관, 전 세계 주요 국가가 우리 국민의 입국을 막고 부당한 격리 조치를 당해도 아무 것도 하지 않는 강경화 장관을 즉각 경질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황 대표는 “전쟁 중 장수를 바꾸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해서 참고 또 참았다”며 “그런데 이제 그 수준을 넘었다. 이분들이야말로 계속되는 패전의 원인이다. 비상시국에 맞는 책임형 장관, 사태를 돌파할 현장형 인재를 즉각 투입하라”고 요구했다. 

    황 대표는 그러면서도 이날 문 대통령의 코로나-19 사태 극복을 위한 추경 요구에는 “협조와 협력을 아끼지 않겠다. 예비비든 추경이든 모두 선제적으로 돕겠다”고 약속했다.

    “文, 입국금지‧장관 경질 문제 적극적 언급 없었다”

    하지만 문 대통령의 사과, 박능후‧강경화 장관 경질 등 야당 대표들의 요구에 청와대의 답은 없었다. “문 대통령이 명확한 대답은 없이 ‘사태가 해결되면 복기 방식으로 문제를 처리하겠다’고 답했다”는 게 전희경 통합당 원내대변인의 설명이다. 전 대변인은 “중국인 입국금지 문제와 장관들 문책 문제와 관련해 적극적으로 가부 문제를 말하지 않았다”고도 했다.

    한편 청와대가 영수회담에 미래통합당의 비례대표선거용 위성정당인 미래한국당을 초청하지 않은 점도 논란을 야기했다.

    청와대는 당초 영수회담 초청 기준과 관련해 “국회 연설이 가능한 5석 이상 비교섭단체 대표”라고 밝혔다. 미래한국당의 원내 현역 의원은 5명으로, 오는 3월3일 국회 본회의에서 대표 연설이 예정돼 있다. 그런데 청와대는 정의당은 초청했으나 미래한국당은 배제했다.

    미래한국당은 이에 “미래한국당이 기준에 포함되는 사실을 알고도 제외했다면 청와대의 기준이 고무줄이란 뜻”이라며 “단 한 사람의 힘도 아쉽고 절박한 상황에서 여전히 ‘우리끼리’로 일관한다면 국정을 이끌 자격이 없다. 국가적 위기상황에서도 네 편 내 편부터 따지는 협량의 국정은 성공하기 어렵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