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세종시 당원들 "황교안 출마" 요청… 서울 용산‧양천, 경기 용인 출마설도
  • ▲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2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한국당 인재영입위원회 특별행사 '청년정책연구소 출범식'에 이석기 의원과 함께 입장하고 있다. ⓒ정상윤 기자
    ▲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2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한국당 인재영입위원회 특별행사 '청년정책연구소 출범식'에 이석기 의원과 함께 입장하고 있다. ⓒ정상윤 기자
    자유한국당이 4·15총선 서울 종로 선거에 황교안 당대표 대신 신인을 차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3일 알려졌다. 

    현재 더불어민주당에서는 이낙연 전 국무총리가 종로 출마를 선언한 상황이어서 당초 황 대표와 ‘빅매치’가 예상됐다. 그러나 당 일각에서 민주당이 조성하는 ‘이 vs 황’ 대결구도 프레임에 말릴 필요가 없다는 의견이 제기되면서 차라리 청년 등 정치신인을 내세우는 ‘비대칭 구도’ 전략을 세우겠다는 방침이다. 

    박완수 한국당 사무총장은 이날 오전 당 최고위원회의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정치신인 종로 차출설’과 관련 “여러 안 가운데 하나”라며 “종로구에 황교안 대표가 나가든지, 그에 필적할 만한 간판급 주자가 나가든지 여러 얘기가 나온다”고 말했다. 

    당초 종로에는 황 대표의 출마가 유력했다. 그동안 출마지와 관련해 함구하던 황 대표가 이 전 총리의 종로 출마가 기정사실화한 후 “험지에 출마하겠다”고 공언하며 두 사람의 맞대결 가능성에 힘이 실렸다.  

    꼭 종로 가야 하나?… “민주당 프레임에 말릴 필요 없다”

    그러나 최근 당 일각에서는 ‘황 대표가 꼭 종로에 출마할 필요는 없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이 전 총리가 지난달 23일 “신사적 경쟁을 기대한다”며 황 대표에게 공개적으로 대결을 신청하고 일부 민주당 의원들이 이를 부추기는 상황에서, 한국당이 민주당의 프레임 조성에 응답할 필요가 없다는 이유에서다. 또 정치신인을 내세우면 ‘대선 전초전’으로 몰고가려는 민주당의 전략에 김을 뺄 수 있다는 말도 나온다. 

    주호영 한국당 의원은 3일 YTN 라디오에 출연해 “황교안 대표의 영향력을 극대화할 수 있는 지역에 나가야지 (민주당이 설정한) 프레임 대로 덥석 갈 일은 아니라고 본다”며 “(황 대표의) 종로 (출마) 문제를 어떻게 할지는 전국 선거전략에 따라 배치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역구(종로)에 거물이 나오면 버금가는 거물을 내서 선거를 치르는 방법이 있고, 아예 다른 청년이나 신인을 내 비대칭 전력으로 선거를 붙이는 방법이 있다”고 지적했다. 

    ‘종로 토박이’ 김병준 카드 유력 

    한국당이 종로 선거에 거물급 주자를 차출하기로 가닥을 잡을 경우 ‘평창동 토박이’인 김병준 전 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이 유력한 카드로 거론된다. 김 전 위원장은 31일 “저는 (종로에) 20년 이상 살아서 애착도 있고, 어찌됐든 포기할 수 없는 지역이다. 열심히 하면 정권 심판이라는 차원에서 해볼 만한 지역이라고 생각한다”면서도 “누가 나가느냐의 문제인데, 정권 심판이라는 차원에서 당대표가 나가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새로운보수당이 합류한 보수통합 신당이 꾸려질 경우 유승민 새보수당 의원이 종로로 향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유 의원은 현재 자신의 지역구인 대구 동구을에 출마한다는 방침이지만,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향수가 깊은 대구지역에서 ‘탄핵 찬성’에 앞장섰던 유 의원의 승리를 보장할 수 없다는 게 지역정가의 분위기다. 

    때문에 유 의원이 차기 대권행보를 염두에 두고 종로 출마를 수용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새보수당의 한 의원은 “통합될 경우 유승민 의원의 종로 출마도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며 “유 의원은 대권주자로서의 상징성이 있기 때문”이라고 내다봤다. 

    이런 가운데 서울 용산·양천, 세종 등이 황 대표의 출마 후보지로 새롭게 떠오른다. 최근 한국당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원은 황 대표의 용산‧양천 출마 등의 경우를 상정해 여론조사를 실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세종의 경우에는 지난달 31일 한국당 세종자치특별시당 당원들이 일제히 황 대표의 세종시 출마를 요청했다. 이들은 “역대 선거에서 캐스팅보트의 역할을 맡아온 충청권에서 가장 험지에 속하는 만큼 세종시에서의 승리는 충청권의 승리, 더 나아가 전국적인 총선 승리로 이어질 것”이라며 “황 대표는 정치생명을 걸고 험지 중의 험지인 세종시에서 승리함으로써 한국당의 총선 승리를 이끌어줄 것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황 대표가 총선을 70여 일 앞둔 현재까지 출마지역을 정하지 않으면서 서울 용산·양천, 경기 용인 등 다른 지역 출마를 검토 중이란 말도 나온다.